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0% 취약계층 의무 채용…이윤 3분의 2는 지역 재투자

▲ 콩세알 나눔센터 가족들이 잠시 일손을 멈추고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앞 줄 왼쪽 두번째가 서정훈 목사.
인천시 강화군 민통선 안 청정지역에는 사회적 기업 <콩세알 나눔센터(대표:서정훈 목사)>가 자리 잡고 있다. 나눔센터는 2만여 평의 너른 대지 위에 논농사, 밭농사, 과수원 등을 짓고 그 생산물을 가공해서 ‘콩세알’이란 상표로 두부, 순두부, 콩국물, 묵 등을 유통하고 있다.

콩세알을 운영하고 있는 이는 감리교단에 속한 서정훈 목사(45세)다. 서 목사는 신학생 시절부터 농촌문제에 관심을 갖고 생태신학적 관점에서 대학원 논문을 쓰기도 했다. 또 신대원 졸업반때 감리교 농도생협에 들어가 도농직거래 사업에 참여했다. 직접 차량을 끌고 방방곡곡을 다니며 직거래 사업을 펼쳤고 생협과 조합을 만드는 일도 했다.

그러다가 2000년 부친의 소천을 계기로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게 되면서 농촌신앙공동체를 이루겠다는 꿈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5년여 동안 농사에 매진했으며 농민회 활동 등을 통해 인간관계를 다져갔다. 2005년 서 목사는 드디어 <콩세알 나눔센터>(처음에는 ‘일벗생산공동체’)를 발족시켰으며 동시에 강화읍에 ‘일벗교회’를 세웠다.

콩세알은 현재 27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연 매출 8억여 원을 기록하는 내실 있는 기업이 됐다. 또 사회적 기업으로서 전체 직원의 30% 이상을 취약계층 가운데 의무적으로 채용하고, 이윤의 2/3 이상을 다시 지역사회와 취약계층 지원에 재투자하고 있다.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전보다 인건비 지원액도 축소됐고 그나마 올해 11월이면 정부 지원금도 끊깁니다. 매출을 더 신장시켜야 지원금 중단 후에도 이윤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강화읍에 유기농 밥집을 만들었고, 학교 급식 납품을 성사시키는 등 무진 애쓰고 있습니다.”

서 목사는 1주일에 6일은 콩세알 나눔센터 운영에 매진하고 주일날은 예배당에 가서 설교를 하는 식으로 사역하고 있다. 교회로부터는 사례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나눔센터와 교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겠다는 생각도 있으나 거리적으로나, 일의 성격상 나눔센터 직원들이 일벗교회에 출석하는 이는 매우 적다. 일벗교회는 교회 나름대로 대안교회를 표방하면서 소신을 가지고 목회를 하고 있다. 동시에 콩세알 나눔센터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키워가면서 유기농법과 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피폐해진 농어촌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서 목사처럼 농업생산공동체를 운영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서 목사는 어려서 농사를 지은 경험도 있고,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농지도 있고, 신학생시절부터 계속해서 사역을 준비하고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또 모든 목회자가 서 목사처럼 기업을 운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서 목사에게 농촌목회의 자세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 전통적 방식으로 목회를 하는 분들이 저처럼 농사를 짓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농촌목회를 도시로 가기 위한 거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농촌사람들과 함께 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하나님께서 필요한 방법을 찾게 해 주실 것입니다.”

서 목사는 “농촌에 비전을 가진 이가 농촌에 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교단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교단에서 경제적인 지원 뿐 아니라 농촌에 비전을 가진 목회자를 양성하기 위한 훈련 기관을 설립하는 등, 정주목회의 개념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콩세알의 뜻은 무엇일까? 예로부터 우리 농부들은 콩을 심을 때 땅에 구멍을 파서 세알씩 넣고 묻었다. 한 알은 벌레나 새가 먹도록 하기 위해, 한 알은 이웃과 나눠 먹기 위해, 마지막 한 알은 농부가 먹기 위해서였다. <콩세알 나눔센터>는 그 이름처럼 씨앗을 심는 농부의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농산물을 가공하고, 그 가공품으로 착한 밥상을 차려 이웃과 함께 나누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www.kong3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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