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군 목사(천호 동원교회)
현재 우리 교단이 시행하고 있는 제비뽑기 선거제도에 대해 여러 교단과 기독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리 교단이 제비뽑기 제도를 결의하고 시행할 때 여러 교단에 신선한 도전과 자극을 주었고 우리 교단을 본받으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시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우리 교단에서 제비뽑기 제도에 대한 확고부동한 결의를 보여 준다면 한국교회의 브랜드를 높이고 장로회 장자 교단으로 한국교회의 영적 리더의 참 모습을 보여 줄 것입니다.
 
총회 헌법에 결코 위배되지 아니 한다.
총회 헌법 정치 제10장 노회, 제11장 대회, 제12장 총회는 투표에 대한 규정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가 법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총회 헌법에 투표에 대한 규정은 정치 제13장 장로 집사 선거 및 임직, 제1조 선거 방법에서 지교회의 장로, 집사를 세우는 일에 있어 투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치리 장로와 집사는 공동의회 규칙에 의하여 선거하되 투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한다.”
만일 총회 헌법 정치 제13장 제1조 장로 집사 선거 및 임직에 근거하여 총회도 직선제(후보자를 기명하는 투표)를 주장한다면 총회장도 투표 2/3를 얻은 자로 함이 헌법의 원리에 맞을 것이며, 법 적용의 공평성 원리에 맞는다고 하겠습니다.

정치 제1장 원리 제6조 직원 선거권에서 “교회 직원의 성격과 자격과 권한과 선거와 위임하는 규례는 성경에 기록되었으니 어느 회에서든지 그 직원을 선정하는 권한은 그 회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바 총회는 총회 임원선거 규칙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므로 이는 합법한 일입니다.

제비뽑기는 성경의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선한 이성과 바른 양심의 원리를 따라 후보자에 대한 기명 투표를 해야지 구슬을 뽑아 총회장을 세우는 일은 무당식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한 이성과 양심이 금권 앞에 그 기능과 역할을 못하고 양심을 버리고 이성을 혼탁하게 하고 있습니다. 투표든, 제비뽑기를 하든 그 모임의 덕과 유익함을 구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부여하신 지혜를 따라 모든 사람의 덕과 유익을 구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적입니다.

세상 정치는 힘의 논리가 적용됩니다. 힘을 가진 자가 권력을 잡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힘에 의해서 투표란 방법을 선택합니다.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세상 나라의 통치 원리 방법으로 교회가 세속적인 방법을 좇아 힘의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제비뽑기는 성경의 말씀대로 당을 짓지 아니하며, 분열을 막으며, 자신의 정치적 힘으로 높아지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총회를 농단하려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는 절실한 의지의 표현으로 가장 합당한 신앙적 방법입니다.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방법이다.
민주주의의 반대되는 말은 독재입니다. 투표야말로 투표를 통해 총회 주도권을 잡고 총회를 농단하려는 몇몇 사람들의 생각, 이것은 곧 독재하겠다는 의식으로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비뽑기 선거는 민주적인 절차를 따라 합의하여 총회 총대들 대다수의 결의에 의해 시행되고 있으므로 이는 가장 민주주의 방법에 따른 것입니다. 장로교 민주정치가 반드시 후보자에 대한 기명 투표만을 합법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금권 선거를 예방하는 최선의 길이다.
사람이 만든 모든 제도와 법은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다 해도 그 법을 적용하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법에는 성문법과 불문법이 있고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이같은 점에서 제비뽑기는 선거 방법 가운데 문제점이 가장 적고 정직한 선거를 위해, 금권선거를 막는 일에 가장 뛰어난 방법입니다.

인물난에 대한 일은 문제제기가 될 수 없다.
후보자에 대한 기명 투표는 인물, 능력 중심보다는 정치 계보, 학연, 지연에 따라 권리가 행사되므로 인물다운 인물이 선출되지 못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본 총회의 정체성과 리더십의 문제는 후보자의 칼빈주의 개혁신앙에 대한 검증과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시행한다면 해결될 문제로 그 해결 방안이 선거 방법에 있지 않습니다.

주류와 비주류로 분열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총회 안에 투표를 통해 힘의 논리가 적용될 때에 총회는 과거와 같은 주류(당권파), 비주류(비당권파)의 문제가 발생되게 될 것입니다. 총회 안에 민족의 고질병인 지방색 문제가 크게 나타나게 될 것이며, 총회 안에 당을 짓는 일이 나타나게 됨은 자명한 일입니다. 이것이 성경적입니까?

이제 제비뽑기 선거 방법을 타락 금권선거를 막기 위한 차선책이란 생각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스스로 택하지도 못하는 부끄러운 일이란 부정적 생각을 버리고 제비뽑기 선거는 세상에서 권력을 잡기 위해 벌이는 힘의 논리가 아니라 후보자 사이에 세속적인 힘의 대결을 피하고 서로 양보하는 덕의 표현이란 긍정적 생각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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