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청소년 설교 어떻게

“하지 마라”식 설교는 거부감 키워
미래 비전 함께 키우는 공감 필요

▲ 주일학교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삶을 이해한 설교가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계 없음.
한국교회 마이너스는 비단 장년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주일학교는 장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침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일학교 붕괴의 핵심을 ‘설교’에서 찾는다. 20세 미만 인구 감소와 사교육 입시학원도 주일학교 붕괴의 원인지만 아이들에게 영향력 없는 설교가 더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일학교 설교를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붕괴되고 있는 청소년 설교

인천 Y교회 중고등부를 담당하고 있는 홍모 전도사는 요즘 설교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주일 오전 예배 설교시간만 되면 아이들 중 절반이 졸기 때문이다.

“설교시작 5분도 채 안돼서 60명 중 30명이 눈을 감고 좁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기도하던 애들이 설교만 시작하면 마치 병든 닭처럼 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민입니다.”

서울 M교회 고등부를 담당하고 있는 이모 전도사의 고민도 마찬가지. 설교시간에 졸거나 딴청을 부리는 애들은 그나마 고마운 편이다. 일부 학생들은 휴대폰으로 문자를 쓰거나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을 듣다가 부장 교사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한다.

“마치 설교를 듣기 싫은 잔소리 정도로 압니다. 제 설교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지 고민입니다.”

“학생 코드에 맞춰라”

지난 2월 파이디온선교회(대표:고종율 목사)는 ‘청소년 사역자 스쿨’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일학교 전문가들은 “20세기 의식구조로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쳐들려고 하기 때문에 영향력 없는 설교가 된다”고 지적했다. 즉 청소년 설교 붕괴는 “아이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접근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주일학교 전문가들은 설교에 앞서 청소년의 실태부터 파악하라고 주문한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밝힌 설문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미래’를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소년 22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최근 한 달 동안 심각하게 고민한 것으로는 진로(39.4%)가 가장 많았고, 이어 학업 및 학교 부적응(23%), 생활태도 및 습관(20.6%), 성격(14.5%), 가족(10.2%), 정신건강(8.7%), 대인관계(6.6%) 등의 순이었다.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성의 영역에서는 남학생의 고민의 정도가 더 심각했다.

파이디온선교회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청소년 고민을 친구나 학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불안한 미래”라면서 “아이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내용과 같이 코드를 맞추라”고 조언했다.

주제·내용도 삶 이해해야

보통 설교를 준비할 때에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이번 주에는 무슨 설교를 할까?’이다. 즉 설교의 주제를 찾는 것이다. 주제는 성경 자체에서 찾을 수도 있고, 교회력이나 절기에 따라서 찾을 수도 있다. 신문기사나 책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내용도 마찬가지. 미디어를 통해 감각적인 설교를 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시리즈나 강해설교를 선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일학교 전문가들은 “주제 선정과 방법론까지도 청소년의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평소 청소년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읽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 주일학교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일주일에 한번 마주친 사역자와 매일 학생들의 삶 속에 파고든 사역자는 ‘설교의 질’이 다르다는 뜻이다. 서영교 목사(새로남교회 교육디렉터)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매일 심방과 상담을 하면 자연스럽게 사역자와 학생 간 담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잔소리식 설교는 금물이다. 구정화 교수(공주교대)는 청소년이 교회를 떠나는 10가지 이유 중 첫 번째를 “교회가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주기보다는 무조건 하지 마라 해서는 안된다라는 억압의 장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오늘날 교회마다 프로그램의 부재라는 과제를 떠안고 수많은 세미나를 다니고 유명 교회들의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답습한다. 청소년을 위한 교회의 프로그램 역시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결국 프로그램만으로는 그들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복음이고 말씀이다. 주일학교 붕괴라는 현실 앞에서 진정한 설교의 회복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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