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자 55% “교회 못 믿어” … 사회적 약자 배려 등 소통 강화 필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올해 발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작년에 전체적인 신뢰도가 약간 오르면서 희망을 준 것에 비해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한국교회를 신뢰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5점 척도로 평가한 점수는 2.58점으로 평균 이하의 결과를 얻었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응답자의 17.6%에 불과한 반면, 신뢰도 불신도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33.8%였으며 불신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48.8%로 조사됐다. <표1 참조>

특히 비개신교인의 경우에는 개신교회를 신뢰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8.2%이고, 불신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55.4%로 개신교인의 경우와 반대로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개신교회를 불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과 올해의 설문조사를 비교해 볼 때 눈에 띄는 점은 블루칼라 근로자나 월평균 199만원 이하의 저소득 계층에서 개신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평균치의 감소에 비해 더욱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약자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개신교회를 더 많이 불신하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과거 2~3년 전과 비교해서 개신교회의 신뢰도가 하락한 이유로는 응답자의 18.6%가 ‘언론을 통해 부정적인 내용들을 많이 접해서’라고 답했으며, ‘언행일치하는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 ‘교인들의 비윤리적인 행동 때문’이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개신교회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언론의 역할, 소통의 중요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교인, 목사, 교회활동의 신뢰도는 각각 42점, 44.7점, 46.46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사회 기여는 인정하면서도 교인들과 목사들에 대해서는 깊이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사람의 문제가 한국교회의 신뢰가 낮은 핵심 이유라는 것이다. 이것은 교회가 신뢰받기 위해서 먼저 바뀌어야 할 대상으로서 교회 지도자들(28.3%)을 선택한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표 2 참조> 응답자들은 그 다음으로 교회의 운영(20.7%), 교인들의 삶(18.8%)을 꼽았으며 그만큼 사회가 교회 지도자들에게 거는 기대치가 일반 교인들에게 거는 것보다 더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종교로 기독교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을 제외하고 물어본 결과에서는 가톨릭교회가 1위를 차지했다. 과거에 비해서 개신교회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난 것을 볼 때, 사회봉사활동은 개신교회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주요 통로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는 “비기독교인의 개신교회에 대한 낮은 신뢰도는 개신교회성장에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한국 개신교회는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른 기독교인을 양육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가 사회와 접촉하는 방식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효과적으로 사회와 소통하는 기제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교회와 사회를 연결시키는 고리가 단절돼 교회지도자들의 무분별한 정치적 언급, 기복주의적 축복론 등은 쉽게 소개되는 반면에 존경을 받는 경로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전의 인물중심의 소통방법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개신교회가 변화한 시대에 걸맞은 효과적인 사회소통 방식을 찾지 못하면 개신교회의 신뢰도 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는 더 나아가 신뢰도의 하락은 단순한 이미지 향상으로는 개선하기 힘들다며 “배타적 신앙을 유지하면서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내면화되고 지성적인 설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신뢰도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문제를 찾았으니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가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신뢰도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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