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성경 확산, 시대적 변화 반영”

구입방식 온라인 선호 뚜렷…전통적 종이성경 보급 대책도 시급


국내 성경 보급량이 대폭 감소했다.

대한성서공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1월 1일부터 2012년 10월 31일까지 국내 성경 보급 부수는 총 51만 9225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만 7248부(40.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회는 자체 분석을 통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21세기 찬송가의 저작권 및 출판권 문제 미해결을 꼽았다. 저작권 문제가 걸려있는 한영해설성경을 일반출판사에서 제작·판매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지만, 이보다는 국내 성경 보급 감소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2006년부터 연도별 성서 반포 현황을 살펴보면 2006년 104만 4877부, 2007년 140만 1580부, 2008년 1 35만 8395부, 2009년 94만 8144부, 2010년 121만 8049부, 2011년 86만 5938부, 2012년 51만 6073부(10월 31일까지)로 2006년과 2007년 상승하다, 2010년 반등을 제외하면 2008년 기점으로 해마다 국내 성경 보급이 점차 줄어드는 것이 나타난다.

이와 같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로 보면 개역개정판과 21세기 찬송가 합본에 대한 수요가 정점에 다다랐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개역개정판과 21세기 찬송가 합본의 초판이 나온 때는 지금부터 6년 전인 2006년 11월이다.

새로운 성경찬송 합본이 나오면 1~2년 내에 소비자의 70~80%가 성경을 교체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개역개정판과 21세기 찬송가 합본의 소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감소 현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모바일 성경 판매 호조가 종이 성경 보급 감소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어느새 성경 구입 방식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성경 역시 스마트한 세상이 만드는 시대적 흐름에 직면한 것이다.

무엇보다 모바일 성경이 주는 편리함과 장점이 소비자의 시선을 끄는 이유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성경들은 대부분 한글성경, 영어성경과 함께 히브리어, 그리스어 등의 원문성경까지 수록되어 있으며, 성경 본문과 관련된 해설과 사전, 영상자료, 관주 등의 구성을 갖춰 목회자나 신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 대한성서공회 국내 성경 보급 감소는 모바일 성경으로 매체 접근 방식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대한성서공회도 올해 3월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성경>을 출시를 시작으로, 5월 아이폰용,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아이패드용 <연구 성경>까지 출시했다. 대한성서공회 호재민 본부장은 “종이 성경 보급도 중요한 과제지만, 시대의 흐름에 역류하는 것은 성경반포라는 위대한 목표를 누가 될 수 있다”며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맞춰 온라인 성경을 널리 보급하여,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말씀을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표면상의 수치로 성경 보급 감소에 대한 우려를 드러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모바일 성경의 보급 확산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개혁개정판과 21세기 찬송가 합본의 수요 한계가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바일 성경이 성행한다할지라도 전통 종이성경 보급을 위한 방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모바일 성경이 확산된다고 해도 종이 성경의 빈자리를 완전히 채울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해설성경 및 파노라마성경, 영역성경 등 다양성을 가진 성경을 지속적으로 제작하는 것을 필두로, 특정 대상을 위한 성경 제작, 성경 표지디자인에서 개발 등 아이디어가 갈급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세대를 위한 성경 번역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려 고무적이다. 지금의 개역개정판 성경이 젊은이들에게 읽기 어려움 점이 있다고 판단한 대한성서공회가 ‘새한글 성경전서’(가칭) 위해 번역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호 본부장은 “성경번역연구위원회를 두어 지난 1년 동안 보다 쉽게 읽힐 수 있는 성경을 위한 번역 원칙을 연구했다”며 “원문에 입각한 쉬운 번역을 추구해 젊은이들에 성경을 접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9일은 2012년 성서주일이다. 성서주일을 즈음해서 성경 보급이 민족 복음화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다음세대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애타게 기다리는 나라와 민족을 향한 성경 보급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성경을 전달하는 것이 곧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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