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 ‘대중적 창조론’강조하는 창조신학연구소 조덕영 소장

‘과학적으로도 옳다’ 주장 반복보다 삶의 전 영역서 연구·전파해야

▲ 조덕영 소장(창조신학연구소)
국내에서 창조론을 연구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 창조신앙은 유일신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신학적 화두이지만 신학적 논의도 활발하지 않다. 다만 창조가 과학적으로도 옳다는 주장이 교회의 관심을 끌어왔다. 더불어 ‘창조=과학’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으며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창조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난해하다는 생각이 퍼져왔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고 ‘대중적 창조론’을 부르짖으며 창조론 신앙을 전 학문과 삶의 영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나선 학자가 있다. <편집자 주>

국내에서 창조론을 연구하는 기관은 거의 없다. 창조신앙은 유일신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신학적 화두이지만 신학적 논의도 활발하지 않다. 다만 창조가 과학적으로도 옳다는 주장이 교회의 관심을 끌어왔다. 더불어 ‘창조=과학’이라는 인식이 형성됐으며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창조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난해하다는 생각이 퍼져왔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고 ‘대중적 창조론’을 부르짖으며 창조론 신앙을 전 학문과 삶의 영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나선 학자가 있다. <편집자 주>

 

창조신학연구소 조덕영 소장은 한국창조과학회 전 대표간사와 <창조>지 편집인 등을 지냈으며 창조론과 관련된 20여종의 책을 써낸 창조론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올해 1월 <창조신학연구소>를 설립해 “창조론을 과학에만 묶어 놓으면 안 된다”면서 “이제 창조론은 과학 신학 인문학 등 제반 학문영역에서 전문가들이 각각, 그리고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조 박사에 따르면 그동안의 창조론은 변증과 호교 운동에 머물러 왔다. 1980년대부터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창조과학운동은 진화론의 허점을 소개하고 그 대안으로 창조가 더 과학적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이는 한국교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창조가 과학적으로도 옳다”는 믿음을 심어, 교회성장에 일조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다는 것이 조소장의 생각이다. 첫째 논란이 있는 창조기사에 대해 근본주의적 측면에서 확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창조신앙을 과학의 판결 아래에 두는 주객이 전도된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주제가 지구 연대 6000년 설에 대한 논란이다. 일부 창조론자들은 지구 연대를 소위 ‘젊게’ 보고 있다. 즉 창세기 1장의 지구창조가 6일(1일은 24시간으로 계산)간 이뤄졌다고 여긴다. 또 성경의 인물들의 나이를 계산해 볼 때 지구가 창조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6000년 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신학계는 창세기 초반부의 날의 기간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반드시 날을 24시간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일수도 있고, 매우 오랜 시간일 수도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조덕영 소장은 “복음주의 신학자들 가운데 프란시스 쉐퍼, 알래스터 맥그라스 같은 분들도 6000년설을 반대했다”면서 “성경이 명확히 밝히지 않은 지구연대 문제를 한가지로만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자적 해석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한 번의 격변에 의해 지층이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과학자들 중에는 오늘날의 지층의 대부분은 창세기 7장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때 단번에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진화론에서는 동일과정설을 주장하고 있다. 지층은 오랜 시간에 걸쳐 대체적으로 일정하게 쌓여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창조론 학자들 가운데는 양자를 절충해서 설명하는 이들도 나오는 등 논란이 많다. 이에 대해 조덕영 소장은 “개인적인 소신은 격변에 가까우나 전문학자들에게 규명을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역시 이 문제도 성경에 직접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아디아포라’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물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그것은 생물학적 진화, 소위 대진화라고 불리는 종간 변이는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종내 변이는 가능하지만 종을 뛰어넘는 변이는 창조신앙에 맞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창조가 과학으로 규명이 가능하다는 그동안의 시각은 창조론을 학문적인 측면에서만 생각하도록 해왔다는 점이다. “창조를 과학에만 묶으면 어떻게 합니까. 과학이란 반증이 가능해야 하는 학문인데, 창조를 어떻게 반증합니까?”

조소장은 “‘창조’와 ‘과학’은 단어 자체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창조신앙 또는 창조론은 어떤 특정 학문 분야에 제한되어서는 안 되며 과학 인문 신학 환경 사회운동 등 전 영역에 전파되어야 할 중요한 신앙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창조신앙 전파 운동은 요즘과 같이 지식이 발달한 시대에도 적합하다고 그는 말했다. “지금은 관심만 있으면 디지털 자료를 이용해 창조와 진화론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호교론적 차원에서 창조가 과학적으로 옳다는 주장만 반복한다기 보다 어떻게 창조신앙을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어야 합니다.”

조소장은 이러한 신념을 전파하기 위해 <창조과학연구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다수의 아티클 제공하고 있으며, ‘창조론 오픈포럼’(발기인:양승훈 박희주, 박해경, 안명준, 조덕영 등)을 설립하고 주도하고 있다. 창조론 오픈포럼은 1년에 두 차례 열리는데 창조과학자들로 제한된 것이 아니라 기독과학철학자, 조직신학자, 구약학자, 과학자, 목회자와 교사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오픈포럼에서 자신들이 연구한 창조론에 대한 논문들을 발표하고 창조신앙을 이론화하고 전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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