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 금곡교회, 전국 후원으로 태풍 피해 예배당 새로 마련


▲ 태풍 볼라벤 앞에 무너졌던 생일도 금곡교회(왼쪽)의 모습과 6개월 후 깔끔하게 단장된 새 예배당의 모습.
지난해 9월 5일자 기독신문을 받아든 독자들은 너무도 가슴 아픈 사진 한 장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사진 속에는 태풍 앞에 처참하게 무너진 어느 시골교회 예배당, 그 어지러운 잔해 앞에서 홀로 어찌할 바 몰라 하는 노령의 목회자가 담겨있었다.

그로부터 반 년이 지난 금년 2월 말 사진 속 현장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예전보다도 더 반듯한 예배당, 그리고 망연자실해있던 주인공의 표정은 감사와 여유로움으로 넘쳐났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문제의 주인공은 완도군 생일도에 소재한 금곡교회, 그리고 그 교회를 지키는 이점호 목사. 금곡교회는 전남 강진 마량항에서 금곡도와 조약도를 지나고, 다시 당목항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항해해야 닿을 수 있는 오지 중의 오지에 있다.

이처럼 찾아가기조차 힘든 그곳에서 함평중앙교회 원로목사인 이점호 목사가 사역을 시작한 것은 4년 전의 일이다. 은퇴 후 잠시 아프리카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다 돌아와, 어지간하면 손사래치고 사양할 낙도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 섬에서 파도 소리 들으며 사람들과 오순도순 정도 쌓고, 남은 힘을 복음사역에 쏟아 붇던 중 지난해 8월 28일 그 끔찍했던 태풍 볼라벤의 내습을 맞은 것이다. 예배당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되었고, 복구는커녕 쓰레기를 치울 힘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점호 목사의 지인들과 언론 등을 통해 세상에 금곡교회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기대 이상의 관심과 사랑이 외로운 섬 교회에 쏟아졌다. 이 목사의 사역지였던 함평중앙교회와 모 교회인 전주동부교회를 비롯해 서울 사랑의교회, 광주동명교회, 포천 도평교회, 성남 은혜로교회, 목포노회, 거제택시신우회 등 전국 각지에서 성금이 답지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1억 5000여만 원이라는 거금이 모아졌고, 이를 통해 금곡교회는 지난 겨울 힘들었던 공사일정을 마친 후, 마침내 지난 2월 18일 새 예배당을 완공할 수 있었다. 입당식에는 금곡교회의 재건에 힘을 보탠 동료와 선후배 목회자들이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왔다.

그 중 한 명인 박보근 목사(난곡제일교회)는 설교를 통해 새로운 예배당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앞으로 금곡교회를 통해 생일도에 임하게 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금곡교회 김승철 안수집사는 “선친께서 고생하여 세우셨던 교회당이 태풍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 절망에 빠져있었는데, 이처럼 많은 분들의 도움과 기도로 더욱 튼튼한 예배당을 얻게 되어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고마워했다.

금곡교회는 고령의 할머니 3명을 포함한 장년교우 6명과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 5명이 출석 중이다. 이점호 목사는 “인적이 드문 생일도에도 백년은 끄떡없을 예배당이 생겼으니, 이제는 믿음의 대를 이어가며 섬을 복음화하는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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