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제10회 세계칼빈학회 참관기 - ① 세계칼빈학회를 다녀와서

‘삶 밀착’ 칼빈신학 강연 늘어…종교개혁 문맥서 칼빈 연구 중요성 재확인
한국칼빈학회 대표단 확대 배정, 영향력 커져…‘화해’ 주제로 역사아픔 공유

▲ 세계칼빈학회에 참석한 신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칼빈신학을 목회현장과 사회상황에 결부해 연구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세계칼빈학회가 8월 22일부터 27일까지 남아공에서 열렸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세계칼빈학회는 전세계 칼빈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가장 권위있는 세계적 학술모임이다. 이번 세계칼빈학회에서 논의된 칼빈주의 및 개혁신학의 오늘날의 흐름을 4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 안인섭 교수(총신신대원 역사신학)
넬슨 만델라 대통령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2개월 전에는 ‘부부젤라’와 ‘자블라니’라는 말과 함께 월드컵 축구 경기로 전 세계인의 시선을 모았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번엔 전 세계 칼빈학자들이 그곳에 모여들었다. 제10회 세계 칼빈학회(International Congress on Calvin Research, 약자는 ICCR임)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학회는 2010년 8월 22일에서 27일까지 남아공의 불름폰테인(Bloemfontein)에 있는 프리스테이트 대학교(University of the Free State)에서 개최되었다. 16세기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이 학술대회는, 그 질적 수준과 규모 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와 최고의 학회로 정평이 나있다.

이 세계칼빈학회는 가장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칼빈 연구들이 발표됨으로 세계 칼빈 연구를 선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발표된 논문들 중에서 일부가 선정되어 <Papers of the International Congress on Calvin Research>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출판되고 있다. 필자는 4년 전부터 이 학회에 참석하고 있는데, 참 인상적인 것은 모든 논문이 발표되면 바로 이어서 영어, 화란어, 독일어 그리고 불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아무런 통역 없이 깊은 토론을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이 학회는 그 회원들의 구성이 다른 학회와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먼저 회장단이 전 세계에서 정해진 숫자의 회원들만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컨퍼런스 참여자가 선정된다는 점이다. 주로 유럽과 미국과 아시아, 그리고 그 외의 영역으로 나누어 참가자들이 초청되는데,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과 일본과 대만의 칼빈 학자들이 참여하였다. 한국은 지난 대회까지는 전 세계 100명 중에서 12명의 대표단을 배정받았는데, 올해부터는 13~15명 까지 확대됨으로 한국 칼빈 학회의 영향력이 크게 신장되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총신대학교의 박건택 교수와 필자(안인섭)를 비롯하여, 고신대, 횃불트리니티대, 장신대, 아세아연합신학대(ACTS), 한세대, 그리고 성서 유니온 등에 속한 칼빈 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세계칼빈학회의 주제는 남아공의 현실과도 잘 맞듯이 ‘화해(Reconciliation)’였다. 칼빈의 신학이 남아공과 같은 역사의 아픔과 고통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세계 칼빈 학자들이 모여서 연구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금번 세계칼빈학회는 11개의 주제 발제(Plenary paper)가 초청되었는데, 프리스테이트 대학교 강당에 모든 참석자들이 모여 심도 있게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남아공의 프리스테이트 대학교의 브리즈 교수(prof. dr. D. Britz)가 칼빈의 성경해석이 남아공 자유 투쟁에 미친 역할에 대해서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 칼빈대학교 헨리 미터 센터의 소장인 카린 막 교수(prof. dr Karin Maag) 의 2009년 세계 칼빈 연구 결과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그 이후, 독일 뮌스터 대학의 바인트커 교수(prof. dr. M. Beintker), 런던 신학교(London School of Theology)의 토니 레인 교수(prof. dr. Tony Lane), 화란 자유대학교의 에릭 더 부어 교수(prof. dr. Erik de Boer), 프랑스 출신의 선교사인 카이아얀(Ds. Eric Kayayan), 그리고 스위스 쮜리히 대학의 캄피 교수(prof. dr. Emidio Campi)의 발제가 뒤따랐다. 맨 마지막으로 아시아 지역 출신으로서 필자(dr. In-Sub Ahn)가 ‘칼빈의 설교에 나타난 화해의 신학(Calvin’s Theology of Reconciliation in Calvin’s Sermons)’에 대한 주제 강연을 발표함으로 대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위의 주제 발제 외에도, 세 개의 강의실로 나뉘어져 매우 깊이있고 흥미로운 25개의 세미나와 소논문 발표가 있었는데, 학자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참석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피터 릴백 총장(prof. dr. Peter Lillback)이나 화란 캄펜신학대학교(Protestant Theological University in Kampen)의 키른 교수(prof. dr. H. M. Kirn) 등 익히 알려진 저명한 신학자 뿐 아니라, 영국, 아일랜드, 남아공, 이탈리아, 핀란드, 헝가리 등 전 인종과 국가를 넘어 세계의 학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깊이 있는 칼빈 연구를 하는 모습은 필자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16세기 칼빈이 마치 지금 이곳에 살아나고 있는 듯했던 것이다.

이 세계칼빈학회는 매우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일 아침 8시 30분에 모여 먼저 간단한 찬양과 말씀 묵상의 시간을 가진 후에 바로 발제를 진행한다. 보통 오전에 2개의 주제 강연과, 한 개의 선택 소논문을 들은 후에, 그 자리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바로 이어서 다시 2개 정도의 소논문을 선택하여 강의를 경청하게 된다. 월요일은 저녁 식사 후에 총장 초청의 만찬도 있었다.

매우 인상적인 것은 개회 예배시 아프리카 언어와 춤으로 찬양하는 모습이었다. 칼빈을 연구하는 학술적인 대회에서 이처럼 흑인들이 그들의 언어로 하나님을 경배하는 모습은 참으로 깊은 감동을 주었다. 또한 수요일에 남아공 안에 있는 작은 나라인 레소토(Lesotho)의 모리자 신학교(Morija Theological Seminary)와 교회를 방문하여 학회를 진행한 것도 역시 감동적이었다. 극히 열악한 아프리카의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현지 흑인 목회자들의 환대와 사랑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목요일 저녁에는 남아프리카 천문대를 방문하여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낙조와 함께 드맑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특강을 듣고, 학자들 간에 깊은 사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번 학회를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국제적 칼빈 연구의 몇 가지 유익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는, 칼빈의 신학을 목회 현장이나 주변 배경과 결부해서 연구하는 것이 앞으로의 칼빈 연구에서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전체 11개의 주제 강연 중에서 절반이 넘는 6개가 교회와 삶의 현실과 관계해서 칼빈을 연구한 것이었다. 또한 25개의 세미나와 소논문들 중에서 7개나 영성이나 신앙과 삶의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둘째는, 칼빈을 종교개혁의 문맥에서 연구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3개의 주제 발제와 6개의 소논문이 칼빈을 동시대의 신학자와 비교하여 연구한 것이었다는 것이 함축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칼빈의 신학과 신앙고백서들과의 관계를 연구한 발표들도 많았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칼빈의 신학적인 정체성과 특징을 밝히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넷째는 칼빈과 그 이후의 관계를 고찰하는 논문들도 있었는데, 예를 들면 칼빈의 스페인 흔적, 칼빈의 일본 유산 등이 그것이다.
한국의 대표들은 이상과 같이 칼빈 신학의 향연이 주는 박찬 가슴을 품고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홍콩을 지나 20여 시간을 날아서 한국에 도착했다. 비록 남아공의 늦겨울 추위나, 한국 한여름의 푹푹 찌는 무더위도, 전 세계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그리스도의 통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학자들의 열정과 헌신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교회의 신학자 (Doctor Ecclesiae) 칼빈의 신학과 사상이 전 세계에 전파되어 하나님의 영광이 이 땅에 충만할 그 날을 대망하며 깊은 새벽에 글을 맺는다.

 

 

▲ 헤르만 셀더하위스(세계칼빈학회 회장)
“세계칼빈학회는 약 35년 전에 칼빈연구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매 4년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를 순회하면서 대회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세계칼빈학회를 개최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합니다.”

“세계칼빈학회는 약 35년 전에 칼빈연구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매 4년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를 순회하면서 대회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세계칼빈학회를 개최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합니다.”

 

“세계칼빈학회는 약 35년 전에 칼빈연구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매 4년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를 순회하면서 대회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세계칼빈학회를 개최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합니다.”

 

“세계칼빈학회는 약 35년 전에 칼빈연구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매 4년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를 순회하면서 대회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세계칼빈학회를 개최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합니다.”

 

“세계칼빈학회는 약 35년 전에 칼빈연구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매 4년마다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를 순회하면서 대회를 갖고 있는데 이번에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세계칼빈학회를 개최하게 되어 뜻 깊게 생각합니다.”

 

세계칼빈학회 회장 헤르만 셀더하위스 박사(prof. dr. Herman Selderhuis)는 “아프리카 개최는 그만큼 칼빈신학이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신학자들이 칼빈신학의 발전과 전파에 더 많이 기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셀더하위스 박사는 화란 아펠도른 신학대학교 교수이며,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위해서 유럽과 미국과 아시아의 네트워킹을 이루는 ‘리포 500(Refo 500)’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세계적인 칼빈주의자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제10회 세계칼빈학회에서는 최신의 칼빈연구의 동향과 방향이 발표되고 토의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칼빈신학의 이정표를 세우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셀더하위스 박사는 또 “칼빈학회는 소장 학자들과 노장 학자들이 고루 참여해 동등한 자격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소신을 가지고 학문적 성과를 나눔으로 신구간의 장단점을 나누고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세계칼빈학회는 수많은 학술논문들이 발표되는 회의의 연속이지만 전 세계 칼빈학자들의 교제와 나눔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해 간다는 의미도 있다. 칼빈학회는 매 대회때마다 25~30개국에서 80~100여명의 학자들만을 초청해 멤버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셀더하위스 박사는 “한국교회와 신학의 진보에 큰 감명을 받고 있다”면서 “향후 한국교회가 칼빈신학의 전통 위에 더욱 굳건히 세워지기를 기도하며 칼빈신학 발전에 더 많은 기여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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