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495주년을 맞았다. 만약 그 때 당시의 종교개혁자가 살아 있다면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고 뭐라고 말했을까? 칭찬보다는 지적이 많았을 것이다. 아니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고 통탄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 -5년과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를 -1년 앞두고 본지는 종교개혁 당시의 개혁자의 눈으로 한국교회의 현안과 문제점을 점검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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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당신은 도대체 누굴 믿는 것이오?”

성경을 절대진리 아닌 인간의 책이란 주장, 설마 진심인가요


WCC, 당신은 성경말씀을 믿기나 하는 거요?

내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묻는 것에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너무 답답해서 그런 것이오.

얼마 전 한국의 모 신학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었소. 그곳에서 내 귀를 의심할 이상한 강의를 들었소.

성경고고학이란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가 신학생들에게 구약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설화를 짜깁기 한 것이라고 말했소. 그는 노아 시대의 홍수와 모세의 홍해 사건도 설화라고 강의하고 있었소. 그는 더 나아가 “동침하지 않는 데 어떻게 아기나 나올 수 있느냐, 죽은 자가 삼일 만에 살아나는 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예수님의 신성도 부정했소.

일부 신학생들이 “말도 안된다”고 항의하자, 그는 “성경 자체가 말도 안되는 역사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때 마음에 감동이 되면 성경이 되고 말씀이 된다. 이런 신학정신이 WCC를 비롯해 세계교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했소. 그리고 “이런 것은 교회 설교시간에 말하면 안된다”고 덧붙이기도 했소.

강단에서 전하지 못하는 신학이라면 그것이 진정한 신학이오? 강단에서 선포하지 못하는 복음이라면 그것이 복음이오? 나는 그대들이 말하는 에큐메니칼 신학이라는 게 의심스럽소.

WCC, 나는 당신이 주장하는 에큐메니칼 신학이 궁금해졌소. 그래서 지난 10월 8일 한국기독교연합회에서 열린 WCC 찬반 토론회에 갔었소. 나는 거기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들었소.

▲ 일러스트=강인춘
기독교사상연구원 최덕성 원장은 “WCC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소. 그는 당신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역사서와 문학작품으로 취급한다고 했소. 또한 성경은 절대적인 진리도 아니며, 무오한 말씀이 아닌 오류가 있는 인간의 책이라고 주장한다고 했소.

나는 최덕성 원장의 말을 들으면서 ‘설마’라는 단어를 연발했소. 칼빈 선생과 우리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성경의 무오를 가르치기 위해 일평생을 바쳤소. 우리는 이신칭의라는 교리뿐만 아니라 성화와 경건생활을 삶의 지표로 삼으며 로마 교황과 일평생 싸워왔소. 이 과정에서 많은 형제들이 순교를 하며 복음을 지켜왔건 만 WCC 당신은 우리의 피와 열정을 내팽개쳐 버렸소.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신들이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오. 고신대 양낙흥 교수는 “WCC는 타 종교들 속에도 성령의 역사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WCC의 2005년 아테네 선교대회 문서에 종교다원주의적 입장을 담은 내용이 나온다”고 강조했소.

칼빈 선생은 <기독교강요>에서 “그리스도가 없이는 하나님에 대한 구원얻는 지식이 설 수 없다”면서 타종교의 구원 가능성을 단호히 부정했소. 그리고 이슬람교를 포함한 모든 이방 종교들은 우상숭배에 불과하다고 했소. 그런데 당신은 무슨 근거로 종교다원주의를 따르고 있는 것이오?

총신대학교 문병호 교수는 <교회의 하나 됨과 교리의 하나임>이라는 책에서 당신은 복음 전도와 선교 사역이 거의 없고, 문화적 사회적 교류에만 힘쓰고 있다고 말하오. 그게 사실이오? WCC, 당신이 강조하는 ‘하나님의 선교’가 복음이 없는 사회봉사인 것이 사실이오?

최근 한국의 수많은 신학자들이 당신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소. 당신은 도대체 누구를 믿는 것이오? 내년 10월에 있을 부산총회를 환영할 이유가 있는 것이오?

개혁주의를 표방한 교회들에게도 할 말이 있소. 한국교회가 최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고 들었소. 여기에는 한국교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개혁주의 교회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오. 개혁교회는 날마다 개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퇴보를 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이오. 무엇보다도 우리 종교개혁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성직매매가 개혁주의 교회 안에도 널리 퍼져 있다는 점에 충격이 크오.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신학교와 총회, 연합운동에까지 성직매매가 똬리를 틀고 있음을 목격했소.

우리 동지들이 일으킨 종교개혁이 성직매매 때문이라는 것을 잊었소? 로마 교회의 성직매매는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죄악이라는 것을 잊었소?

뿐만 아니라 물질이 우상이 된 것도 회개하시오. 교회의 건강은 사이즈가 아니라 영성임을 잊지 마시오. 형제 교회와 연합하지 못한 것도 회개하시오.

끝으로 한마디 남기오. 코람데오(coram deo),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하나님 보시기에 온전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시오.

종교개혁주의자 프로테스탄트로부터.

 

 WCC 부산총회, 1년 앞으로

“다양성 속 일치 추구” 주장 불구

준비과정부터 다양한 불협화음


2013년 10월 30일에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한국교회에 안에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다양성 속에서의 일치를 추구한다”는 WCC 에큐메니칼 신학과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총신대 문병호 교수는 “진리 가운데서 하나 됨을 외치는 사람을 오히려 교회 분파자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WCC는) 가장 교묘하게 교회 분열을 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WCC 부산총회가 자칫 한국교회에 새로운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CC의 분열현상은 부산총회 준비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를 중심으로 한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 7월 19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배태진 총무는 “부산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임위원회의 독단이 지나치다. 회원교단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행사 설교도 예장통합이 독점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배태진 총무는 이어 상임위원장인 김삼환 목사의 사퇴도 촉구했다. 그는 “김삼환 목사가 WCC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위원장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삼환 목사는 8월 10일과 17일에 잇따라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불참하며 사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김 목사의 사임 표명은 준비위 구성을 독점하기 위한 일종의 ‘협박용 카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준비위원회 고문으로 추대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9월 25일 <동아일보> 광고를 통해 WCC를 부정하는 성명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 목사는 “WCC는 종교다원주의, 동성결혼허용, 공산주의를 포용하며 다양성을 위장하는 혼합종교 성향”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준비위원회 안에서도 혼란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WCC 부산총회 준비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준비위원회가 공식으로 출범하기도 전에 일부 인사들이 독단적으로 준비위원회 명단을 WCC 본부로 보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도 7월 19일 실행위원회에서 “지난 3년 동안 갈등과 진통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조직을 구성하면서 교단 간 갈등이 심해져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고 실토했다.
이처럼 3년 전 부산대회 유치 때부터 불협화음으로 삐걱 거리는 WCC 부산총회가 그들의 구호처럼 에큐메니즘을 이룰 수 있을지 우려된다.

 

WCC 관련 교단 입장  

“반대운동 적극 나선다”

대책위 중심, 정체 알리는 노력 잇따라


“WCC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게 되면 한국교회는 계속해서 분열과 반목만 이어질 것입니다. 성도들의 신앙에 미칠 악영향을 심히 우려하며 미리 예장합동을 포함한 보수교단을 중심으로 적극 대처해 나갈 계획입니다.”

WCC대책위원장인 서기행 목사(증경총회장)는 단호했다. 일부 언론에서 WCC 부산총회와 관련하여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WCC는 예수의 유일성을 부인하는 종교다원주의가 명백한 만큼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예장합동은 WCC대책위원회가 3년째 가동되고 있다. 그동안 대책위원회는 권역별로 반대 예배를 드린 것은 물론 총신대 광신대 대신대 등 총회산하 직영신학교와 인준신학교에서 세미나를 개최하여 WCC의 정체를 알리는데 주력해 왔다. 또한 <WCC는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책자를 제작하여 전국교회에 발송하고, 전문위원들이 수시로 각종 기관의 행사나 수련회에 참석하여 WCC의 신학을 지적하며 개혁주의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제97회 총회 직전 대책위원회는 WCC총회준비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그동안 양측 실무진이 만나서 3회에 걸쳐 의견을 개진했으나 생방송 문제와 WCC준비위원장인 김삼환 목사의 참석여부가 불투명하여 다음 일정을 잡지 못한 채 현재까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듯 토론회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WCC대책위원회는 비록 교단이 내부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1년 남은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지방신학교를 순회하며 WCC 반대 세미나와 집회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승동교회 대전중앙교회 대구서문교회 등 역사적으로 WCC로 인하여 장로교가 분열되었거나 이탈한 교회를 찾아 당시의 상황을 짚어보면서 각종 세미나를 개최하여 WCC가 왜 문제가 있는 지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내년 봄 노회를 전후하여 노회별·권역별 집회를 열어 WCC 반대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97회 총회에서 수도노회와 충청노회가 헌의했던 WCC 부산대회에 교단산하 전교회 불참 및 각 노회별 제직들의 보수신학 특별집회의 건은 신학부로 보내 처리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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