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마지막 기사를 쓰고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일 년 동안 쓴 기사와 신문을 읽어보고 주요 사건을 정리하면서, 부끄러웠습니다. 교단 10대 뉴스와 교계 10대 뉴스는 예장 합동 교단과 한국 교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주목을 받은 뉴스 가운데 아름답고 긍정적인 소식은 한두 개에 불과했습니다. 2011년 한국 사회가 교회를 어떻게 평가했을지.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오늘 한국 교회에 무어라 하실지 두렵기만 합니다.
길자연 홍재철 정삼지 최종천 전병욱 목사와 사랑의교회, 2011년 교회를 넘어 사회까지 크게 언급된 사건의 주인공들입니다. 모두 예장 합동 교단에 소속돼 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에 예장 합동 목회자와 교회들의 이름이 너무도 많이 오르내렸다는 것만 마음 아픈 것이 아닙니다.

교단 내 목회자들과 교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예장 합동 총회는 아무런 언급도 없습니다. 책임의식을 갖고 유감표현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원인을 찾아 다시 똑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구하고 대책을 세워야하지 않을까요. 그것이 총회의 역할이고, 총회를 이끄는 리더십이 아니겠습니까.
총회를 지적하면서도 결국 저 역시 그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기독신문 기자로서 얼마나 제 역할에 충실했는지, 부끄럽고 죄스런 마음만 있습니다. 교회 현장에서 너무나 열심히 사역하시는 목사님들과 온 몸으로 헌신하시는 성도님들에게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게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해서 하나님께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습니다.

2011년 한국 교회를 돌아보면서 떠오른 것은 ‘마른 뼈’입니다. 하나님께서 에스겔 선지자에게 보여주신, 골짜기에 지천으로 흩어져 있는 그 마른 뼈들 말입니다. 한국 사회가 교회를 보는 시각이 바로 마른 뼈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외형적인 가죽도, 교회 내적 건강성을 유지하는 살도, 복음의 능력을 붙잡는 굳센 힘줄도, 심지어 영성의 생기도 찾아볼 수 없는 그 마른 뼈 말입니다.
2012년 그 마른 뼈가 다시 살아나서 일어서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와 예장 합동 교단과 기독신문사에 주신 소명이 있고, 그 소명을 이루시기 위해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