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목회 건강한 모델 만들어가겠다”

건축 추진·중단 아픔 딛고 교육·선교·봉사센터 완공 눈앞에
교회협력 강화·글로벌 리더 양성 통해 세계선교 기여할 터

100년이 넘는 이민역사를 가진 미주지역 한인사회도 많이 변했다. 영어를 못해도 큰 어려움이 없이 살 수 있고 나아가 이제는 한국인 고유의 문화를 만들며 한국인의 우수성을 확산시켜가고 있다. 현지사회에 적응을 지나 이제는 주류사회에 영향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한인사회는 다민족사회의 작은 부족에 불과하다. 그것은 다양한 미국사회의 특성과 한민족의 특이한 민족성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민사회의 중심에는 교회가 있었다. 이민사회에서 교회를 빼면 삶의 근간을 생각할 수 없다. 한국에 살 때 정기적으로 탑돌이를 하던 절실한 불교신자가 이민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교회를 찾았다가 구원의 의미를 알게 됐다는 경우는 기이한 얘기도 아니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 삶의 전반이 교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 이민교회에 새로운 전형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출발한 나성열린문교회. 열린문교회 박헌성 목사는 한국교회의 열정과 미국교회의 선교자원을 활용하여 세계선교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교포교회들은 한인들의 삶을 이끌면서 이민사회의 터전을 만들었고 주류사회로 나가는 발판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런 과정에서 부작용과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수많은 한인교회들이 난립하고 보이지 않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차가운 냉소와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미국 LA 한인타운 한복판에 새로 건축되고 있는 나성열린문교회(박헌성 목사, laopen.org)는 전환기를 맞고 있는 이민교회에 새로운 전형을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했다.

1993년 2월 뜻있는 교인들과 한국교회의 전형을 모토로 예배, 교육, 선교, 봉사에 비전을 세우고 교회의 본질적 목적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으로 창립예배를 드린 열린문교회는 당시 30대 후반의 박헌성 목사의 도전적 패기와 감성목회철학이 조화를 이루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민사회는 물론 앞으로 세계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꿈을 안고 2001년 LA 한인타운 중심지인 윌셔가에 3600여 평(12만 6000 스퀘어피트)의 대지와 1650여 평(5만 8000 스퀘어피트)의 3층 짜리 교육, 선교, 봉사센터를 구입하고 2005년 1월 건축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설계사 Gruen Associates에서 2년에 걸쳐 설계를 하고, LA시로부터 각종 허가를 받는데 2년이나 결렸다. 그리고 2005년 5월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계 건축회사 J.D. Diffendaugh를 선정하고 역사적인 건축에 들어갔다. 그러나 금년 초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건축회사가 파산하고 공사가 중단되었다. 그 후 8개월 동안 건축회사와 하청업자들을 정리하고, ECC은행의 보증으로 새로운 건축회사 West Builders를 선정,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처음 5000여 만 달러의 건축예산이 570만 달러가 더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박 목사는 이사장으로 있던 국제개혁대학교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온 교인이 마음을 열고 합심하여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 연말 전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교회는 결혼식 등 야외행사를 할 수 있는 야외원형극장을 제외하고 주차장부터 예배당, 체육관 등 모든 시설들을 야외에 두지 않고 인도어 몰 구조를 갖췄다. 국제회의나 대형 콘서트 등 문화행사를 할 수 있는 부대시설을 갖추고 체육관 등은 교포사회는 물론 현지의 비영리단체들에게는 무료로 오픈할 계획이다. 성전이 완공되면 교파를 초월하여 해외이민교회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교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주지역 한인교회는 금년 초 현재 4000여 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그중 50여 명 미만의 교회가 80% 대에 이를 정도로 작은 교회들이 산재해 있어 영세성으로 인한 애로와 배타적 성향의 개교회주의, 보이지 않는 교인경쟁 등 교회의 벽들이 있다.

열린문교회는 교회 건축이 완성되면 이 같은 이민교회의 현실과 후세들을 위한 미래교육, 급변하는 세태 속에서 지역사회와 세계선교를 위한 보다 큰 목회의 본질을 이루기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민 1세대에서 2-3세대로 넘어가는 지금, 이민교회는 근본적인 탈바꿈이 시급한 상황이다. 상당수 교회들이 영어예배 등 대비를 하고 있으나 다인종 다문화권 속에서 그들의 전반적인 삶을 이끌어 주기에는 매우 미흡하다. 열린문교회는 이민 2~3세대들을 미국주류사회의 글로벌 리더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어의 예배와 다문화 사회에 맞는 인성과 문화 교육을 위한 투자와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다. 아울러 다민족사회를 위한 섬김 사역으로 문화학교와 이·미용 봉사, 의료진료, 무료급식 등 다양한 커뮤니티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열린문교회는 하나님 사역은 단독으로 할 수 없고 교회의 협력과 연합을 통해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 큰 교회들이 중심이 돼 연합의 중심을 이루고 이를 통해 미자립교회나 소형교회들이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린문교회는 이를 위해 새로운 성전을 바칠 계획이다.

나성열린문교회의 포부는 세계선교에서 찾을 수 있다. 열린문교회는 한국교회의 열정과 미국교회의 선교자원을 활용해 식어져 가는 세계선교에 새로운 전환을 만들기를 원하고 있다. 선교는 첫째가 언어와 문화의 이해이고, 둘째는 선교에 필요한 재정과 환경이다. 열린문교회는 한국교회의 열정과 미국교회의 영향력이 결합하면 세계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 최대 선교사 파송 교단인 합동측 GMS와 박헌성 목사가 회장으로 있는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의 WMS가 맺고 있는 듀얼 멤버십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이를 활용한 선교의 폭을 넓혀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교회와 이민교회와의 교류는 지금보다 더 활발해 져야 합니다. 한국 교회가 갖고 있는 복음에 대한 열정과 헌신, 미국내 이민교회가 갖고 있는 합리성과 순수함은 서로의 교류를 통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이민교회의 한인 성도들의 성장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민교회가 갖고 있는 다양한 인적자원들은 한국교회를 섬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열린문교회가 생각하는 보다 큰 교회의 본질적 사역은 박헌성 목사가 지향하는 교회들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인재 양성과 신학적 교류, 나아가 평신도 교류까지 폭넓은 교감을 통해 세계선교에 이바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한국교회 최대 교단인 합동측이 좀 더 마인드를 넓히고 적극성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 박헌성 목사
박헌성 목사는 미주 교계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이민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목받는 목회자로 꼽힌다.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말씀에 목회의 주관이 뚜렷한 목회자로 알려져 있다.

박 목사의 목회 원리는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합리적 목회와 감성적 목회다. 합리적 목회는 공감목회이며 감성목회는 영적 충만함으로 감동이 있는 목회를 의미한다.

“목회는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중요합니다. 목회자의 카리스마도 중요하지만 성도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교인들과 같이 호흡하고 맞춰나가는 것입니다. 공감은 교류하는 것이며 힘을 만들지요. 공감대를 위해서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나 먼저 각을 다듬어 없애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회는 목회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교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유적인 것이라고 박 목사는 강조했다.

박 목사가 추구하는 감성목회는 마음으로 하는 목회를 의미한다. 목회는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지만 그 속에 마음이 들어있지 않으면 진정한 목회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목회 경력을 쌓으면서 많은 변화와 변화에 대한 변신이 필요했습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세상을 더 깊이 알고 아는 것도 많아지지만 고민거리도 더 많아지듯이 목회 역시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되더군요.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고 좌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고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영적인 힘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박 목사는 감성목회를 지향하면서 영성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 역시 쉽지 않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가꾸는 수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의 신앙 입문은 통합측 교회를 통해서 했다. 그러나 우연과 필연이 겹치면서 총신대학교 74학번이 됐다. 1980년 졸업 직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개혁신학대학원과 리폼드,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목사안수를 받고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총회(KAPC) 소속 목사로 이민교회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목사는 무엇보다 총신대학교를 다닌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무엇보다 합동 교단이 철칙 같이 여기는 칼빈신학의 정통성을 갖게 된 것이 자유주의가 횡행하는 미주교계에서 신앙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사회는 다민족, 다문화가 얽힌 자유분방한 사회로 교회 역시 인간중심의 문화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에 적응하다보니 생겨난 풍토로 교회의 본질을 깨고 피폐시켜 타락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중심의 개혁신앙은 당장은 힘들어도 변하지 않고 정체성을 확고히 해주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박 목사는 미주지역 총신 출신 목회자들과 교류하면서 총신 동문회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총신대동문회를 통해 매달 장학금도 후원하고 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와 이민교회와의 교류와 연합사역이 앞으로 세계선교의 판세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폭넓은 시야와 역할의 중요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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