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화 꽃피웠던 1990년 주목, 새 발전방향 모색
“뉴미디어시대 걸맞은 양질의 콘텐츠 계발이 핵심”


‘스마트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 인재, 선교마인드가 수반된다면 기독교문화의 중흥이 다시 한 번 도래할 것이다’

지난 1월 ‘2012년 문화계 전망’, 3월 ‘CCM오디션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문화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독교문화기자 모임 ‘크리스천 컬쳐 플러스(Christian Culture Plus, 이하 CC+)가 21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3차 오픈세미나를 개최했다.

CC+가 선정한 세 번째 주제는 ‘感 1990’. 기독교문화가 시대적 흐름에 벗어나 양과 질에서 뒤쳐져 있는 가운데, 기독교문화가 찬란히 꽃피우던 1990년대를 주목한 것이다. 당시 활동했던 주역들의 생생한 증언과 더불어 선배 사역자의 시각으로 본 기독교문화의 현재를 평가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이어졌다.

발제자로는 1989년 CBS에 CCM프로그램을 도입했고, 1만 명 이상의 관객이 몰렸던 CCM캠프의 기획자 양동복 교수(나사렛대, 전 CBS PD)와 공연, 방송, 음반 등 기독교문화계 전반에서 사역했던 전용국 목사(언틸더데이 기획이사), 90년대를 통틀어 문화기자로 현장을 누빈 강석근 부장(기독신문사)이 나섰다.

‘한국의 CCM 회고와 전망’이라 주제로 발제를 한 양동복 교수가 우선적으로 거론한 것은 CCM 융성의 주춧돌이 된 CBS라디오 프로그램 ‘가스펠 아워’였다. 주일 밤 12시 <시인과촌장>의 하덕규 교수(백석대)가 진행됐던 1시간 분량의 방송을 통해 당시 한국 젊은이들의 문화에 대한 열망을 간절히 느꼈다는 것이 양 교수의 말이다.

양 교수는 “당시 ‘가스펠 아워’ 공개방송은 그야말로 성황이었다. 객석이 모자라 돌아간 사람도 적지 않았다”면서 “매체가 부족했던 시대였지만 청년들이 한 목소리로 CCM을 따라 부르는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며 한국 교회의 음악적 역량 분출로 이어져 낙원상가를 중심으로 한 음악기기산업을 살릴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음반 시장의 쇠퇴와 함께 나락의 길을 걷고 있는 오늘날 한국 CCM을 향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양 교수는 크리스천 음악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늘날 음악산업은 저작권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을 막는 형태지만, 크리스천은 음악은 오히려 메시지를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양 교수는 “CCM은 일반 음악과 달리 만인에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며 그것이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널리 알리는 것과 동시에 대형 이벤트 중심, 대형 음반사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뉴미디어시대에 맞는 콘텐츠가 계발된다면 CCM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용국 목사도 이에 동감하며 영성과 실력을 겸비한 사역자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 목사는 “90년대 전문사역자들은 먹고 사는 것을 떠나 선교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상업주의 물결에 빠져 하나님의 일과 현실적인 문제가 부딪히고 말았다”며 탁월한 전문가들이 기독교문화계를 떠나갔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감각 있는 기독교문화사역자들을 길러낼 수 있는 인재들이 다시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어 연일 만원을 기록하고 있는 뮤지컬 <언틸더데이>와 성황리에 마친 <박종호 콘서트>를 예로 들며 양질의 콘텐츠만이 유비쿼터스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자는 기독신문사 강석근 부장이었다. 그는 기독교문화의 영역확대에 주목했고, 아울러 문화기자들에게 세상과의 접촉점을 넓힐 것을 주문했다.

강 부장은 “가장 어리석은 교계문화기자는 기독교, 십자가, 구원 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으면 기독교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라면서 “문화는 하나님이 주신 창조명령인 만큼 나름대로 국한하거나 단정하지 말고, 기독교문화의 영역을 세상 밖으로 넓히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교회가 쳐 놓은 울타리에 갇혀 우물 안 잔치만 벌일 것이 아니라, 소명자라는 인식을 갖고 바르게 문화를 선용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문화기자의 역할”이라는 충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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