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벨 목사 “사랑의 하나님이 고통 받게 할 이유 없어” 책 출간
영미 보수·자유진영 신학계 ‘성경 왜곡·사랑 부각’ 논쟁 활발

 

▲ 일러스트=강인춘
“지옥은 없다?”

최근 미국의 유명 목회자가 ‘지옥은 없다’는 주장을 담은 책을 발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국복음주의협회에서 그 주장을 일부 지지하고 나섰다고 30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전했다.

미국 미시건 주 마스힐바이블처치(Mars Hill Bible Church)의 담임목사인 롭 벨(Rob Bell) 목사는 3월 1일 ‘사랑이 이긴다:천국, 지옥, 그리고 세상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의 운명에 관한 책’(Love Wins)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의 논지는 ‘하나님은 사랑이며,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이 땅에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지옥에 보내 고통을 받게 할 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미국 주요 언론과 신학계는 물론 인반 시민들까지 벨 목사의 ‘지옥이 없다’는 주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한 예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스>는 벨 목사를 ‘기독교계의 비범한 록 스타’라고 평가했으며, 벨 목사의 설교 동영상은 이미 조회수만 수백 만 명을 넘어섰다. 또 책은 출간 즉시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 2위에 오르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미국은 물론 영국 신학계는 보수주의파와 자유주의파로 양분되어 각각 벨 목사의 주장에 비판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 등 논쟁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개신교 보수파들은 벨 목사의 주장이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명시한 성경을 부정하는 주장이라며 ‘이단’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남침례교신학교 총장인 엘버트 뮬러 주니어 목사는 “예수님이 지옥의 존재와 위험성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말씀하셨다”며 “벨 목사가 지옥의 존재를 부정한다면 이는 성경적 진실에 대한 배교 행위”라며 비난했다. 또한 뮬러 목사는 “벨 목사는 지옥과 영벌의 개념을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왜곡시켜 결국 ‘다른 복음’을 주장하는 인간적 교만을 행했다”며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에게 받아 교회에 전수된 신앙 그대로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유주의적 복음주의 지지자들은 벨 목사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성경에 대한 다양한 해석 중 하나로 벨 목사가 책을 쓴 동기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만큼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이 지나치다는 입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유니온신학대의 세렌 존스 목사는 “예수가 던진 메시지는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가 인간의 능력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것이며, 하나님이 지옥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괴롭힐 이유가 없다”고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자유주의 복음주의 목회자인 브라이언 맥클러렌 목사는 “벨 목사는 전통적인 지옥에 대한 기독교의 가르침이 사랑의 하나님을 많은 이들에게 오해하게 하기 때문에, 징벌하는 하나님이 아닌 사랑의 하나님을 부각시키기 위해 책을 쓴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복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커다란 두 흐름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으며, 이는 이어나가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국복음주의협회는 29일 벨 목사의 저서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훌륭한 소통의 기술과 열정을 담은 저서’이지만, “그것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라고 비평했다.

영국복음주의협회의 데릭 티드볼(Derek Tidball) 목사는 “벨 목사는 보다 많은 사람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보다 희망적이고 낙천적인 관점을 제시하려고 저서에서 여러 비유들을 사용해 인간의 구원 가능성을 주장했다”며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으로만 묘사한 그의 저서는 천국과 지옥, 죄와 벌에 대한 좋은 대답도, 최소한 명쾌한 해답도 아니다”라고 비평했다. 터드볼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이 무조건적이고 불멸적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주장이 전통적인 기독교의 지옥 및 비기독교인의 운명에 대한 교리를 의심했다는 점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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