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차원 대응없는 항의집회는 한계 ... 교육환경 파괴 절박한 위기

총신신대원 양지캠퍼스에 인접한 송전탑 공사가 시도돼 교수와 학생, 교직원들이 몸으로 막아내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전력이 3월 5일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자 총신신대원 교수와 학생, 직원들은 공사중단을 요구하며 공사 관계자와 10여시간 동안 대치했다. 이번 한국전력의 공사 강행은 1월 5일에 이어 두 번째로서 총신대학교 이사회와 총회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날 새벽 6시 한전 관계자들이 공사를 시작하자 철탑 높이 83미터의 거대한 [골리앗] 앞에 연인원 1200여명의 학생들이 찬양과 기도로 막아서면서 {학업을 방해하는 송전탑을 철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학생들 머리 위로 대형 철제 구조물을 옮기는 등 안전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특히  타워 크레인에서 시위를 하던 박모 학생에게 감금 수준의 위협을 가해 충격을 주고 있다. 총신신대원 1학년 유경열 학생은 {사람이 들어가 있는 상태로 고정핀을 박았다}면서 {안전을 무시한 비인간적인 처사}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총회 관계자들도 송전탑 공사 저지에 동참했다. 가장 먼저 현장을 찾은 길자연 목사는 {교육기관 교정으로 송전선이 지나가는 것은 후진국적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교단과 한기총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우 목사는 {재단을 맡은 사람으로 미안한 마음}이라면서 {개혁주의 정신에 맞게 행동하면서도 결의만큼은 굳건하게 하라}고 격려했다. 이밖에도 총회 장로부총회장 강자현 장로와 부회록서기 최병남 목사를 비롯해 운영이사회 임원들과 김삼봉 목사 등이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총회장 최병남 목사도 다음날 직접 현장을 찾아 교수와 학생들을 위로했다. 최 목사는 {여러분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총회가 송전탑 해결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총회가 송전탑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는 점이다. 교수와 학생들은 지난해 초부터 송전탑 문제의 심각성을 호소해 왔지만 각종 정치 현안에 밀려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언제까지나 학생을 동원해 저지할 수 없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송전탑대책위원장 정훈택 교수(신대원장)는 {학생을 중심으로 한 항의집회는 한계가 있다}면서 {학생들은 공부하고 교수는 가르치는 본연의 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사회와 총회 전체가 송전탑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월 3일부터 6일까지 계획된 총신신대원 개강수련회가 송전탑 공사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일 낮 집회는 시위 현장에서 산상집회로 간단하게 진행됐으며, 오후 시간은 수업 대신 몸싸움을 벌였다.

법적 대응도 시급하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3월 2일 [공사방해금지 가처분신청(2009카합 82)]을 수원지법에 접수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 외 47명을 대상으로 한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공사방해 행위 건마다 각각 200만원을 지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편 송전탑 해결을 위한 특별기도회가 3월 12일 오전 11시 30분 총신대학교 양지캠퍼스 백주년 기념예배당에서 열린다. 총신신대원 교수들은 호소문을 통해 {76만 5000볼트의 초고압 송전탑 설치 공사에 의하여 교육환경이 무참히 파괴될 절박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당부했다.

▲ 한전의 송전탑 공사 강행으로 총신대 신학대학원생들은 공사 저지를 위한 몸싸움으로 개강수련회를 대신하였다. 총회산하 전국교회의 적극적인 기도와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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