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안목 없는 ‘사후약방문식’ 프로그램 도입은 무의미
‘평생교육’ 전문성 살릴 ‘가정사역위’ 구성부터 시작해야

 

‘교회는 가정 사역에 대한 목회철학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희망은 없다.’

과거 가정 사역 선교단체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던 가정 문제에 대해 신학단체들이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신학단체들은 최근 속속 세미나를 열어 교회가 가정 문제를 소홀히 하고 교회성장만을 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하고, 가정을 중시하는 목회적 틀을 새롭게 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개혁주의목회상담학회(회장:오태균 목사)가 6월 7일 총신대 종합관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여한구 교수(국제신대)는 “목회적 관점에서 가정 사역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와 같이 특정한 시기에 몇몇 특별한 가정 사역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 최근 신학계가 교회성장 회복의 대안으로 가정사역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개혁주의목회상담학회 학술세미나 모습.
여교수는 기존 교회 가정 사역의 문제를 ‘사후약방문식 대처’라고 꼬집었다. “교회는 그동안 가정 문제를 금기영역으로 보고 문제 노출 이후에야 개입하는 식으로 대처해왔다”. 또 그는 전체적인 안목이 없이 좋다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그때그때 진행함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버지학교든 부부학교든 그 자체만으로는 장점과 한계가 있다. 목회적 방침을 먼저 세우고 그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을 해야 하는데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시행해봤자 큰 도움이 안 된다.”

여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목회자의 가정 사역에 대한 목회철학의 수립과 교회내 가정사역위원회의 구성이다. 가정사역위원회는 성인기의 성도만을 대상으로 사역해서는 안 되며 태교 및 출산부터 노년까지 평생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에 맞는 교육과 상담이 실시하도록 배려할 때 목회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국교계 내의 가정 사역 단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교회는 1900년대 초부터 축첩제도 폐지, 전쟁고아와 미망인 구호, 혼인신고운동 등을 통해 사회적 차원의 가정회복운동을 선도했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후반에는 성격이 변해 상담위주의 전문 가정 사역기관들이 생겨나 기독교 가정운동의 제2기를 형성했다. 그 결과 현재 10여개 이상의 가정사역기관이 있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도 2006년 가정사역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개교회별로 상담사역이 진행되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다.

그러나 숫자는 늘어났지만 그 성과는 숫자에 비해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교수는 그 이유를 목회적 관심 및 지원의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교회는 눈에 띄지 않는 가정사역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눈에 보이는 전도관련 연구나 각종 사역 등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가정 사역기관들도 가정 문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내적 치유나 상담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므로 전문화가 심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교수는 이러한 모습으로는 날이 갈수록 피폐화되는 가정의 문제를 치유하는데 역부족이라면서 “목회자의 명확한 철학적 기반과 신앙고백을 전제로 가정 사역을 목회의 핵심 사역으로 속히 끌어안으라”고 강조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은준관 박사)가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소망수양관에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어린이 사역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제된 논문 중 특이한 것은 ‘어린이교회 체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역시 목회자들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조은하 교수(목원대학교)는 “교회학교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학교식 신앙교육으로는 안 된다”면서 “신앙공동체 양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교수는 “주일학교가 아니라 ‘어린이(청소년) 교회’를 세워야 한다”면서 “어린이 교회를 통해 기존의 교사 중심에서 교사와 어린이 공동참여, 교재와 프로그램 중심에서 교실교육과 소그룹 참여를 통한 경험의 공유를 꾀하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교회학교 어린이의 숫자가 개신교 전체교인 감소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심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양금희 교수(장신대)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 개신교 인구가 876만336명에서 861만6438명으로 하락되는 동안, 주일학교 아동 수는 93만6614명에서 88만7360명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일학교 아동의 숫자는 1995년 전체 교인수의 10.69%를 차지하던 데서 2005년에는 10.29%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또 전국 아동 수에서 개신교 아동이 차지하는 비율도 1995년에 전국 아동수 390만6591명 중 개신교 아동이 93만6614명(23.98%)이었는데 비해 2005년에는 전국 아동 수는 403만13명 중 개신교 아동은 88만7360명(22.02%)으로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교수는 이어 주일학교 교역자들과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제시했는데 양자가 생각하는 주교 쇠퇴의 원인이 다른 것이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역자들은 교사들의 열심부족을, 교사들은 프로그램 부족을 제1의 문제로 꼽았다. 향후 주교교육 활성화 차원에서 진솔한 대화와 대안모색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회장:안경승 목사)도 5월 29일 한국성서대에서 ‘기독교 상담과 청소년’을 주제로 논문발표회를 갖고 청소년기의 분노 조절 문제를 기독교 상담학적 접근을 통해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교회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실천신대 총장 은준관 박사는 “이제는 교회교육의 부흥은 한국기독교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기에 한국교회가 무엇보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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