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 미래목회포럼 ‘WCC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박명수 교수…신학 급진성·사상 편향성 WCC 역사가 증명
문병호 교수…‘완전한 가시적 일치’ 추구, 교회론 문제 커
박성원 교수…사회선교 뿐 아니라 전도·교육에도 관심

미래목회포럼(대표:김인환 목사)이 3월 25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교회, WCC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민감한 주제를 가지고 정기포럼을 개최했다. 주요 발제 및 발언자들의 의견을 요약, 소개한다.<편집자 주>

■에큐메니컬 운동과 복음주의

WCC와 한국사회와의 관계는 냉전체제라는 범주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곧바로 이념전쟁으로 들어갔고 한국 기독교인들은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사회가 더 나은 사회라는 확신을 가졌다. 그런데 WCC 역사를 보면 뉴델리 대회에서 공산권국가 교회들이 대거 참여했고 이것은 WCC로 하여금 보다 적극적으로 공산주의를 용인하도록 만들었다. 소련의 경우,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WCC가 즉각 철수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을 방해했다. WCC는 또한 1960년대 들어서 마르크시즘에 근거한 해방신학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이것은 특별히 제3세계 국가들이 WCC에 가입하면서 가속화됐다. 제 3세계 국가들은 서구자본주의 국가들과 투쟁함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았다. WCC는 이와 맥을 같이해 혁명의 신학을 가지고 친 서방국가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야기했다.

종교다원주의 및 타종교와 대화는 1961년 뉴델리대회부터 시작해, WCC는 구원에 대한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양보하기 시작했다. 1981년에 나온 WCC의 가장 복음적이라고 불리는 문서인 ‘선교와 전도:에큐메니컬 확언’조차도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자라는 것을 주장할 신학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WCC 계열의 학자들은 이후 다른 구원의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익명의 그리스도인 등의 주장을 했다. WCC가 이처럼 타종교와 대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종교간 평화에 있다. 그러나 복음주의는 종교간 갈등의 해법으로 정교 분리를 주장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처럼 WCC가 복음전도를 소홀히 하는 또한 이유는 구원을 (가난과 독재에서) 인간해방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WCC가 2013년 대회에 복음적인 한국교회를 참여시키기 원한다면 지금까지 노선이 진보적이었으며 냉전시대 종식과 더불어 잘못된 길을 걸어왔음을 반성하고 복음주의적 방향으로 가려하니 복음주의권이 힘을 보태 달라고 해야 한다. 특별히 이것은 WCC 대회를 한국에 유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통합측이 해야 한다.

■비성경적 반교리적:WCC의 가시적 교회일치론 비판

(총신신대원)
WCC는 교회의 본질을 호도하고 교리를 넘어서는 가시적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편향된 협의회적 교제(conciliar fellowship)를 추구한다. WCC는 비가시적 교회의 일치 개념을 가시적 교회에 여과 없이 적용시킴으로써 이미 지상 교회의 연합이 주어진 것으로 여긴다. 그리하여 연합과 일치를 위한 노력은 단지 이미 이루어진 것을 이루어가는 명분 표출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는 제3차 뉴델리총회에서 입장이 확인된 바이고 이후 총회에서도 교리를 불문하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 즉 ‘완전한 가시적 일치(full visible unity)’가 목표임을 분명히 선포했다.

WCC는 교회의 비가시적 보편성을 가시적 연합으로 대체하려고 하면서 “교회는 그들 자체가 참으로 연합되어 있는 지역교회들의 협의회적 교제”라는 정의를 내렸다. 이런 정의는 말씀의 계시성을 부정하는 비성경적 개념이다. 뿐만 아니라 WCC는 교회를 일종의 성례의 표징으로서 그리고 그 표징의 의미를 교회 일치 뿐 아니라 인류 일치를 이루는 교제로 보았다. 에큐메니컬 신학자들은 교회를 하나의 징표로서 파악하여 그것이 그리스도의 존재와 사역을 성례적으로 제시한다고 보았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교회의 의미는 교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가시적으로 만들 때 있는 것이다.

더불어 WCC는 그리스도를 떠난 그리스도의 연합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파송자가 되시며 성령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오신다는 ‘필리오케’ 교리를 거부하고 있다. WCC는 성육신에 대해서도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단회적, 특별은총적 사건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 일반은총적 사건으로 간주한다. 성도는 오직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분과 연합해 지체가 되며 세례는 이런 연합의 표가 되지만 WCC는 이런 언급 없이 믿음과 세례로 그리스도의 지체가 된다고만 한다. 그리하여 로마 가톨릭과 같이 믿음과 함께 세례가 구원의 조건이 되듯이 말한다.

WCC는 교회의 본질과 속성을 언급하지만 교회를 부정하는 비성경적이며 반교리적인 모임이다. 교리의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단지 모이기만을 추구하는 WCC는 성경의 진리를 떠나있으며 교회의 정통 교리를 벗어나 있다. WCC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신학은 자체로 헛되다. 성경은 헛된 것을 거짓된 것으로 여긴다.

■WCC 세계대회 개최 의미와 한국교회 이해

(영남신대)
WCC 헌장 1조에는 “성경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고백하며, 성부 성자 성령의 영광을 위해 공동의 소명을 함께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교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WCC는 성경, 예수 그리스도,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위에 굳게 선 세계교회 연합체이다. WCC는 선교에도 관심이 있고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모두를 지지한 적이 없다. 또 사회선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 전도, 교육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WCC의 궁극적 목적은 분열된 교회가 구조적 일치를 이루어 세상에 하나의 교회를 표방하는 가시적 일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WCC에 대한 오해는 기구 안에 공산권 교회가 참여하니 용공적이라고 하고, 인간의 삶의 존엄성을 위해 일하다 보니 사회참여라는 오해를 하고, 인류 평화를 위해 타종교와 대화를 하다 보니 다원주의라는 오해를 산 것이다.

 

포럼 참가 교계인사 견해

●이광선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복음의 본질은 반드시 지켜야 하지만 선교를 위해서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또 (외부에서 어떤 것이 들어오더라도)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뜨거운 신앙에 용해돼 변화되게 될 것이다.
●이정익 목사(기성 총회장): WCC 대회를 앞두고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WCC의 역사적 잘못은 있다. 그러나 반대편 신학에 귀 기울여 신학을 깊이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삼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한국교회가 갈등하는 모습을 세계교회 앞에 보이지 말아야 한다.
●임석영 목사(예장합신 총회장):과거 WCC 문제로 한 교회도, 한 집안도 갈라졌다. 이제라도 WCC 정체성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해야 한다. 아무쪼록 올바른 이해를 통해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전병호 목사(교회협 회장):한기총 사무실과 교회협 사무실은 이웃에 있다. 저 앞에 있는 칸막이가 없어지고 (두 사무실이) 하나 되는 날이 올 줄로 믿는다. 언젠가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박종천 교수(감신대):부산 총회개최는 축하하고 환영할 일이다. 한국교회는 남북통일과 한반도 평화,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또 종교간 화해를 통해 지구촌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유해무 교수(고신대원):WCC에 대한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진정 연합을 원한다면 한국의 수많은 연합기구와 함께 진지하게 논의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아쉽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서로 비난하지 말고 세계교회와 다른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신학적 연합운동을 벌이기를 바란다.

WCC 역대 총회 의제

●제1차(1948년 8월 22일~9월 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간의 무질서와 하나님의 섭리’ 주제 아래 하나님의 계획에 의한 보편적 교회, 하나님의 계획을 증거하는 교회, 교회와 사회의 무질서, 교회와 국제질서를 논의.

●제2차(1954년 8월 15일~31일, 미국 에반스톤)
‘그리스도-세상의 희망’. 그리스도 안에서 단일성 그리고 교회들인 우리의 분절, 교회 밖 사람들에 대한 교회의 선교, 세계 공동체를 위해 투쟁하는 그리스도인들, 민족과 인종의 긴장 가운데 서 있는 교회들, 소명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평신도를 다룸. 유일하게 미국에서 개최된 대회.

●제3차(1961년 11월 19일~12월 5일, 인도 뉴델리)
‘예수 그리스도-세상의 빛’. 동방정교회의 주된 종단들과 새로운 독립 국가들의 23개 교회의 새회원 공식인정에 대해, WCC 내 국제선교협의회(IMC)의 상호협력에 대해 고려하면서 증언, 봉사, 일치의 세 분야를 다룸.

●제4차(1968년 7월 4일~20일, 스웨덴 웁살라)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리라’. 협의회 구성원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성령과 교회의 공의회성, 선교의 갱신, 세계경제와 사회개발, 국제적인 사업으로서 정의 평화를 향하여, 삶의 새로운 스타일을 향하여 등을 분야별 주제로 함.

●5차(1975년 11월 23일~12월 10일, 케냐 나이로비)
‘예수 그리스도는 자유케 하시며 하나 되게 하신다’. 오늘의 그리스도 언급하기, 무엇이 연합을 요청하는지 알아내기, 공동체 찾기, 해방과 공동체를 위한 교육, 해방을 위한 투쟁과 불의한 구조들, 인간개발을 다룸.

●6차(1983년 7월 24일~8월 10일, 캐나다 밴쿠버)
‘예수 그리스도-세상의 생명’. 리마 예배서 같은 에큐메니컬 실험들, 세례, 성찬, 사목(BEM)에 관한 대화가 진행됨. 분열된 세상에서 증언하기, 연합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기, 공동체 안에서 삶을 나누고 치유하기, 평화와 생존을 위해서 위협들에 맞서기, 정의와 인간의 존엄을 위해서 투쟁하기, 공동체 안에서 배우기, 신뢰로 의사소통하기 등.

●7차(1991년 2월 7일~20일, 오스트레일리아 캔버라)
‘오소서, 성령이여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 생명의 수여자시여, 당신의 창조를 보전하소서!, 진리의 영이시여, 우리를 자유하게 하소서!, 연합의 영이시여, 당신의 백성들을 화해케 하소서~, 거룩한 영이시여, 우리를 변화시키고 맑게 하소서! 

●8차(1998년 12월 3일~14일, 짐바브웨 하라레)
‘하나님께 돌아가자, 소망 중에 기뻐하자’. 아프리카에 포커스 맞춰 아프리카 내 회원교회 지원 프로그램으로 진행. 회원 교회들에게 자신들의 정부들과 미합중국의 기구들을 통해서 일하도록, 인권을 존중하고 용기를 주도록, 대안적인 경제 질서와 채무경감, 분쟁지역 정의와 평화구축, 무기 판매 축소 촉진에 노력하도록 고무시킴.

●9차(2006년 2월 18일~2월 28일, 브라질 포르토 알레그레)
‘하나님, 당신의 은혜로 세상을 변화시키소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 경제 정의를 위한 기독교인의 과제, 폭력극복운동 10년, 이웃종교와의 대화, 여성과 남성의 충분한 세대 간 참여.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