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내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다면 ⑦ 공동체비전고등학교

영성 기반 위에 지성·인성 균형 잡아

개혁주의 신앙 무장 교사 열정 녹아들어…다양한 교육활동 대내외서 인정

 

▲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1인 1악기 운동을 실시해 지식뿐만 아니라 덕성과 경건성도 심고 있다.

“안녕하세요.”
공동체비전고등학교를 방문하면 누구나 놀라는 현상이 하나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누구를 만나든지 밝게 인사를 한다. “학생 한두 명 하다 말겠지” “학교에서 강요를 하니깐 억지로 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아이들의 미소와 눈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이곳에 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예의를 아는 학생이 됩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성적위주의 교육을 시키지만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영성이라는 기초 위에 지성과 인성을 함께 쌓아 올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장현용 교장의 말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인사를 받지 못하면 뒤따라가서 인사를 할 정도로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강하다. 교사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 한국의 교육 실태를 생각해보면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연구의 대상이다.

개혁주의 신앙교육 탄탄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생각보다 역사가 깊다. 이사장인 김영우 목사(서천읍교회)는 1972년 선천공동체를 설립했다. 공교육 폐해와 주일학교 위기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이미 ‘대안’을 모색한 것이다. 이후 1999년에는 법인을 추진했으며, 2002년 11월 충청남도교육청으로부터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로 인가받아 이듬해 개교했다.

이 학교는 말 그대로 고등학교이다. 그러기에 일반 고교에서 실시하는 정규과목을 그대로 진행한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물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교사가 개혁주의 신앙관으로 꽉 차 있다는 점이다. 교사들은 매주 성경공부와 예배를 통해 개혁신앙을 다진다. 교감이자 교목인 강동현 목사는 “선생님들의 신앙 열정이 누구보다 뜨겁다”면서 “이들의 신앙이 수업시간에 자연스럽게 전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120명 전교생이 공동체를 이루기에 다양한 신앙훈련이 가능하다. 매일 새벽마다 드리는 기도회는 기본이다. 개혁주의 시각을 중심으로 한 성경공부와 예배, 금요기도회, 칼빈주의 교과운영, 성경1독, 다니엘학습법 등을 통해 철저한 개혁신앙인으로 세워가고 있다.

“매일 첫 두 시간을 성경읽기와 기도회로 보내요. 수업 시간에도 기도로 시작해서 알차게 수업이 진행되고요, 학기 중에 말씀사경회나 신앙수련회 등 다양한 신앙 활동도 하고 있어요. 인가 받은 학교에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해요. 매일 넘치는 은혜 때문에 가슴이 설레어요.”

영어교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품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이예지(2학년) 양의 고백이다. 칼빈이 꿈꿔왔던 기독교 교육이 이곳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경건뿌리 위에 지성 쌓아

그렇다고 신앙훈련만 하는 캠프가 결코 아니다. 공동체비전고등학교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가 신앙이라는 뿌리 위에 지성을 쌓아가는 균형을 맞췄다는 점이다. 이 학교는 정규과목 이외에도 태권도 수업, 체험학습, 논술교육,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지성과 덕성, 경건성을 심고 있다.

이 학교의 또다른 자랑은 ‘비전오케스트라’. 매주 2시간씩 군산시립교향악단의 레슨을 받으며 진행되고 있는 1인 1악기 수업을 통해 구성되어 있다. 비전오케스트라는 올해 연초에는 일본교토니시고등학교와 한일교류음악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도내 경연대회 입상 뿐 아니라 지역 내 여러 행사에 초대받아 공연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도 방과후학교(교과심화학습,취미특기적성,여가선용,신앙성숙도모), 태권도 수업, 텃밭가꾸기, 국내체험학습(지리산종주,제주도탐방,역사유적탐방,국내성지순례,가나안농군학교,해병대병영체험), 해외체험학습(필리핀선교활동,중국의고구려문화체험,일본의백제문화체험), 독서학습(한달동안필독서10권을읽고독후감작성,토론발표수업진행) 등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김영우 목사는 “우리는 크리스천 엘리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80%의 대중을 이끄는 20%의 지도자급 기독교청지기를 양성, 배출하여 이 나라와 민족을 섬기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마음 사로잡았다

올해로 8년차를 맞은 공동체비전고등학교의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5회 졸업생을 배출한 현재, 졸업생 100%가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찾아 대학에 진학하였으며, 신실한 예배자로서 복음의 능력이 각자의 인생에서 아름답게 구현되는 삶을 살고자 힘쓰고 있다.

많은 기독교 대안학교들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학교는 2011년도 신입생 모집에 2.75배의 학생이 몰려 선발에 적잖은 고민(?)을 할 정도다.

특이한 것은 재학생이나 졸업생의 가족 지원이 많다는 점이다. 장현용 교장은 “신입생 중에 15%가 재학생 가족”이라면서 “학교에서 변화된 아이의 모습을 보고 학부모가 나머지 자녀를 보낼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의 학부모들처럼 자녀교육에 까다로운 부모는 없을 것이다. 자녀의 변화를 보고 또 다른 자녀를 보낼 정도로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크리스천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김영우 목사
이사장 김영우 목사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대안입니다. 어떤 경우, 어떤 상황에서도 대안은 있습니다.”

공동체비전고등학교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김영우 목사(서천읍교회)가 평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말이다. 세상은 아이들을 성적순으로 세우지만 이 학교에서는 가능성을 본다. 그리고 신앙으로 그 대안을 세워 나가고 있다.

“우리는 역량 있는 사람으로서 공동체적이고 헌신적인 삶을 살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헌신자란 어떤 사람인가요? 누군가에, 무엇인가에 몸과 마음을 바친 사람을 헌신자라 합니다. 결국 우리는 하나님께 심신을 드린 인물을 길러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혼자 잘하는 단독 플레이어가 아니라 함께 잘하는 팀 플레이어를 길러내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김영우 목사는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는 학교교육의 기능적인 면만을 강조해왔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능을 기능답게 만들어주는 가치관이라고 본다. 가치관 정립을 위해 정체성 파악, 기본교리 확립, 사고력 고양, 윤리의식 함양, 봉사 실천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복음적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으며 뚜렷한 소신과 건전한 비판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에 목표를 둔 세속적 가치관을 경계하고 봉사와 섬김을 추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경의 메시지입니다. ‘더 크게, 더 많이 섬기기 위하여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이런 저런 준비를 해야 되겠구나’라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면 공부가 재밌고 즐겁습니다.”

공교육 대안성과 함께 주일학교 대안성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미션스쿨이라 이름 하는 학교들조차 일주일에 예배 한 번 드리고 만다”면서 “특히 교육의 공급자인 교사들 중에도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이 태반이고 기독교적 사고방식의 훈련이 체계적으로 안 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기에 공동체비전고등학교처럼 기독교 대안교육 운동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가 꿈꾸는 학교는 우선 크리스천 엘리트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입니다. 소수이지만 대중을 이끄는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을 통해 교육과 가정, 사회 정치 경제 등 삶의 전 영역에서 복음은 하나님의 능력임을 드러내는 것에 목표를 정했습니다.”

 

휴대전화·게임 중독 “우린 몰라요”

‘5무 5유 운동’ 모범적 시행 ‘호응’

공동체비전고등학교에 들어서면 놀라는 것이 여럿 있다. 높은 담에 철조망까지 놓여 있는 일반 학교와는 달리 담장이 없다. 그만큼 학생들을 믿고 있다는 뜻이며, 아이들도 세상보다는 학교가 좋다는 의미다.

최근 정부에서 청소년 컴퓨터 게임 금지 법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 학교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예 컴퓨터 게임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시간에 친구들과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한다.

또한 이 학교에는 휴대폰도 없다. 단절된 세상에서 유일한 소통 기구가 휴대폰 문자이지만 공동체비전고등학교 학생들은 친구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하나 둘 쌓여 공동체성을 이룬다.

어디 이뿐이랴. 흡연과 음주, 폭력도 찾아볼 수 없다. 공동체비전고등학교는 2005년부터 ‘5무(無)’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설득하고 자리를 잡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5가지의 유해요소를 제거한 자리에 비전과 신앙, 인내, 실력, 봉사라는 ‘5유(有)’를 심고 있다. 김영우 목사는 “어떤 경우에도 대안은 있다”면서 “한국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하나님의 대안을 도입한다면 건강한 아이들로 기르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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