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정상화 현격한 인식차 재확인

증경총회장회 “파행 사태 비대위 책임도 커 … 실행위 통해 문제 풀자”
비대위 “혼란 책임 총회장·총무에 있다 … 어른다운 따끔한 질책 요구”

증경총회장회(회장:김동권 목사)와 총회정상화를위한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서창수 목사)의 12월 13일 만남은 상호 입장 차이를 확인한 자리였다고 말할 수 있다. 증경총회장회가 비상대책위원회 임원들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연석회의는 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인식 차이가 매우 큼을 드러냈다.

▲ 총회정상화를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증경총회장들이 비대위 임원들을 불러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비대위와는 사태 원인과 해결책에서 큰 차이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단 혼란 원인 시각 차

먼저 교단 혼란의 원인에 대한 부분이다. 증경총회장들은 제97회 총회 이후의 혼란 상황에 소위 반개혁세력은 물론, 비대위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경총회장들은 총회세계선교회, 납골당, 찬송가공회, 아이티문제 등을 임원회가 정상 가동이 되어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총회 임원회가 정상화되지 않는 것은 개혁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이 가로 막고 있고, 비대위도 임원들에게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같은 시각은 최근 정준모 총회장을 대신해 엄상익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했을 때 언급했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즉 일부 불만세력들이 정총회장이 당선되면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제97회 총회를 파행으로 몰고가도록 사전에 기획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거기에 교단 내 외곽조직이 힘을 합해 세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총회 임원회가 제대로 모이지 못하는 것은 비대위에 책임이 크다는 내용이다. 비대위가 임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서 임원들이 제대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측은 교단 혼란의 발단은 총회장과 총무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다수의 총대들은 제97회 총회에서 정준모 총회장이 개혁적으로 총회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노래방 출입 시비가 터져나왔고 이에 대해 총회에서 제대로 거론되지 못한채 비정상적인 파회가 선언됐다. 총회총무에 대해서도 자질론이 총회 전에 불거졌고 역시 9월 총회에서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고 가스총 시위 마저 터졌다. 이로 인해 교단의 명예가 실추됐고 당사자들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므로 총대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비대위 존재 인식차이

증경총회장들은 비대위에게 해체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총회 임원회가 정상화되고 총회실행위원회가 모이도록 비대위는 관여하지 말라는 의견을 전하므로 사실상 비대위의 활동 중지를 요구했다고 할 수 있다.

증경총회장들은 총회장이 임원회를 가동하고 개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이를 가로막고 있는 세력에는 비대위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모 증경총회장은 “총회가 파탄되고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비대위 책임도 절반은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대위 안에 고소고발을 일삼거나 도덕성이 부족한 인물들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비대위의 순수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하면 비대위가 일부 개혁대상인 동시에 불순세력들의 선동에 끌려 증경총회장들이 생각하는 총회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비대위를 향해 다양한 사람들이 말하고 있지만 비대위의 구성은 현직 노회장단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비대위를 구성한 것은 원래 예정에 없었던 것이었으며 제97회 총회의 비정상적 파회 때문에 충격을 받아 생겼음을 설명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비대위 활동은 모두 자비량으로 하고 있다”면서 “총회정상화에 대한 열망 뿐 총회에서 어떤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해결 방안 무엇인가

증경총회장들의 총회사태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총회 임원회 재가동 및 회록 채택, 둘째 총무 문제는 증경총회장회에 일임, 셋째 총회 속회 불가로 요약할 수 있다. 증경총회장들은 임원회가 속히 다시 열려 총회실행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행위원회가 구성되면 인사문제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총회 현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무 문제는 증경총회장들이 중재자로 나설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그러나 기본 입장은 총무의 인사 문제는 총무 개인의 자의가 아니고는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즉 자진사퇴나 그 이하의 것을 권유해 보겠으니 총회 임원회가 결의를 통해 권위를 부여해 달라는 것이다. 총회 속회에 대해서는 전례가 없고 총회장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증경총회장들은 과거 속회가 된 경우는 이전에 정회선언이 있었다면서 제97회 총회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총회 임원회 재가동과 회록 채택 이전에 총회장과 총무가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법 이전에 교단의 명예를 실추하고 전국교회에 충격을 준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총무 문제에 대해서는 증경총회장들이 감싸려고 하기보다 따끔하게 야단을 치고 해결책을 권유하는 것이 어른다운 모습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경총회장들이 총회장에 대한 문제는 내년 봄노회에서 헌의해 내년 9월 총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속회가 해결책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회를 하므로 모든 문제들을 법적 시비없이 확실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었다.

 

[증경총회장회 제안을 보는 교단 반응]

“정상화 염원 노회 정서 너무 몰라”
“총무 문제는 맡기는 것이 현실적”

증경총회장회의 총회사태 해결 방안 제시에 대해 대다수의 교단 지도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총회 모 임원은 “총회장과 총무 문제 처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부 임원들의 입장이었기에, 일단 임원회를 모이라는 것이나 총무 문제를 증경에게 맡기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모 임원은 “증경총회장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총회장과 총무가 너무 무성의하게 나오고 있다. 총회장도 아무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총무도 여전히 결단을 하지 않는 상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모 노회장은 “증경단들의 생각은 총회정상화를 염원하는 노회들의 정서를 너무 모르는 것”이라면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노회장은 “이러한 제안들을 계속하면 증경총회장들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원의 모 노회장도 “비대위는 지금까지 어찌보면 비상상황이 아니라 정상적인 때인양 순리와 법리, 절차에 따라 총회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렸다”면서 “정치권이 이러한 비대위의 태도를 무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노회장은 “총회 혼란은 총회 현장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시작된 것이며 당시 상황을 모든 총대들이 목도했다”면서 “우리는 현장에서 목격한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것인데 왜 그 마음을 몰라주느냐”고 토로했다.

증경총회장들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 임원은 “임원회 내에서 총회장과 총무 문제를 다루기는 힘들다”면서 “따라서 증경총회장들의 의견대로 총무 문제는 증경들에게 맡기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총회장의 문제는 총회장이 의뢰한 음해에 대한 고소건이 사법에 의해 밝혀지면 내년 9월 이전에도 정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총회 사태에 대한 해결방안이 도출되지 않으므로 비대위 내에서는 강경 목소리가 점점 힘을 얻어가는 모양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납득할만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중대한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올해 안에 총회 임원회를 어떻게 하든 다시 모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벼르고 있으며, 비대위는 12월 20일 비대위 자문위원 및 실행위원단 모임을 계기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총회정상화 기미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를 보이는 가운데 자칫 더 큰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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