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 신진학자에게 듣는다 (5) 김용준 박사

정통교리 올바른 해석 부재, 재구성 통한 무분별 수용 심해

▲ 김용준 교수
총신신대원에서 조직신학을 강의하고 있는 김용준 박사는 교부, 특히 동방교부들의 삼위일체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남아공 프레토리아에서 ‘20세기를 선도한 개신교 신학자들의 삼위일체 교리의 재생산에 대한 개혁주의적 평가’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논문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현대의 르네상스라고 까지 일컬어지는 삼위일체 신학의 붐에 대한 개혁 신학적 조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논문에서는 많은 현대 신학자들(독일 신학자인 바르트, 몰트만, 융엘, 판넨베르그다)이 삼위일체를 강조함으로써 자신들의 신학적인 해석의 원리로 사용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그러나 김 박사는 ‘과연 이들의 삼위일체 신학이 바른 신학이냐’라는 의문을 품는다. 김 박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니케아 삼위일체 신학의 선구자들인 아타나시우스, 갑바도기아 세 신학자들(바실,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 닛사의 그레고리)의 삼위일체 신학을 다시금 재조명함으로써 정통신학의 이해를 기초로 해서 현대신학의 문제를 다뤄나갔다. 김 박사는 정통신학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개혁신학자들(칼빈, 바빙크, 벌코프)이 수행한 교부들의 삼위일체에 대한 해석이 현대 신학자들(위에서 언급한 네 사람)의 해석보다 정당성을 가지며, 현대 신학자들의 해석은 정통신학이 의미하고 있는 바에서 벗어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신학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인간의 구원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만유재신론을 기초로 해서 하나님을 인간 세계 내로 끄집어들이는 인간화의 실현으로부터 그들의 신학을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신학의 근간은 유일 기독론(인간 예수에 대한 강조-아래로부터)과 사회적 공동체로서 교회(사회 공동체로서의 삼위일체 교리), 사회구원, 정통교리에 대한 거부(예를 들어, 하나님의 수난성에 대한 수용, 유신론 비판)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의 논문은 1부 교부들의 삼위일체, 2부 현대 신학자들의 삼위일체, 3부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결론에는 개혁주의 신학 입장에서 현대신학을 비판하는 과정과 현대 교회에서 있어서 실천적인 적용을 다루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대신학의 삼위일체 신학은 정통 교리를 자신들의 신학적인 방법론과 전제들을 통해서 재구성해 내고 있을 뿐, 바른 삼위일체 신학을 전개해 나가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대신학의 이같은 삼위일체 신학적 태도는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무관심 또는 잘못된 모델을 수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현대 신학자들의 삼위일체 모델 교회론(판넨데이즘에 근거한)에 열광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회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음을 김 박사는 지적했다. 즉 인간 구원에 대한 문제에서 사회 구원과 인간관계의 문제로 잘못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김 박사의 논문은 개혁주의 신학의 입장에서 현대 신학자들의 삼위일체를 해석하고 비판하는 글들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특히 바르트, 몰트만, 융엘, 판넨베르크의 신학을 개혁주의 신학의 입장에서 교부들과 비교하고 무엇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는가를 비평한 글은 거의 없었다. 김 박사는 “삼위일체 신학의 원류인 교부들의 신학에 대한 바른 해석의 부재는 곧바로 현대신학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또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교리 천대의 분위기와 맞물려서 ‘새로움에 대한 동경’ 때문에 우리 한국교회(특히 합동)가 지켜야할 신학과 신앙고백을 현대신학의 잘못된 이해에 빼앗겨 버리고 말았다”면서 “논문을 통해 한국교회가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신앙으로 돌아오도록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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