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식 문화선교사, 모노드라마 23년 대장정 대단원 막 내린다
“4월 말까지 전국 순회공연, 마지막 감동·치유의 은혜 나누고파”

 

 

“빌라도의 고백으로 주님께 다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대본 연습 중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몇 달을 눈물로 밤을 지새웠어요. 회개하고 또 회개하고 제 몸과 재능을 주님께 드리겠다고 기도했습니다”
23년 전 이영식 문화선교사(61)가 하나님께 바친 첫 작품, 1988년 부산에서 초연한 이래 국내외 1,400회 이상의 감동적인 공연을 이어온 모노드라마 <빌라도의 고백>이 금년 고난주간과 부활절 공연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공연 준비로 한창 바쁜 가운데 만난 이 선교사는 멋을 낼 줄 아는 중년신사였다.

 

환갑의 나이에도 중절모와 스카프로 코디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좋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40년 넘게 프로 연극인으로 살아온 내공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렇다고 외적인 매력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의 눈빛에는 주님을 향한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방탕했던 세상살이를 접고 주님 앞으로 돌아와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바꿨다고 했다.

이 선교사가 세상 연극판에서는 가질 수 없었던 내면의 영성이 피어오른 계기는 23년 전 책장 사이 먼지가 수북이 쌓인 대본 <빌라도의 고백>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그는 연습을 하면서 한없이 울었다.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주님께 회개했고, 그의 눈물의 참회는 빌라도의 회한의 고백이 돼 그대로 작품에 투영된다.

<빌라도의 고백>은 유대 총독 본디오 빌라도가 로마 가이사 황제에게 직접 써 보낸 그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성경 속 주요 사건들을 극화한 드라마다. 빌라도의 증언을 통해 예수의 복음전파와, 유대인들의 음모와 불법체포, 재판, 십자가 처형과 부활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23년간 작품을 해왔지만 지금도 초연을 준비하듯 열정을 갖고 임한다. 지하철 안에서도 대사 연습을 해 따가운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그만큼 작품을 깊이 연구하는 이 선교사의 노력의 결과는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 그의 깊은 영성에서 뿜어내는 내면연기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관객과 배우가 2천 년 전 현장에서 함께 공감한다.

자신의 분신 같은 작품의 ‘마지막’공연을 남겨두고 있는 이 선교사는 주님의 도우심으로 지금까지 해 온 뿌듯함과 귀한 것을 내려놓는 다는 아쉬움이 공존했다.

“제 공연을 보고 주님을 영접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감동과 치유를 받고 저에게 감사함을 전한 예도 적지 않았답니다. 아쉽지만 더 큰 주님의 일을 위해 내려놓고 나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올해로 <빌라도의 고백>은 막을 내리지만 이 선교사에겐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다. 20년간 문을 두드리고 있는 또 다른 작품 <사도바울>의 내년 초연을 준비 중이고, 미국에서 7년간 머물면서 집필한 다양한 형식의 예배극 모음집 ‘고난과 십자가, 그리고 부활’과 예수님의 생애와 복음전파를 다룬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의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고난주간과 부활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한국 기독교연극의 대표적인 명작 <빌라도의 고백>은 오는 3월말부터 4월말까지 서울, 부산 등 전국 순회공연을 펼친다.(공연문의 010-5256-5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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