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 목적…문제는 프로그램”

상비부 주요사업서 해외수련회 큰 비중… “유익했다” 평가는 소수
재정문제로 ‘강의 질’ 편차 커… “국내서 개최하고 강의 수준 높여라”

 

총회정치 개혁을 위한 연속기획 ‘정치를 바꿔야 총회가 변한다’ 일곱 번째 주제는 “수양회인가, 야유회인가”이다. 지난 1~4회 기획은 총회정치 개혁 과제를 다루었고, 5회부터 정치와 뗄 수 없는 ‘총회재정’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총회 돈은 눈먼 돈’이란 말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에서, 총회에 정치꾼이 생기지 않으려면 총회재정의 투명성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회계감사 기관에 위탁해서라도 매년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결산 내역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며, 총회의 미래를 위해 인재양성과 비전수립에 재정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총회정치 개혁을 위한 연속기획 7회는 “수양회인가, 야유회인가”라는 주제로, 상비부 사업비 중 해외 수양회의 허실을 다룬다.


수양회, 유익한가? 무익한가?

현재 교육부 농어촌부 경목부 순교자기념사업부 은급부 학생지도부 등 여러 상비부들이 수양회 또는 수련회를 개최하고 있다. 각 상비부는 수양회를 개최하면서 ‘영성 및 비전 재충전과 휴식’을 행사 목적으로 정한다. 이 주제 아래 교육부는 전국교역자수양회와 평신도수련회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으며, 농어촌부도 같은 목적으로 농어촌 미자립 교회 목회자 부부를 대상으로 해외수련회를 개최한다. 순교자기념사업부와 은급부는 순교자 후손들과 은퇴한 목회자들의 ‘위로’가 사업 목적이다. 학생지도부만이 청소년 신앙교육에 초점을 맞춰 여름수련회를 진행하고 있다. 총회에서 사업비 지원을 받지는 않지만, 군목부는 총회 소속 군목들에게 해외수련회를 보내주고 있다. 여기에 총회 기관인 전국주일학교연합회도 교사수양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들 상비부 수련회 가운데 교역자수양회 경목수련회 농어촌교역자수련회 군목수련회 교사수양회 등이 해외에서 열리는 수련회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수련회가 영성을 충전한다는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을까.

<총회정치 개혁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이며 이 문제를 다루었다. ‘총회 상비부 또는 산하 기관에서 개최하는 수련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86명 중 99명(53.23%)가 참석했다고 답했다. 참석자들에게 해외수양회 평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매우 유익했다는 응답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고, 유익했다는 응답자가 9명(4.84%)뿐이었다. 그저 그랬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30.65%, 유익하지 않았다는 12.90%, 전혀 유익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9명이나 됐다.


충전이 아닌 여행 목적

해외수양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영성 재충전이나 목회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배우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수양회가 아니라 ‘해외여행’이라고 규정했다. 한 목회자는 “사실상 해외여행이 목적이다. 유익하지도 않지만, 몇 번 참석해보니 가는 사람만 가더라. 해외 수양회 개최를 금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수양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어서 아예 참석할 생각을 접었다는 목회자도 있다. “수양회 참석률을 높이고, 중간에 이탈하는 사례도 적어서 해외수양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한다. 한국의 목회지를 벗어나 잠깐 쉬면서 충전하고 자신을 뒤돌아 볼 기회도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이) 전혀 효과적이지 못하다.”

프로그램이 효과적이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양회 일정은 특강과 관광 중심으로 진행된다. 수양회가 참석자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좋은 특강을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좋은 특강을 준비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찬조비 때문이다. 수양회 참가비를 받고 총회 지원비를 받아도 해외에서 수양회를 개최하기에 빠듯하다. 그래서 여러 교회에서 재정 지원을 받는다. 재정 지원은 공짜가 아니다. 지원하는 교회 목회자를 강사로 초청하고, 초청 강사라는 명목으로 수양회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재정 지원을 하고 특강 강사로 나선 목회자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전문 강사 수준은 안된다. 결국 특강이라고 해도 설교나 목회경험을 나누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차라리 그 돈으로 국내에서 수련회를 개최하고 좋은 강사를 섭외해라. 가끔 교역자수양회에 가면 강사 수준이 장로수련회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수양회가 아니라 여행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미나다운 세미나

익명을 요구한 총회 관계자는 “사실 오래 전부터 수련회들을 국내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마다 걸림돌이 중간에 이탈하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참석자들의 이탈을 막기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해외 개최 비용이 만만치 않아 찬조를 받게 되고, 결국 강의의 수준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세미나를 진행해도 강의 수준에 따라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도 있다. 작년 연말 교육부에서 주최한 총회목회자특별세미나가 그 표본이다. ‘2013년 목회계획과 성장노하우 전수’를 내걸고 개최한 세미나에 800명 가까운 목회자들이 모였다. 목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그램이면 충분히 국내에서 수련회를 개최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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