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현장 사역자들이 말하는 문화목회


문턱 낮추고 ‘섬김’ 장착한 문화목회
다양한 콘텐츠로 사역외연 넓혀간다

지역사회·성도 문화욕구 풍성히 채우며 복음화도 ‘성큼’
“말씀 위에 바로서는 포괄적 목회실천되야 영향력 극대화”


문화목회 여물다

▲ 경기도 양평에서 문화목회를 하고 있는 국수교회 김일현 목사가 지역주민을 초대해 문화 향유의 기회를 나누고 있다.
지난 2달간의 여정은 문화목회의 정수를 체험한 시간이었다. 첫 방문지 경기도 양평의 명소 국수교회부터 뉴사운드교회, 새물결플러스, 미와십자가교회와 예드림교회, 꿈이있는교회 그리고 문화목회 원조 동숭교회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현장이 없었다.

무엇보다 목회에 접목하는 문화콘텐츠가 풍부해졌다는 점이 반가움을 더했다. 문화목회가 첫걸음을 떼던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찬양위주의 문화목회가 대다수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영화, 공연, 책, 카페 등 다양한 콘텐츠로 문화목회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었다.

이것은 ‘섬김’이라는 문화목회의 키워드를 실천한 결과였다. 교회가 원하는 것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접목하는 동시에, 교회를 찾는 성도들의 요구를 반영한 성과라 하겠다.

동숭교회 서정오 목사가 “지역사회를 연구하고 거기에 알맞은 문화목회를 펼쳐야 교회의 선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섬김의 대상을 앞서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외연이 확장된 셈이다.

그러다보니 이들 교회에서는 지역사회, 그리고 지역주민들과 어깨동무하는 정겨운 모습이 비춰졌다. 주민들을 단지 전도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교회의 존재 자체가 지역사회를 더욱 풍성하게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적 혜택을 안기던 국수교회와, 지역주민과 더불어 살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미와십자가교회가 그 예이다.

문화목회 현장에서 초점이 모아진 또 다른 단어는 바로 다음세대였다. “한국 교회가 위기의식을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지금 다음세대를 놓치면, 머지않아 유럽교회처럼 한국 교회의 희망도 사라질 것이다.” 뉴사운드교회 천관웅 목사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기자가 방문한 문화목회 현장마다 청년사역의 열기는 뜨거웠다. 보여주기 위한 사역은 존재조차 할 수 없이 치열했다. 특히나 문화를 매개로 청년을 교회로 끌어오는 것에 머물지 않았다. 올곧은 말씀을 전달해 진정한 제자로 세우는 사명을 다하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렇듯 교회의 문턱을 낮춰 지역사회의 벗이 되고, 다음세대를 하나님의 품으로 안내하는 문화목회 현장은 나날이 여무는 중이었다.

오해는 그만

이번 기획을 진행하면서 문화목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문화목회는 말씀을 도외시 한다고 평가하는 목회자가 있는가 하면, 메시지가 약하다, 혹은 예전을 파괴한다는 등 여러 이유로 질타를 가해왔다.

하지만 그것들이 오해라는 점을 확실히 밝힌다. 기자가 찾은 문화목회 현장에서는 이런 말들이 나왔다. “문화와 영성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 “말씀을 극대화하기 위해 문화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다.”, “문화는 목회를 위한 도구로 남아야 한다.”

즉 문화와 영성의 올바른 균형에서 시작해, 문화는 목회의 수단일 뿐이고, 그 바탕 위에 말씀이 바로 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다름 아닌, 일부 목회자들이 지탄하는 문화목회 현장의 사역자들이 말이다. 또한 예전 파괴를 지적하는 데 이것도 사실과 다르다. 문화콘텐츠를 활용하는 순간도 대예배 시간이 아니라, 청년예배나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행사를 여는 때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꿈이있는교회 하정완 목사의 쓴소리다. “비판을 하더라도 와서 제대로 보고 비판했으면 한다. 본 모습을 보지도 않은 채 문화라 하면 무조건 배격하다보니 기독교문화의 수준은 떨어지고, 교회가 세상문화에 감염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문화목회란...

문화목회라는 이름으로 왕성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지만, 문화목회의 정의가 제대로 정착된 상태도 아니고, 여전히 막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현장사역자들은 문화목회를 어떻게 풀이했을까. 그들의 목소리를 빌려 문화목회의 정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국수교회 김일현 목사는 “교회의 문턱을 낮춰 지역사회를 위해 열려있는 목회”라고 문화목회를 정의했다. 미와십자가교회 오동섭 목사 역시 공간적인 의미를 되새겼다. 오 목사는 “문화목회는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내면적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정완 목사는 “문화가 가교 역할을 하여 주님이 했던 것처럼 세상과 만나는 목회의 모든 시도”를 문화목회로 명명한 가운데,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 교수(장신대)가 즉석해서 술술 풀이한 문화목회 정의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임성빈 교수의 말이다. “문화목회는 문화가 하나님의 선물임을 인식하고 그 문화를 활용하여 목회에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목회적 실천이면서, 그 문화를 하나님나라의 문화로 변혁하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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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목회는 유기적 동반자”

문화목회 양극화 경계, 연대가 중요하다

인터뷰/ 임성빈 교수


“하나님의 말씀을 세상에 심어 영적열매를 건강하게 거둬들이는 것이 목회라면, 문화는 변혁의 대상인 세상의 모든 생활양식을 뜻합니다. 그런 면에서 목회와 문화는 동반자적 관계에 있습니다.”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임성빈 교수(장신대)는 목회와 문화가 유기적인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목회를 통해 말씀이 전파되고, 말씀이 이 세상 문화 속에 들어가 하나님나라의 문화로 변혁시키므로, 목회는 기본적으로 문화와 동행한다는 말이다. 이 목회와 문화의 동행이 목회형태로 나타난 것이 바로 문화목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민화와 경제적 안정에 따라 사회 전반에 세속화가 진행되던 1990년 후반, 기독교문화를 활용해 세상과 소통하고 문화 변혁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때가 한국 교회에서 문화목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다.

“1990년대 세속화의 물결 속에서 그 시대의 문화를 기독교적 가치관에 녹아든 문화로 변혁하고, 세상과 교회의 접촉점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한국 교회에 문화목회가 자리 잡아, 지금은 다양한 콘텐츠를 목회에 접목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요즘같이 한국 교회가 날선 비판을 받고 있는 시기에 문화목회의 장점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직접적인 복음 전파가 힘을 잃어가는 시대에 문화라는 매개가 강력한 선교 통로가 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교회를 향한 비판이 가득하고 복음 전파에 온갖 장애물이 있는 오늘날, 사회와 소통하는 데 문화목회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습니다. 특히 문화목회는 교회 밖 사람들, 그리고 다음세대에게도 공감대를 마련하는 커다란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 교수는 문화목회를 펼치는 중에도 경계할 사항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 교회에서 접목할 수 있는 콘텐츠에 한계가 있는 만큼 회중의 요구를 맞추다보면 필요 이상의 자본이 투입되는 경우가 생기고, 이로 인해 문화목회에서도 교회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주의 물량주의에 빠져들지 않으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선교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래서 문화목회에 있어서 연대가 중요한 과제입니다. 서로 다른 콘텐츠를 활용하는 교회끼리 소스를 나누고, 문화단체들과 공유해 나가는 네트워킹이 필수 과제입니다.”

더불어 임성빈 교수는 가시적인 성과에 관심을 기울이다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성을 경시할 수 있다며, 문화목회를 제대로 하려면 영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화목회를 나무로 치면 뿌리는 영성이고, 줄기는 삶, 그리고 맺히는 열매는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뿌리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고,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열매가 문화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바른 말씀이 배어있는 올곧은 열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영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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