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신진학자에게 듣는다 ④ 이상일 박사

팔레스타인은 이중 언어 지역 … 단일방향적 가설 근거 흐려져

 

▲ 이상일 목사
이상일 박사는 학문과 실천을 균형 있게 추구하려는 신진학자라고 할 수 있다. 총신신대원과 웨스트민스터 신대원에서 <역사적 예수>, <신약성경 배경사> 등 신약학 강의를 하면서, 청년사역 멘토 네크워크 ‘느티나무’ 사무총장과 ‘윌버포스 기도회’ 간사로 사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ISF’(International Student Fellowship)란 단체를 설립하고 현재 이사로 섬기고 있다.

이 박사는 영국 더럼(Durham)대학교에서 로런 스튜컨부르크 교수의 지도 아래 ‘예수 전승과 복음서 전승의 양방향적 전달: 이중 언어적 환경’로 학위를 마쳤다. 논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난 200년 동안 복음서 연구는 세 가지 전제 위에서 비평학자들에 의해서 진행되어 왔다. 즉, 예수 전승과 복음서 전승이 세 가지 측면에서 단일 방향적으로만 전달되었다: 첫째, 지리적 단일방향성 가설로 유대-팔레스타인 전승에서 헬레니스틱 전승으로, 둘째, 양식적 단일방향성 가설로 구두 전승에서 기록 전승으로, 셋째, 언어적 단일방향성 가설로 아람어에서 헬라어로 단일 방향적으로만 예수 전승과 복음서 전승이 전달되었다고 가정해왔다. 이러한 세 가지 단일방향성 가설의 근거 위에서 유대-팔레스타인 전승, 구두 전승, 아람어 전승은 헬레니스틱 전승, 기록 전승, 헬라어 전승보다 초기 전승이며 보다 원본에 가까운 전승으로 간주해왔다. 그 결과, 보다 유대적이고, 보다 구두적이고, 보다 아람어적인 전승을 신약성경에서 찾아냄으로써 역사적 예수 문제, 공관복음서 문제, 기독론의 발전, 자료비평, 본문비평, 양식비평, 문학비평과 관련된 논의들의 판단 기준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1세기 팔레스타인의 유대교가 헬레니스틱 유대교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주장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지리적 단일방향성 가설은 폐기되어야 한다. 둘째로, 고대에는 문맹률이 90%가 넘었고, 고대의 기록물은 듣기 위해 기록되었다 점에서 구두 전승에서 기록 전승으로 단일 방향적으로만 전승되었다기 보다는 기록물이 재구두화되었고, 재구두화된 것은 다시 재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양식적 단일방향성 가설도 근거가 낮다. 셋째, 일세기 근동 아시아와 팔레스타인이 아람어와 헬라어가 둘 다 사용된 이중 언어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언어적 단일 방향성 가설이 근거가 약해지고 있다.

필자는 고고학, 금석학, 언어학, 주석적인 근거들을 제시함으로써 일세기 팔레스타인과 근동 아시아가 이중 언어 지역이었음을 제안함으로써 언어적으로 양방향 적으로 전달되었다고 제안한다. 지리적인, 양식적인, 언어적인 단일방향성 보다는 양방향성 가설이 보다 있음직한 가설임을 제시한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양방향적 전승 이론의 전제 위에서 통사론, 음운론, 의미론의 예를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통하여 제시했다. 통사론의 경우, 셈어적 용법이나 칠십인경적 용법으로 간주되어오던 용법들이 헬라어 자체의 언어 변화임을 제시하였다. 음운론의 경우, 음역된 단어들의 이형들이 단순한 변이형이라고 제안함으로써 본문이 오염되었다고 주장해왔던 비평적인 입장들을 재 비평함으로써 헬라어 성경 자체의 권위를 높였다. 의미론에서도 아람어로 된 단어나 문장들과 관련하여 저자의 문학적 의도를 밝힘으로써 전통적인 양식비평가들의 입장을 반박하였다. 그럼으로써, 비평학자들이 지난 200년 동안 복음서의 권위를 깎아내리는데 사용했던 역사비평과 문학비평의 이론들을 양방향적 전승 이론으로 재 비평함으로써 복음서 연구와 관련하여 복음주의 학계에서 견지하고 있는 입장이 오히려 더욱 근거가 있는 이론들임을 뒷받침한다.”

이박사의 논문은 역사 비평적 방법을, 복음주의적 입장을 훼손함이 없이 오히려 복음주의적 입장을 굳건히 하는데 사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때문에 그의 논문은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약학 저널 중 하나인 <ZNW(신약학과 고대교회학 저널)>의 단행본 시리즈인 <BZNW>에서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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