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용지 주보 만드세요”

1년에 2만 2000여 그루 살릴 수 있어
식사준비도 온실가스 적은 국내산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생 목재 사용량은 237그루이며 이중 종이 소비량은 높이 18m, 지름 22cm의 소나무 87그루가 된다. 우리가 하루에 종이 한 장씩만 절약한다면, 4800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김동호 목사 등ㆍ이하 기윤실)에서는 작년부터 소식지나 명함을 만들 때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서다. 종이를 만들 때 나무들이 잘려나가면서 산림이 파괴되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아보고 싶어 시작한 작은 운동이었다.

재생용지를 사용하면서 처음에 가지고 있었던 편견들도 없앨 수 있었다. 인쇄를 하거나 복사를 할 때 용지가 걸리지도 않았고, 누런 빛깔이 아닌 질 좋은 재생용지들도 찾아낼 수 있었다. 가격도 일반 모조지보다 비슷하거나 저렴했다. 무엇보다도 환경을 지킨다는 보람과 뿌듯함이 있었다.

기윤실에서는 그동안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회에서 주보를 만들 때 재생용지를 사용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05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개신교인은 862만 명. 매 주마다 그 정도의 주보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윤실의 조제호 팀장은 “862만 장의 주보를 고지율(재생펄프 함유율) 50%의 종이에 인쇄한다면 매주 431그루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1년에 2만 2000여 그루의 나무를 교회에서 살릴 수 있는 것이다.

기윤실은 꼭 좋은 질의 종이를 사용할 필요도 없고, 한 번 보고 버리게 되는 주보를 재생용지로 사용하여 교회에서부터 환경을 지키는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재생용지의 종류와 구입처 등을 교회에 알려주는 데에 힘쓰고 있다. 재생용지는 재생펄프 함유율에 따라 종이의 질과 가격이 달라지는데, 인쇄용지인 중질만화지와 앙코르지 등은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교회에서 사용하기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재생용지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일반 종이처럼 바로 구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의 여유를 두고 인쇄를 맡겨야 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이 재생용지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인쇄물에 어떤 재생용지를 사용했는지 명기하는 것이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소신을 가지고 하는 작은 실천이 하나님이 만드신 환경을 살리는 녹색교회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렇듯 교회에서 무의식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약간 불편해도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재생용지 사용은 물론 폐지로 만든 공책이나 연필, 볼펜 등 친환경상품을 구매한다면 폐지 1톤당 30년 이상 된 소나무 16그루를 구할 수 있다.

또한 식사를 준비할 때 수입식품보다 국내산을 이용하는 것도 환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식품들이 수입될 때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종이컵 대신 머그컵 사용하기, 청구서 이메일로 받아보기, 교회 앞뜰이나 사무실에 작은 식물 키우기 등 작은 노력으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일들을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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