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목회자 양성·신학생 교육 협력키로
한·중 포럼서 KWMA·중국종교성 ‘합의’

한국과 중국 기독교 교류가 이전보다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중국 목회자와 신학생 교육에 한국교회가 일정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목회자 신학자 기업인 등 80여 명은 7월 2일부터 3일까지 중국 북경대학과 중국국가종교성사무국에서 각각 포럼을 갖고 양국 기독교인 교류는 물론 중국 목회자 양성과 신학생 교육에 한국교회가 협력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번 성과는 세계선교협의회(KWMA) 이사장인 박종순 목사와 중국국가종교성 장민영 차관이 ‘합의’에 의해 결실을 맺었으며, 중국과 한국 기독교교류에 청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 중국 베이징 종교성에서 열린 한중기독교지도자 간담회에 앞서 오정현 목사(왼쪽 첫번째)를 비롯한 한국 관계자들이 ‘나의 갈길 다가도록’ 찬송을 부르며 기뻐하고 있다.

이번 한중포럼에서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는 “7년간 많은 분들이 씨앗을 뿌려 이제 싹이 돋고 있다”며,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신학과 목양, 그리고 실천적인 삶을 통해 세계 역사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한국의 목양적 컨텐츠가 중국에서도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하고, “중국 종교성과 중국 기독교인들이 원하는 신학교 지원 등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국가종교성 장민영 차관은 “중국은 기독교가 미약하기 때문에 상호 교류를 통해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중국 목회자와 신학생 교육에 일정 부분을 감당해 주길 원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장 차관은 “양 국가의 기독교인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화합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한국교회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한국관계자들로부터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포럼과 간담회 그리고 만찬 등을 통해 끊임없이 양국 기독교 입장을 설명하고 관계도모를 모색한 양국 관계자는 한중 기독교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상호 도움을 주는데 역점을 두기로 인식을 같이하고, 오는 12월말 서울에서 다시 한·중포럼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중국 종교성 관계자, 신학자 등은 물론 한국 목회자 학자 등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양국 기독교인의 우호교류는 행사 마지막날 만찬에 중국종교성 장관이 참석하여 절정을 이뤘다. 종교성 장관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중 기독교 지도자 교류를 전략적으로 추진하여 양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자”고 말했다.

박종순 목사는 이번 포럼에 대해 “한국 기독교가 중국 정부로부터 동반자로 인정을 받았다”고 평가하고, “서두르거나 기피하지 말고 서로 보완하며 협력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자”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김진경 총장(연변과기대) 장용호 교수(서강대) 김진섭 교수(백석대) 권영준 교수(경희대) 김정우 교수(총신대) 강승삼 목사(KWMA 사무총장) 김덕룡 의원(대통령 특보) 이혜훈 의원(한나라당) 구상찬 의원(한나라당) 김창록 총재(전 산업은행) 주철기 대사(전 프랑스) 등 한국인 관계자 40여 명과 장민영 차관(국가종교사무국) 왜이(정법사정연처부처장) 장훈모(중국사회연구소 주임) 조돈화 교수(북경대 철학과) 장지강(북경대 중교문화연구소원장) 신화평(중국사회과학원세계종교연구소장) 등 중국인 4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교회 동반자 인식…중국 기독교 변화 눈길

한·중포럼 의미는


한국과 중국 기독교 교류에 청신호가 켜졌다.

2009 한·중기독교포럼은 단순히 양 국가의 기독교 상황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선교회협의회와 중국 종교성 관계자가 직접 만나 양국 기독교 현안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중국선교에 커다란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특히 소극적일 것 같았던 중국 정부가 중국 목회자와 신학생 교육을 한국교회가 맡아줄 것을 요청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며, 기독교 지도자의 정상적인 교제를 통해 양국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의견들이 제시되어 중국 선교에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양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학문 교류차원을 넘어 중국 기독교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같은 중국 종교성의 제안은 현재 중국 기독교가 급속도로 신장하고 있는 점을 중국 정부가 ‘인정’하고, 미약한 중국 기독교를 위해 한국교회가 파트너십을 형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다시말해 중국 기독교가 문을 열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종교성에 열린 간담회에 앞서 오정현 목사의 제안으로 〈나의 갈 길 다가도록〉 찬송을 불러 중국 정부의 기독교에 대한 열린 시각을 충분이 느낄 수 있었다. 간담회 중에도 중국 장민영 차관은 “중국이 복음화 되느냐, 복음이 중국화 되느냐”는 말로 기독교의 본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비록 기독교가 제국주의처럼 느껴져 거부감을 일으키는 부분도 있지만 중국 본토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바르게 도움을 줘야 한다는 말은 퍽 의미심장한 들렸다. 그만큼 중국의 기독교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는 얘기다.

강승삼 목사는 “중국 정부가 한국교회를 동반자로 인식한 것은 매우 놀랄만한 ‘사건’이다”고 강조하고, “박종순 목사가 씨를 뿌리고, 지금은 오정현 목사가 물을 주고 양육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아무튼 이번 한·중포럼은 한국과 중국 기독교의 관계개선에 진일보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양 국가의 기독교 교류가 공식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중국 정부가 요청한 중국내 신학교 지원과 중국 목회자와 신학생 교육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제, 거푸집을 지은 셈입니다. 어떻게 토대를 구축할 것인지 여러 각도로 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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