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신학운동 한계 여전, 유연성만 갖고 접근은 위험
창조신앙운동은 반드시 신학적 바탕 위에서 다뤄야

창조신학연구소 조덕영 박사 포럼서 주장

▲ 하나님이 창조한 지구상의 생물과 천체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연구는 과학계의 오랜 과제다. 사진은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지적 설계 이론이 진화론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생명을 비롯한 존재들이 고도의 지적 존재에 의해 의도적으로 설계되었다고 보고, 그 설계를 탐지하는 지적설계론에 대해 기독교계에서 이를 진화론의 대안으로 활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적설계론자들은 신자나 불신자 그룹 모두에 존재하며, 진화론으로는 생명의 기원을 설명할 수 없다는 공통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창조과학을 연구하는 다수의 학자들은 지적설계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진화론을 부정하는 한편, 창조론으로 가는 징검다리 이론으로 여겨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덕영 박사는 지난 1월 22일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에서 열린 제6회 창조론 오픈포럼에서 “지적설계는 여타 자연신학운동이 가지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창조론자들이 지적설계를 진화론의 대안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조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설계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과학 이론이나 운동들과 만남으로 창조신앙을 위협하는 도구로 활용되지 못하도록 경계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지적설계운동은 최근 10여 년 동안 진화론의 모순점을 개혁하고자 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왔다. 지적설계운동의 효시는 1991년 출판된 필립 존슨(Phillip E. Johnson)의 〈심판대 위의 다윈〉으로 볼 수 있다. 이후 각종 컨퍼런스와 저술 활동 등을 통해 지적설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형성돼 진화론의 대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한국창조과학회를 중심으로 지적 설계운동을 연구하고 있으며 학자들이 칼럼 발표 및 서적 번역 등의 사업을 통해 지적 설계를 전파하고 있다.

지적설계 지지자들은 이 이론의 장점을, 진화론자들에게 창조자의 개념을 소개할 때 거북함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김무현 교수(한국창조과학회 미주 텍사스지부장)는 창조과학회 홈페이지 칼럼을 통해 대학 강단에서 특정 종교 시비에 연루되지 않고 창조자를 소개할 수 있으며, 지적설계를 통해 진화론으로 세뇌된 이들이 마음을 열기 때문에 지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적설계 지지자들이 지적 설계 이론을 소개할 때 드는 이론들은 다음과 같다. “지축이 23.5도로 기울지 않았다면 지구상에 생물이 살 수 있는 면적은 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지금보다 느리다면 낮에는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타죽고 밤에는 온도가 너무 내려가서 얼어 죽을 것이다. 실례로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지구와 거의 같은 달은 자전속도가 느려서 낮이 14일, 밤이 14일인데, 낮에는 125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고 밤에는 영하 160도까지 내려간다. 이런 현상을 진화론으로 해석할 수 있겠는가. 고도의 지적능력을 가진 설계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조덕영 박사는 “근본적이고 전투적이며 방향성이 뚜렷한 창조과학운동과 달리 지적 설계는 그 이론과 운동이 유연해, 반드시 창조론에 유용한 방향으로만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지적 설계운동을 진화론의 대안으로 교계에서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신학을 배제하고 과학적 방법론으로만 접근하려고 할 때 여타 과학이론과 융합해 지적 설계가 반기독교적으로 돌아설 여지가 있다”면서 “창조신앙 운동은 반드시 신학적 바탕위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 박사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적 설계에 대한 한국기독교계의 지지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신앙을 받아들이는 것은 지적 영역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지적 설계를 통한 창조주 하나님 논증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란?
생명의 기원과 발달을 지적 설계자의 행위로 보고 그 설계를 탐지하는 이론으로, 현재 유기체의 생물학적 정보를 설명할 능력이 없는 다윈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적 설계를 탐구하는 사람들은 우연적 요소보다는 의도적인 요소가 많으므로 생명은 ‘지적인 존재에 의한 피조물’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창조론자와 같이 성경에 대한 믿음을 지지하는 방편으로 접근하는 이들과, 신앙을 떠나 과학적 논증을 통해 지적 존재에 의한 설계 가능성을 제시하려는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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