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목회와 목회자’ 논문발표회

▲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목회와 목회자’를 주제로 회원들의 다양한 연구논문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논문발표회에 참석한 발표자들과 회원들.
 
현유광 교수 “목사는 하나님 말씀 맡은 자이기에 특별할 뿐”
오현철 교수 “신학교육 공동대응, 목회자 자질논란 끝내야”


“목사의 직분만이 성직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직업은 성직이다. 목사가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이기에 특별할 뿐이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김순환 교수)는 5월 11일 서울 신정3동 강성교회에서 제25회 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목회와 목회자’라는 주제로 열린 논문발표회는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해 목회자의 직분론을 고찰한 논문부터 신학교육 설교 예배 등 다양한 연구결과물이 발표됐다.

현유광 교수(고신대)와 오현철 교수(성결대)가 ‘목사직은 다른 직업과 어떻게 다른가?’와 ‘신학교육과 한국교회의 역할’이란 논문을 주제발표했다. 이어 자유논문발표 시간에 신성열 교수(백석대)는 ‘기독교적 에토스 개념에서 본 설교자 주기철 연구’를, 박순구 교수(백석대)는 ‘한국교회 주일예배의 발전적 시컨스에 관한 연구’를, 박현신 교수(총신대)는 ‘존 칼빈의 목회적 설교 분석을 통한 적용 패러다임 연구’를 발제했다.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현유광 교수는 500년 전 종교개혁과 함께 비성경적으로 규정됐지만, 아직도 ‘목사 직분만 성직’으로 여기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현 교수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목사직은 성직이고 그 외의 다른 직업은 세속직으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주님의 일’을 한다며 사표를 내고 신학교에 지원한다. 목사 이외의 직업은 ‘주님의 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유광 교수는 목사직과 다른 직업을 구분하는 것은 중세시대 ‘성(聖)-속(俗)의 이원론’ 사상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성속의 이원론 때문에 지금도 교회에서 목사를 성직자로, 평성도를 평신도로 부르며 구별한다고 지적했다. 종교개혁가들이 목숨을 바쳐 부르짖었던 ‘만인제사장론’이 의미를 잃은 것이다.

현 교수는 ‘모든 직분이나 직업은 먼저 성령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은사를 확인함으로써 일정의 선택의 범위가 주어지고, 개인적으로 또는 이웃이나 교회를 통해서 확증되는 가운데 특정한 직분이나 직업을 선택하거나 받게 된다. 모든 직분과 직업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있어서 동등한 위치를 지닌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모든 직업(직분)은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다’는 원칙은 한 가지 우려를 낳았다. 바로 ‘목사 직분에 대한 권위 상실’이다. 이 때문에 1900년대 초반 위대한 설교자였던 존 H. 조웨트 목사는 “목사(설교자)의 사명에 대한 경외감을 상실한다면, 우리는 시장 바닥의 장사치들과 다를 바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토마스 오덴은 목사와 평신도 사이에는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그러나 금강석처럼 단단한 선이 남아 있다’며 구별을 시도했다.

현유광 교수는 이런 구별조차 비성경적이라며, “목사 직분의 특수성은 그가 맡은 책임과 기능”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하나님의 사람은 제사장이지만,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맡아 설교하고 가르치며 성례를 행하는 사람이다. 바로 ‘선포하고 가르치며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책임’이 있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진 사람’이기에 목사가 권위를 갖는 것이다. 현 교수는 “모든 직업은 하나님의 소명에 대한 응답이라고 여길 때 비로소 성도들이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오현철 교수는 한국 교회가 비판받고 신뢰를 잃은 원인으로 지목된 목회자 자질 문제에 대해 연구했다. 오 교수는 목회자 자질 논란은 결국 신학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신학교와 한국교회가 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신학교는 △신학의 실천성 강화- 실천 지향적 신학교육 커리큘럼으로 전환 △개인과 목회의 통합성 강화-학생 개인의 영적 신체적 정서적 지적 과정을 진단하고 목회자로 성장하도록 개발 △소그룹 멘토링을 통한 공동체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순구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의 예배에 대해 고찰하고 신학적 대안을 모색했다. 박 교수는 현재 한국 장로교회들의 예배는 교단이 발행한 예식서와 목회현장의 간극이 크고, 각 교단들이 예배갱신이라는 이름으로 예식서를 만들면서 통일성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장로교회들이 △설교의 역할이 지나치게 강조돼 목사 우위의 예배를 드리고 △성도는 듣는 예배가 되어 예배의 공동성이 떨어지며 △성례전이 결핍된 예배를 드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회력과 성서일과에 대한 이해력 부족 △삶으로 드리는 예배관이 없는 예배 △통일성 논리성 상징성이 결여된 예배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는 논문발표회 후 정기총회를 열어 김상구 교수(백석대)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하는 등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했다.

▲1부회장:양병모(침신대) 2부회장:이승진(합신대) 총무:오현철(성결대) 회계:박성환(웨신대) 부회계:박태현(총신대) 서기:이상흥(광신대) 부서기:권호(국제신대) 협동총무:하도균(서울신대) 김창훈(총신대) 조성헌(개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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