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대안모색 대담

‘연합의 숲’ 울창해야 교회가 건강하다

섬기는 관계의 연합이 하나님 나라 확장 균형있게 이뤄
각자의 역량대로 지역복음화 역할 다할 때 공동체 산다

교회분립이 ‘추세’다.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건강한 교회를 유지해야 함은 물론 사회적 책임까지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렇다면 최근 트렌드처럼 일고 있는 교회 분립개척은 무엇인가. 5개 교회 분립을 시도한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와 ‘작은교회가 더 아름답다’의 저자 안영혁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의 대담을 통해 신학적·목회적 관점에서 교회분립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안영혁 교수(총신신대원)
안영혁 교수:한국교회에서 교회 분립개척이 하나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형교회뿐 아니라 중소형교회도 교회 분립개척에 관심이 높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교회도 아름답다’는 말들이 자주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김인중 목사:교회분립은 피묻은 부활의 복음을 땅끝까지 증거해야 할 우리의 사명에서 출발합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복음으로 다스리고 섬겨야합니다. 다시말해 말씀이 땅끝까지 미쳐야 됩니다. 교회는 자기 지역에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동시적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북한, 일본, 중국 할 것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하나님의 영역이 미쳐야 합니다. 교회분립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교회는 잿더미 속에서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민족복음화와 성시화운동을 통해 성령운동과 전도운동을 펼쳤습니다. 이때, 복음을 증거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강조하여 교회가 인정을 받았습니다. 교회분립은 내가 스스로 가거나, 갈 형편이 안되면 보내는 자의 입장이 되어 후원을 하거나, 기도로 돕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의 본질입니다. 이 세 가지 방법 이외에 자기끼리 안주하거나 몰려 있으면 어떤 섭리로든지 하나님은 흩으십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복음은 섬김과 같이해야 합니다. 우리는 환난이 오기 전에 먼저 주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받았으면 기쁨으로 줘야 합니다. 이것이 교회 분립개척의 의미입니다.

안 교수:그렇습니다. 아들을 잘 길렀으면 분가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즐겁게 싸서 한 보따리 보내주는 것이 성경의 원리입니다. 좋은 사람을 기르고 훈련시켜 파송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크기와 관계없이 전도에 힘써야 합니다. 대형교회는 구태의연한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나가야 합니다. 대형교회가 체인점을 내듯이 교회분립을 하면 오히려 부정적인 요소로 드러납니다. 내 교회라는 개념을 버리고 하나님의 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는 목회자의 소유가 절대 아닙니다. 대형교회는 여러 가지 요소를 잘 풀어갈 수 있는 기반이 있어 힘이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교회를 살펴보면 오히려 작은 교회가 전도를 많이 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습니다. 큰교회 작은교회 할 것 없이 서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 목사:대안없는 교회는 무기력한 교회로 전락하고 맙니다. 제가 섬기는 안산동산교회의 <큰숲운동>은 큰나무의 가지를 꺽어 다른 곳에 이식한다는 개념입니다. 교회가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당연한 원리입니다. 준비된 일꾼을 보내고 장점을 나눠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큰숲운동의 틀입니다. 이런 운동은 단순한 외형적 연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다시 다른 교회를 섬기는 관계성의 연합이라고 봐야 합니다. 연합운동은 중복투자 없이 하나님 나라 확장을 균형있게 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안 교수: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큰교회와 작은교회의 결합을 통해 연합운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분립운동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대형교회의 부패는 이런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고 봅니다. 지역교회는 살려야 합니다. 대형교회가 지역교회를 압박해서는 안됩니다. 한국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음에도 이를 타계할 대안이 없다고들 합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는 성장한 교회에서 건강한 교회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개교회주의와 성장지상주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끼리 경쟁의식을 피하고 함께 가는 방향에서 사역을 실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건강해집니다. 교회분립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관계의 연합이기 때문입니다.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
김 목사:1980~90년대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많은 부흥을 일궜습니다. 그런데 축복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벌써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이는 사회적 책임을 교회가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성장하는 교회가 지역 주민에게 불편한 교회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교회가 우리한테 준 것이 무엇이냐? 자기들끼리(교인)는 편리한 지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게 주민들에게 주는 피해는 크다”라는 지적을 흘려 들어서는 안됩니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고 성장하는 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은 교회가 세상 속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건물이나 숫자라는 외관에만 신경을 썼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보내거나 가거나 주지 않으면 하나님이 강제로 사랑의 매를 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를 개척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을 완성해 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안 교수:교회 분립개척은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교회론의 틀을 뛰어넘는 개념입니다. 신학생들 사이에서 소위 성공한 교회를 대형교회로 평가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신학교 뿐 만 아니라 교회전반에 걸쳐 교회에서 성공의 개념은 큰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신학생들도 그런 의식에 젖어 있다고 봅니다. 교회를 넓이로 생각하고 깊이를 보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다수가 큰 교회만 선호합니다. 어렵더라도 깊은 영성을 체험하면서 자신이 헌신할 수 있는 자세부터 가져야 합니다. 신학생은 물론 기존 목회자들에게도 이런 점이 요구된다고 봅니다. 또한 교회 분립개척에 있어 대형교회는 문제가 있고, 중소형교회가 건강하다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갖는 것 역시 옳은 시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 목사님도 말씀하셨지만 지역마다 대형교회와 중소형교회, 개척교회가 어우러져 각자의 역량대로 지역복음화를 위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일 것입니다.

김 목사: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군사들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안에서 목회자, 성도 할 것 없이 상호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뛰어난 몇 사람 중심으로 교회가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인격적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우열, 열등, 많이 가진 자, 적게 가진 자 등을 비교하지 말고 받은 은사대로 해야 합니다. 자기 일을 책임지고 잘 하며, 다른 사람을 돌보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균형을 잃어버린 교회’가 되어 내 역할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절뚝거리는 교회가 되어 있습니다. 작은교회는 큰교회를 탓합니다. 두 달란트와 다섯 달란트는 크고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연합의식, 형제의식을 갖고 서로 길러주는 공동체를 가져야 합니다.

안 교수:세상 속에서 큰교회가 부정적으로 각인이 되면 작은교회는 설 자리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대형교회의 책임이 더 중요합니다. 계곡에 물이 마르면 강도 마릅니다. 우리는 지나치게 강만 바라봅니다. 큰교회가 작은교회를 살려야 합니다. 빛이 점차 퍼져나가듯이 형 아우가 화기애애하게 연합을 이뤄가야 합니다. 한국교회에서 예장합동 산하 교회는 연합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개교회주의로 나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김 목사:큰숲운동은 교회를 개척할 목회자를 세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안산동산교회의 경우 부목사로서 10년이상 시무한 자를 대상으로 목회전반에 대해 공부한 다음 개척자로 세웁니다. 특징이라면 목회자와 동역자를 먼저 세운 뒤, 건물은 나중에 구입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파송한 목사와 개척한 목사는 셀모임을 통한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염려하는 지성전이나 지교회 개념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행정, 재정, 인사 등 모든 분야가 독립된 교회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셀 중심의 동일한 목회철학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교회들이 개척분립을 목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센터가 되어 또 하나의 숲이 형성되는 축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는 관계가 같고 비전이 같아야 합니다. 교회분립은 지역교회와 함께 하는 사회적 책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교회가 형성됩니다. 이런 교회가 지역복음화를 앞당기는 것입니다. 분립 개척한 교회가 건강성을 잃지 않기 위해선 이런 노력을 부단히 실천해 가야 합니다.

안 교수:아무튼 여러모로 한국교회가 작은교회에 관심이 높다는 것은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분립 개척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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