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위기의식 반영, 본질 모색 통해 대안 추구
이단 경각심 높이며 요한계시록 공과 교재 발간도

봄철을 맞아 많은 목회자 세미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교회 성장 사례나 프로그램 전수가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 회복을 주제로 한 행사들에 수백여 명의 목회자들이 눈에 띄게 몰려들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교회 성장 정체와 이단 및 타종교의 도전 앞에 목회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며 그 대안을 교회 본질 회복에서 찾고자 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타종교 비판적 연구’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허주 교수(아신대)가 성경 해석의 올바른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3월 8일부터 5월 10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진행되고 있는 서울교회(이종윤 목사) 목회자 세미나에는 첫날부터 400여명의 목회자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다원사회 속에서 타종교와 이단, 사이비 종파에 대한 비판적 연구’. 세미나에서는 매주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원불교 및 증산교 등 타종교와 이단사이비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주제로 한 강의들이 진행된다.

첫째 날 ‘천주교 이해-칭의론 공동선언문을 중심으로’를 제목으로 강의한 박일영 교수(루터교신학교 전 총장)는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의 차이점에 대해 쉽고도 명쾌하게 설명해 목회자들에게 가톨릭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박 교수는 로마 가톨릭의 대표적인 9가지 교리를 보면 개신교와 가톨릭은 너무나 차이가 크고 상호간의 대화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서두를 시작했다.

박 교수가 정리한 개신교가 받아들이기 힘든 9가지 교리들은 다음과 같다. △성경과 전통을 동등하게 인정 △성직주의와 성례주의를 중심으로 한 가시적 교회론 △교황권(교황무오설, 1870년) △성자 및 마리아 숭배(마리아 무흠잉태설, 1854; 성모승천설, 1950) △성상숭배 △성례전(칠성례) △미사의 이해(하나님께 드리는 희생제사로 이해) △연옥설 △구원론(원죄 이해를 비롯한 구원론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

그는 이어 1999년 루터교회와 카톨릭간에 체결한 ‘칭의론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언급하면서 칭의론은 비교적 상호 접근이 가능해서 공동선언문을 냈지만 여기서도 사실상 근본적으로 화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차이점들이 적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칭의 개념에 있어서 개신교는 성도 자신이 스스로를 죄인의 신분이라고 여기면서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의의 전가로 법정적으로 의롭다고 여기심을 믿는다. 그러나 가톨릭은 그리스도의 의가 신자에게 주입되므로 신자가 도덕적 실제적으로 의인이 되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개신교는 ‘칭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가톨릭은 ‘의화’(justification)라는 단어를 고집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톨릭은 믿음은 사랑의 행위로써 증명되어질 때만이 칭의를 위한 충분한 믿음이 된다고 여기는 등 개신교와 좁혀지기 힘든 교리적 해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1999년 공동선언문에 대해서는 루터교회 학자들도 공동선언으로 인해 가톨릭 측의 입장을 용인한 꼴이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면서 “개신교와 가톨릭 간에는 일치할 수 없는 차이점들이 극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세미나에서는 매회 첫 시간에 허주 교수(아신대)를 강사로 베드로전후서 강해를 연속적으로 진행, 성경을 올바로 해석함으로 교회 정체성 회복을 시도하도록 돕고 있다.

월간목회(대표:박종구 목사)가 주최한 〈성경정상 오르기〉 세미나에도 행사가 열린 서울 올림픽 파크텔 강의장을 600여명의 목회자들이 가득 메워, 신앙 정체성 회복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5시간에 걸쳐 〈성경 정상 오르기〉 교재 내용을 강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 박종구 목사는 24개의 주제를 제목으로 성경전체를 조망하는 소위 ‘통전적으로 성경을 보는 연구방식’을 설명했다. 실제로는 ‘구약( 그리고 역사)-초림-신약-적용’의 4가지 구조로 내용 전개를 해나가면서 각 주제마다 그리스도를 중심에 뒀다. 

박목사는 강의에서 그동안 한국교회가 성경 구절의 단어 자체에만 매달려 다소 은유적으로 해석하는데 치중한 반면, 문맥의 의미를 예언과 성취의 관점에서 보는데는 취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때 성장과 축복 지향성을 회피하고 성숙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목회자는 “지금까지 크로스웨이 성경공부에 계속 참석해 왔다”면서 “성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함으로 성경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이고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교회 정체성 회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신도를 위한 요한계시록 공과〉도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교재는 유사기독교연구소 소장 최병규 목사가 제작한 것으로 계시록에 대한 주석 내용과 한국의 이단들이 대체적으로 오용하고 있는 계시록의 해당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그동안 이단들은 성경, 특히 계시록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교리체계를 수립한 뒤 성도들을 미혹해왔는데 이번 교재 출간으로 이같은 행위에 대해 성도들이 저항력을 키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성경과 교리 교육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목회자들이 모이는 경향에 대해 목회컨설팅연구소 소장 김성진 목사는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자 하는 신호탄으로 본다”면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제는 프로그램이나 사역 소개 세미나로는 한계를 느끼고 본질인 말씀과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또 “그동안 목회자로서의 모습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목양자가 되려고 몸부림을 쳐야 할 때”라면서 이같은 목회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본질 회복 세미나가 계속될 것으로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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