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L 코리아, 라이센스 프로그램 본격 가동
‘인식 개선’ 기대 속 ‘해외로 혜택 집중’ 우려도


세계적인 교회 저작권 라이센싱 사역단체 CCLI(Christian Copyright Licensing International)가 한국에 상륙했다.

CCLI는 교회 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분쟁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현 대표 하워드 라친스키 목사가 1985년부터 시작한 스타프레이즈 사역에서부터 출발했다.

1988년 법인화와 동시에 스타프레이즈 사역 명칭을 CCLI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교회 저작권 라이센스 서비스를 개시했고, 현재까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6개국 24만여 개의 교회가 회원으로 가입한 상태다. 그리고 27번째로 한국 지부인 ‘CCLI 코리아’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 함승모 CCLI 코리아 대표가 앞으로 사역 방향과 CCLI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0월 9일 기자회견에 모습을 보인 대표 하워드 라친스키 목사는 CCLI가 사역단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저작권을 두고 교회를 소송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한국 교회를 섬기기 위해 왔다”며 “한국 교회의 파트너가 되어 저렴한 비용으로 법적인 책임을 다하도록 도울 것이며 저작권자들에게도 정당한 대우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CCLI 코리아의 설립으로 국내에서도 교회에서 사용되는 저작물에 관한 제도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전망이다. 최근 한국 교회 내에서도 저작권과 관련된 이야기는 분분하지만, 저작물에 대한 사전허가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교회에서 사용하는 저작물의 범위가 얼마나 되는 지가 모호한 상태였다. 또한 개 교회나 개인이 직접 저작권 사전 승인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CCLI는 이러한 교회의 애로사항에 쉽고 경제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교회와 저작권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서, 이를 위해 CCLI 라이센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CCLI 라이센스 프로그램은 어떻게 이용하는 것일까. 그 핵심은 ‘연간사용료’와 ‘송셀렉트’가 쥐고 있다. CCLI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은 연간사용료를 전체 교인 수에 따라 A그룹(49명 이하)부터 O그룹(20만명 이상)까지 분류해 놓았다. 교회는 해당되는 그룹의 연간사용료를 지급하면 CCLI에 등록돼 있는 곡들을 예배용(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등 투사 관련)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주보나 주일학교 자료로 복제도 가능하다.

송셀렉트는 CCLl 자체 홈페이지로 주로 찬양대 악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정식 버전으로 등록된 곡들의 가사 및 음원 샘플, 코드편곡, 리드악보, 성악용 악보를 등록한 교인 수만큼 출력할 수 있고 찬양집 제작도 가능하다. 사용료는 별도다.

이때 교회는 사용한 곡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 보고서를 토대로 모아진 저작권료를 저작권자에게 분배하여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결국 교회는 합법적이고 부담 없는 비용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저작권자들은 정당한 대가를 받게 하는 것이 CCLI 사역의 요지다.

함승모 CCLI 한국 지사장은 “시스템이나 법적인 문제가 아닌 CCLI의 사역 자세가 한국 교회에 전달되기 바란다”며 “소유권이 아니라 섬김으로 접근해 한국 교회를 섬기면서 동시에 아티스트를 보호해 기독교문화의 재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CCLI 코리아 설립 기자회견을 방문한 몇몇 찬양사역자들은 CCLI 사역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미흡했던 기독교 저작권자에 대한 배려가 개선되고, 교회도 법적인 책임을 다하고 도덕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공신력 있는 단체의 입성을 반긴다는 목소리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땅에서 CCLI가 정한 규정을 일방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것도 원칙적으로 문제이고, 한국 교회 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개척교회에서는 저렴한 비용이지만 연간 9만 4600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더불어 국내 찬양사역자들이 보호받는 것보다, 힐송, 킹스웨이, 호산나 인테그리티 등 현재 CCLI와 계약돼 있는 해외 아티스트에게로 혜택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국 CCLI 코리아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찬양사역자와 기존의 저작권 단체와의 협의를 원만하게 마무리짓고,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은 한국 교회들을 회원으로 가입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앞으로 CCLI 코리아가 산재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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