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교회 깨우는 기독지성의 산실 -새물결교회·새물결플러스


건강한 신학 보급, 기독지성 근육 키운다

교회 예산 30% ‘한국교회 성찰’에 쏟아 … 기독교집단지성 공간 창출 비전에 도전


▲ 새물결플러스에서 펴낸 책들.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과 은사>, <바벨탑에 갇힌 복음> 등 신학 대작들이 눈에 띈다. 앞으로 새물결플러스는 신학이 담겨있는 설교집 계발과 국내 저자 발굴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지금 한국교회의 창은 때 묻은 회색이다. 정체불명의 이물질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교회의 본질이 퇴색돼 가고 있다. 초기 선교 당시의 숭고한 신앙은 사라져가고 물신화, 세속화에 물든 변질신앙이 제 자리인양 터 잡고 있는 상태다.

한 젊은 목회자와 그의 뜻에 동참한 성도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가래질하며 물길을 끌어왔다. 불순한 창에 물줄기를 쏘아 올려 씻어내는 중이다. 오직 순수한 복음의 빛깔만 내는 교회의 창을 바라며 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새물결교회와 출판사 새물결플러스이다.

설립 5년이 채 안된 새물결플러스가 만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교회가 발판이 돼 세운 출판사라는 특별한 배경에 있다. 새물결교회를 섬긴 김요한 목사가 한국교회의 건강한 성장과 신앙성숙을 위한 사역에 기치를 내걸자, 성도들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비록 성도 수 350여명의 중소형교회였지만, 그들이 가진 동력으로 한국교회를 유익하게 할 방법을 찾은 끝에, 출판을 통한 문서선교사역에 몸담게 된 것이다.

▲ 김요한 목사. 김 목사는 문서선교사역을 통해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위대한 비전을 품고 있다.
김요한 목사는 “우리 성도들의 헌신이 대단했어요. 지금까지 10억 원, 지난 4년 동안 매년 교회의 예산의 30%를 출판사에 쏟아 부으면서 협조해줬어요. 침몰해가는 한국교회를 살리자는 비전아래 교회에서 출판사로 선순환이 이뤄진 거죠”라고 말했다.

새물결플러스는 신학전문도서를 중점적으로 펴내며 뿌리를 내렸다. 한국교회가 위기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번영과 탐욕에 기댄 신학의 득세라고 판단하고, 바르고 건강한 신학책 보급에 집중한 대목이다.

김 목사는 “건강한 신학과 기독지성이 취약하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물신화, 세속화의 늪에 빠져들었다고 보았고 그래서 바른 신학 전달에 열을 올리게 되었죠. 양질의 신학도서 공급으로 강단을 살리고 설교를 풍성하게 하는데 주력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과 은사>,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 등 묵직한 신학도서를 연이어 출간하면서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렸다. 그런데 신학서적 보급이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권 낼 때마다 수천만 원의 적자가 뒤따라오면서 출판사 존립이 문제가 됐다.

그래서 노선에 작은 수정을 가했다. 신학전문도서 외에 크리스천들의 고정된 생각을 깨우는 개혁성향의 책들을 펴내기 시작한 것이다. 기독지성인들의 목소리를 빌려서 말이다. 보수신학의 요람인 총신 출신에, 신앙적 배경이 개혁주의라고 밝힌 김 목사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긴 행보였다.

“현실 제반의 문제에 답하는 것을 진보진영의 전유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개혁주의적 신앙을 배경 삼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 김 목사가 힘주어 설명했다.

새물결플러스를 이른바 떠오르는 출판사로 이끈 <그 사람의 서재>,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 <복음에 안기다>, <그늘>, <정치하는 교회 투표하는 그리스도인> 등이 그 결과물이다. 특히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와 <그늘>은 기독교도서로는 이례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책이라는 문화콘텐츠로 한국교회 갱신에 뛰어든 새물결교회와 새물결플러스의 5년은 파격적인 행보만큼이나 숨 가쁜 여정이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보는 값비싼 경험도 해봤고, 앞서 언급했듯이 기대 이상의 성과도 올렸다. 게다가 극단적인 간증집과 자기계발서에 매달려온 기독출판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도 했다.

그렇게 바른 신학과 기독지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새물결플러스는 이제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새물결교회는 교회 사역에 전념하고, 새물결플러스는 더욱 큰 도전을 향해 나아갈 계획이다.

“앞으로 출판사역과 더불어 목회자재교육연구소와 기독교집단지성 공간 창출을 계획 중인데, 교회의 지원을 더 이상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교회는 교회로서 충실하고, 새물결플러스는 제 갈 길을 묵묵히 걸을 것입니다.”

새물결플러스의 그 길은 이미 정해져 있지 않을까. 투철한 목적의식으로 손잡은 김 목사와 출판사 식구들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한국교회의 창에 참된 복음이 가득할 때까지 거침없이 내달릴 그들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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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결플러스만 뜨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을 위한 독서강좌와 글쓰기강좌가 한창인 배움터가 부산을 거점 삼아 알찬 사역을 진행 중이다. 바로 김기현 목사(로고스교회)가 설립한 로고스서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글쓰는 그리스도인>, 2009년 김 목사가 펴낸 이 책이 로고스서원의 단초가 됐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글쓰기 가르치던 중 ‘성인글쓰기교실’을 시작하게 됐고, 이어 수련생들의 요청에 따라 ‘청소년인문학교’까지 열게 되면서 기독지성인을 길러내는 배움터로 자리를 잡았다.

김 목사가 기독교인들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기독교가 말씀의 종교라는 점에 있다.

“성경을 통하지 않고는 하나님을 알 수 없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잖아요. 우리도 성경 읽기와 책 읽기를 통해 삶을 창조적으로 가꿀 수 있고, 말과 글, 그리고 책에서 삶을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제 삶도 성경과 책 읽기를 통해 치유 받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일까, 로고스서원의 모토도 ‘살려면 읽어라’이다. 김 목사는 자신이 누렸던 기쁨을 더욱 많은 기독교인들과 나누길 열망하고 있었다. 최근 로고스서원이 북 토크, 저자와의 만남, 인문학캠프 등을 열며 사역의 지경을 넓히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3월 첫 발을 내딛은 북 토크는 손봉호 교수, 백종국 교수, 김기석 목사, 장동석 평론가 등 대표적인 기독지성인들이 거쳐 가면서 로고스서원의 간판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로고스서원이 독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 김 목사가 섬기는 로고스교회는 ‘성경읽기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성도 수 25명 정도의 가정교회에서 김 목사는 성경독서법을 전파하며, 더불어 성경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교회는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경만 제대로 읽는다면 오늘날 한국교회가 가진 문제점도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올바른 성경 읽기를 통해 성경적세계관을 갖춘 참된 성도를 키우는 것이 로고스교회의 역할입니다”

로고스서원과 로고스교회는 읽고 쓰는 일에 사명을 걸었다. 김 목사는 자신에게 깨우침을 주었던 말과 글로 교회와 이웃을 섬긴다고 전국 방방곡곡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성경을 읽고 책을 읽어야 단단한 기독교인이 됩니다. 또 생각을 거듭하면서 글을 써봐야 단단한 기독교인이 됩니다. 적당히 무른 사람들이 세상적인 일에 휩쓸리는 겁니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성경읽기와 독서를 통해 하나님의 단단한 제자로 세워지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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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물결플러스의 ‘아까운 걸작’

“신학도서를 내려면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 최근 기독출판계에 팽배한 정서다. 그럼에도 새물결플러스는 억대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감수하며 무게감 있는 신학도서를 펴내고 있다. 번영과 탐욕이 판치는 한국교회를 양질의 도서로 바로잡겠다는 원대한 목표로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독자의 서재에 꼽히기 보다는 창고에 쌓이는 책들이 더 많았다. 잠시 묵혀두었던 그 책들을 다시 꺼내들어 본다. 시장경제논리를 거스르며 새물결플러스의 사명을 아로새긴 아까운 걸작들을 재조명해 보자.

제작단가 5000만원에 무려 1200페이지에 이르는 대작 <주 예수 그리스도> (래리 허타도·사진 왼쪽)는 새물결플러스가 어떤 출판사인지를 각인시킨 대표적인 책이다. 한국교회를 향해 새물결플러스가 조언 삼은 것은 초기 기독교신앙에 대한 역사적 탐구였다. 초대교회가 비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예수를 하나님으로 고백한 계기, 초대교회의 예수 섬김 방식 등을 역사적 연구를 통해 밝혀냄으로 삼위일체 연구와 이해의 초석이 되는 신학적 통찰을 제시한다. 더불어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라는 가장 중요한 신앙고백의 의미를 오늘날 교회에 상기시킨다. 비틀거리는 한국교회에 예수를 주님 삼은 교회와 성도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제시하는 것이다.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 (마이클 고먼·사진 오른쪽)는 부와 번영에 물든 한국교회에 십자가로 돌아가라는 간절한 외침을 담고 있다. 바울이 들려주는 진정한 기독교 영성을 통해 오늘날 물질에 길들여진 신학이 십자가 복음과 얼마나 거리가 있는지 보여주며, 예수의 십자가 영성을 본받으라고 촉구한다.

정모세 편집장은 “세상적 가치에 세례를 주고, 세속적 종교성을 과시하는 한국교회에 바울 신학의 핵심이 ‘십자가를 본받는 것’임을 밝혀줌으로, 십자가에 관한 신학적 무지와 실천적 무관심을 회개하도록 돕는 걸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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