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3구도’ 고착화 되다

통합·합신·백석 등 한기총 탈퇴선언, 한교연 세력 확산…연합운동 ‘안갯속’


“하나가 되라”는 말씀에 역행해온 한국교회가 올해에도 둘이 되는 데 힘을 쏟았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은 2012년 정기총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관계를 정리하는 결의들을 쏟아 냈다. 또한 일부 교단들은 한국교회연합에 정식으로 가입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연합기관이 3개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설립에 산파 역할을 했던 예장통합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탈퇴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장통합은 9월 20일 오전 회무에서 교회연합사업을 논의한 결과 새로 출발한 한국교회연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본래 교회연합사업위원회는 한국교회연합 가입만 승인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 건은 다루지 않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총대들이 “어째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논하지 않느냐” 항의하면서 현장에서 다룰 것을 요구했다.

최내화 장로는 “한국교회가 우리 교단의 한국교회연합 가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나오고 한국교회연합에 들어가 한국교회를 선도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맞서 당장 탈퇴하지 말고 1년간 행정 보류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총대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올해 각 교단 정기총회의 특징 중 하나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관계를 정리했다는 점이다. 사진은 예장통합 제97회 총회현장.

예장고신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를 1년 간 유보했다. 예장고신은 9월 1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 건에 대한 대책연구위원회 보고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쇄신해 창립정신을 계승토록 하는 것이 탈퇴보다 우선한다”며 탈퇴를 한 회기 유보하자고 설명했다.

이에 탈퇴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에 격론이 오갔으며, 결국 1회기 동안 탈퇴는 하지 않은 채 한국기독교총연합회과 관계를 유보하기로 결론지었다. 또한 이후 대책은 임원회에 맡겨 처리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교회연합 가입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헌의가 올라와 있지 않아 이 문제가 별도로 언급되거나 결의된 사항이 없었다. 다만 ‘총회의 결정이나 허락 없이 개인이 연합기관에서 교단 대표자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행정법규위원회의 보고를 그대로 받아 개인의 연합기관 활동에 제동을 걸었다.

예장합신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당초 예상은 ‘행정보류 유지’에 힘이 실렸지만 막상 총회석상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탈퇴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연합사업에서 비교적 온건적인 입장을 취했던 예장합신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탈퇴에 목소리를 높인 것은 결국 ‘이단문제’가 발단이 됐다.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다락방을 영입한 예장개혁(조경삼 측)을 회원교단으로 인정하고, 예장합신 자체에서 ‘이단혐의 있음’이라고 결의한 합동복음(장재형 측)에 대해 이단해제한 한기총의 처신에 ‘바른 신학’을 모토로 삼는 예장합신이 묵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교회연합 가입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이단문제라면 한국교회연합은 연합운동을 퇴색시킨다는 이유다. 이에 예장합신은 임원회와 총무에게 위임해 한국교회연합에 대해 1년간 연구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7월 임의탈퇴를 발표한 바 있는 기침 역시 이번 102차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의탈퇴 통과여부가 주요 안건 중 하나였다. 이단문제와 연합정신 위배를 들어 임원회에서 결의했지만, 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사가 다수 포진한 증경총회장단에서 반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정작 총회석상에서 이 문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아, ‘임의탈퇴’라는 임원회의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연합 가입 역시 거론되지 않았다.

예장백석은 9월 17일 한국교회연합 가입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대한 ‘결별’을 선언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제명된 바 있는 유중현 전 총회장은 총회 첫날인 17일 “다수 교단들이 참여하는 한국교회연합 가입을 허락해 달라”고 총대들에게 요청했고 총대들이 만장일치로 이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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