이남규 교수(서울성경신학대학원)

 
“유일한 위로는 예수 그리스도”

프리드리히3세가 주관, 개혁주의 교회교육 도구로 1563년 발표

올해는 개혁교회의 3대 신앙고백문서 중 하나로 꼽히는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이 공포된 지 꼭 450주년을 맞은 해이다. 1563년 옛 독일 지역이었던 팔츠교회를 위해 작성된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은 당시 신학논쟁을 거듭하던 개혁교회에 큰 선물이었다. 무엇보다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은 신학적으로 충실하면서, 청소년과 성도들의 신앙교육의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작성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지금도 유럽의 개혁교회들은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을 매주 가르치고 암송하고 있다.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 450주년을 기념해 최근 레포500 아시아본부는 총신대학교에서 ‘하이델베르크캐터키즘 450주년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아카데미는 7명의 전문 교수들이 강사로 나서 하이델베르크교리문답의 교육방법과 설교법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쳤다. 본지는 7주에 걸쳐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의 핵심을 정리하는 여름신학특집을 진행한다.<편집자 주>


▲ 이남규 교수
올해 2013년은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가 만들어진 지 450년이 된 해이다. 450년 전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를 만든 분들은 이 문서가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뿐 아니라, 이렇게 열렬한 사랑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요리문답서(Catechismus)는 교회에서 가르치려는 내용을 문답의 형식을 통해 만들어 놓은 것을 말한다. ‘학습교인’(Catechumenus)이란 용어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요리문답교육은 개혁교회와 함께 했다. 요리문답서가 부흥한 시대는 종교개혁시대이다. 종교개혁을 통해 왜곡됐던 진리의 내용들이 다시 회복되자, 종교개혁자들은 그 내용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교회회원들과 자녀들에게 가르치기 위해서 요리문답서를 만들었다. 개혁교회에서 중요한 요리문답서는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1563년)와 웨스트민스터소요리문답서(1647년)이다.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는 신성로마제국(옛 독일) 팔츠지역을 위해 만들어진 요리문답서다. 후대에 이 요리문답서를 팔츠의 수도 이름을 따라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라고 불렀다.

이 요리문답서의 작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은 팔츠의 통치자였던 프리드리히3세다. 그는 호가 ‘경건자’(der Fromme)였을 정도로 하나님의 말씀과 교육에 열심이었다. 1560년 프리드리히3세가 팔츠의 통치자가 되었을 때, 유럽의 개신교 진영을 들끓게 했던 개혁파와 루터파 사이의 성만찬 논쟁이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도 벌어졌다.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듣고 직접 성만찬 공개 논쟁을 관전하면서 프리드리히3세는 개혁파의 관점이 옳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가 가야할 길을 개혁주의로 정하자 교회교육을 위한 도구가 필요했다. 마침 그의 주위엔 그 일을 위한 훌륭한 신학자 둘이 있었는데, 우르시누스와 올레비아누스였다. 우르시누스는 요리문답서의 초안을 잡는데, 올레비아누스는 특히 요리문답서를 변호하고 교회에 적용하는 데에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는 1563년 2월 세상에 나왔다.

“학교나 교회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기독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어떤 청소년들은 기독교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 어떤 청소년들은 기독교의 핵심진리를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다.”

이 내용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누군가 말한 내용 같아 보이지만, 450년 전에 프리드리히3세가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 서문에 적은 내용이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이 요리문답서의 목적이다. 팔츠의 목회자들은 이 요리문답서를 자녀들만이 아니라 부모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쳤다. 목사들은 교리와 적용에 있어서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의 내용을 따라 설교를 하면서 도움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해석하고 설교하는 방식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교리적 통일성을 가질 수 있었다.

450년 전 프리드리히3세가 외쳤던 “우리 청소년들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도다!”라는 한탄은 이제 우리의 것이 됐다. 교회의 소명은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는 일이다. 이 소명을 잃을 때에 교회의 존재의 이유는 없다.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서는 교회가 소명을 위해 내놓은 결과물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호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서를 만들었다. 지금 한국 장로교회는 이 소명에 충실한가? 여러 이단들과 불건전한 신비주의 운동 앞에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소명으로 돌아가야 한다. 거기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가 있다.

하이델베르크요리문답서는 제일 먼저 우리에게 묻는다. “사나 죽으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가 무엇인가?” 돈이 우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에게, 물질을 인생의 꿈과 미래로 여기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당신에게 “유일한 위로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며 답을 요구한다.

“나의 영혼 그리고 몸이 내 것이 아니라 신실하신 나의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란 사실입니다.”

당신 위로는 예수 그리스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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