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단체 연합 통해 만든 봉사운동 … 청소년 정체성·비전 발견 도와
‘동행’ 중심 교육, 변화 이끌어 … 노하우 교회에 전달, 좋은 모델될 것

“씨드스쿨 열매, 토요학교서 따먹어라”

▲ 씨드스쿨에서 멘토와 멘티가 함께 이야기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중학생 아이들이 자신의 이름과 직업이 적힌 명함을 들고 있다. 자세히 보니 아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담긴 명함이다. 야구선수, 청소년 상담가, 선생님 등 아이들의 다양한 꿈은 전문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명함으로 탄생했다. ‘씨드스쿨’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발견한 아이들의 손에 쥐어진 작품이다.

멘토와 함께 정체성 찾아
‘씨드스쿨’은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유민문화재단, 좋은교사운동, 한국리더십학교, 한국학교사회복지사협회, 한빛누리재단이 힘을 모아 만든 ‘대한민국교육봉사단’에서 탄생됐다. 교육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취약한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이 자기정체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봉사운동이다.
2009년 덕양중학교에서 시작된 운동은 현재 모현중학교, 신안중학교, 치평중학교 등으로 확대됐다. 일주일에 한 번 방과 후에 자원봉사 대학생 25명과 학생 20명이 모여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간을 보낸다. 진로탐색, 사명선언문 작성, 역할모델 인터뷰, 토론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고, 마친 후에는 귀가까지 선생님과 함께 한다.

아이들에게 돌봄이 꼭 필요한 방과 후 시간에 진행되고,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동행’ 개념을 중시한다는 것이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이다. 일대일 멘토 형식을 본 땄지만 교사와 학생 단 둘이 만나서 진행하지는 않는다. 교사 3~4명과 학생 3~4명으로 팀을 이루고, 그 안에서 교제가 이루어진다. 학생에게는 24명의 친밀한 선생님과 더욱 특별한 1명의 선생님이 생기는 셈이다.
1년짜리 프로그램이지만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씨드스카우트란 이름으로 분기별 1~2회 문화체험과 캠프 등을 진행하며 연계성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 졸업 전에는 자치회 형태의 동아리를 구성해 프로젝트성 활동을 하고, 졸업 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교제가 이루어진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비전을 찾으며 자기의 얘기를 들어주는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은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아파서 학교에는 결석한 아이가 씨드스쿨에는 참가하러 오고, 나중에 대학에 가면 꼭 씨드스쿨 멘토로 오겠다고 말하는 아이가 셀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아이들의 변화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폭력적이던 아이가 차분해지고, 어두웠던 아이가 밝고 명랑하게 성장했다. 씨드스쿨 배진현 간사는 “학기 초 반에서 미운 아이였던 학생이 씨드스쿨을 다닌 후 사랑스런 아이로 변화했다는 학교 선생님의 고백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교사교육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합숙훈련을 하면서 모든 선생님들은 교재를 완벽하게 습득하고 이해한다. 또한 아이들 수준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한 영혼을 품는 따뜻한 마음을 배우게 된다.

학교 성공사례 교회에 적용
씨드스쿨이 발전하게 된 데는 교회의 공도 컸다. 교회에서 한 학교를 품고 씨드스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교회는 모현중학교를, 안양제일교회는 신안중학교를 품고 대학청년부 학생들을 씨드스쿨 선생님으로 헌신시키고 있다. 교회에서 지역 학교를 섬기는 하나의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씨드스쿨은 대학청년들에게는 봉사의 기쁨을, 학생들에게는 좋은 선생님과의 만남을, 지역에는 소외된 어린이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앞으로 씨드스쿨은 이를 발전시켜 교회에 적용할 예정이다. 씨드스쿨 프로그램을 교회 토요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은 그동안 씨드스쿨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교회에 전달해 교회 자체적으로도 씨드스쿨을 통한 아이들의 정체성 교육이 가능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를 위해 교재는 실비만 받고 제공하며, 운영자 교육이나 교사강습회, 매뉴얼 제공 등은 무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신에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의 후원교회가 되어 다른 교회를 위한 활동을 돕게 된다.

많이 광고를 내지 않았는데도 벌써 10개가 넘는 교회가 씨드스쿨을 문의해왔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은 이들 중에 몇 교회를 추려서 씨드스쿨이 토요학교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움을 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주기적으로 교회를 방문하고, 컨설팅을 담당하는 등 후속 조치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것이 활성화되어 앞으로 씨드스쿨이 토요학교의 좋은 모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배진현 간사는 “교회는 시행착오 없이 씨드스쿨의 포맷과 틀을 받아 토요학교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교회가 그저 프로그램을 받아쓰려고만 하지 말고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인적자원 투입, 토요학교에 대한 애정 등 다양한 부분에서 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5일 수업에 발맞춰 토요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때, 교회는 처한 상황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적용해 학생들의 영성과 지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담임목사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눈앞에 보이는 당장의 부흥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토요학교의 필요성을 명확히 알고 미래를 키우는 사역에 투자하는 보람이 더 값지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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