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농법 등 대안 제시 했던 과거 비해 ‘후퇴’
미자립교회 지원 대책 수립은 그나마 고무적

1996년 제81회기부터 지난해까지 15년 분량의 총회 보고서와 총회회의록 및 요람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충격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농어촌교회를 위한 정책은 계속 퇴보했다. 질과 양 모든 면에서 ‘퇴보’했다.

특히 2000년대가 시작된 87, 88회기 이후 총회의 농어촌 정책은 ‘정책’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총회의 가장 큰 문제는 농어촌교회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해주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5년 동안 농어촌부의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세미나 미자립교회지원 수양회 세 가지 뿐이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수양회. 총회예산과 후원금을 합쳐 농어촌부가 사용하는 결산의 60% 이상이 사용된다. 그나마 비전을 제시하는 행사는 세미나다. 그러나 세미나 역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과거보다 전문성과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4년 전인 1996∼7년 제81회기 농어촌부 세미나를 살펴보자. 제81회기 농어촌부는 3박4일 동안 소망수양관에서 ‘농어촌 교역자 및 지도자 세미나’를 개최했다. 당시 농어촌부는 농촌교회 살리기(정인걸 박사) 유기농업을 통한 지역복음화(김철환 목사) 시대가 요구하는 농촌 목회자상(김범일 장로) 21세기 환경보존 농업과 비전(원경선 선생) 농산물 가공식품기술 개발(이원종 교수) 농촌 특수전도와 자립방안(문종복 목사) 선진국 농업과 성공사례(엄태성 목사) 등 무려 11개의 전문 강좌를 마련했다.

 강의가 끝나면 토의시간과 목회상담, 간담회 시간을 배치해 참석자들이 강사에게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배는 개회예배와 폐회예배 두 차례 뿐이었고, 새벽에도 특별 강의를 진행해 세미나의 목적을 충분히 살렸다.

▲ 총회 농어촌교회 정책은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현장성이 떨어져 실제 도움이 안되고 있으며, 미래 농어촌 사역을 위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3회기 농어촌부 주최 자활자립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10년 후 농어촌부는 어떻게 변했을까? 2006∼7년 제91회기 농어촌부 역시 ‘농어촌 교역자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열린 세미나는 첫날 개회예배에 이어 농어촌 선교에 대한 문제점과 제안(김기중 목사) 목회자 건강관리(황수관 박사) 저녁영성훈련(변우상 목사), 둘째날 새벽영성훈련(변우상 목사) 농어촌교회 성공사례(이춘식 목사) 전도와 새신자 목회(김기남 목사) 저녁영성훈련(민찬기 목사), 그리고 마지막날 새벽영성훈련에 이어 상담과 심방(류성훈 목사) 목회자 가정생활(안정은 목사) 강의로 진행됐다.

81회기 농어촌부는 농어촌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농어촌 지역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교회부흥과 전도방법만 강의한 것이 아니라, 농촌이 발전하기 위한 농법과 농업경영을 제시했다. 또 교회가 앞서가는 선진국의 농업을 배워서 지역 농민들에게 전파하고 가르치도록 했다. 최근에야 교회에서 주목하는 환경보존과 유기농업을 이미 14년 전 농어촌부는 준비했다. 지금의 총회, 농어촌부와 비교하면 어떠한가?

그나마 최근 총회가 농어촌 미자립 교회를 위해 최저생활비 지원 대책을 세우는 것은 고무적이다.
최저생활비 지원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87회기였고, 이후 총회는 해마다 지원기금을 모아왔다. 지난 94회 총회는 지원을 공식 결정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시행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특별위원회는 애초 “3월 전후로 노회 당 한 두 개 미자립교회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시행방법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오는 제95회 총회에서 시행방법이 결정돼 하루빨리 농어촌 교역자 가정을 위한 최저생활비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외에도 총회가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은 다양하다. ▲농어촌 목회자 자녀가 총신대학교나 총신신학대학원 목회대학원 등에 진학하면 등록금을 감면해 주는 정책 ▲도시 자립 교회가 농어촌 미자립 교회 한 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공하는 정책 ▲서울을 비롯해 지방 광역시의 대형 교회들과 연계해 농어촌 교역자 자녀를 위한 학사를 설립하는 정책 ▲농어촌 사역에 비전을 갖고 있는 목회자후보생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 ▲농어업 전문가와 함께 교회 중심의 지역개발 방안 연구 등 실제적인 정책을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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