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조귀삼 목사

프로젝트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돼…교회, 선교전문가 의견 경청해야

선교사와 담임목회자 경험 아래, 선교학자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조귀삼 교수(한세대)에게 학회 소개와 더불어 최근 한국교회의 선교적 이슈에 대해 들어봤다. 한편 <신학단체 대표에게 듣는다>는 이번 주를 끝으로 마무리한다.      <편집자 주>


▲복음주의선교신학회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는 한국복음주의신학회의 한 분과로 소속되어 있다. 그러나 그 시작은 복음주의신학회보다 빠르다. 1980년대 초반 풀러신학교 출신들인 전호진 전재옥 송용조 교수 등이 주도가 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학회지 <복음과 선교>를 발간하고 있으며 매해 2회의 정기발표회를 갖고 있다. 또 인터내셔널 커뮤니케이터라는 자격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선교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대회를 연1회 개최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정회원 100명, 준회원 100명 등 200여명이다.

▲회장으로서 임기 중 계획하는 사역은.

=우선 학회지 <복음과 선교>를 학술진흥재단에 등재하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등재후보에 들 수 있도록 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커뮤니케이터’ 자격자 양성도 더욱 힘쓸 계획이다. 이 제도는 선교에 관심 있는 이들이나 신학생들에게 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시킴으로 바른 선교관을 함양토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45학점(15과목)을 이수하면 복음주의선교신학회에서 주는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

▲선교사와 목회자의 경험이 있으신 것으로 안다.

=한국대학생선교회 간사로 10년을 사역했으며 1988년부터 1992년까지 필리핀에서 캠퍼스선교와 교회개척 선교를 했다. 이 기간 중에 ‘산타메사 새 생명 교회’를 개척했는데 이 교회는 필리핀산업대학(PUP) 앞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성도 500여명으로 부흥해 도시교회 선교의 모델이 되고 있다. 또 현지인 교수 5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또 귀국해서는 목회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2003년부터 한세대에서 교수사역을 하고 있다.

▲디아스포라선교에 어떤 이유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디아스포라 선교에 매우 관심이 크다. 2006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디아스포라선교학회가 있었는데 거기 논문발표차 갔다가 큰 도전을 받고 왔다. 물론 그 전부터 그러한 깊은 도전은 없었지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법 등을 강의하기도 하면서 나름 관심을 가지기는 했다. 그러나 캐나다 학회 이후 21세기는 디아스포라선교시대라고 확신을 가지게 됐다.

전통적인 선교는 교회개척이며 이후 교회성장, 긍휼사역(엔지오 등)이 선교의 화두였다. 그러다가 금세기에 와서 선교의 바람직한 방법은 디아스포라를 통한 것으로 변모했다. 디아스포라 선교는 두 부류로 나뉘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민족에게 선교의 사명을 불러일으키고 훈련시켜 사역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해외 한인들은 현지문화에 이미 적응해 있고 직업이 있고 언어가 가능하므로 놀라운 선교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편으로는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해 그들이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전도자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일이다. 국내 외국인들은 우리 땅에 와 있지만 분명 선교의 대상이다. 따라서 전략을 만들고 선교적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

저는 이 사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목회학석사과정에 디아스포라 선교 과목을 개설하기도 했다. 또 저의 제자들이 디아스포라선교센터를 만들어 이 분야에서 사역하고자 하는 사역자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하고 있고 저는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이슬람세력이 한국에 포교를 강화한다는 내용 때문에 국내선교계가 의견이 나뉘어 있다.

=전략이 필요하다. 지혜롭게 전략을 모색해야 하지 대결국면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에 있는 이슬람 신자들을 적대시하는 시각은 곤란하다. 국내 외국인들은 다양한 문화와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들에게 필요한 선교의 방법을 찾아 그들의 세계관을 기독교세계관으로 바꾸도록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배타적이 아니라 포괄적 문화이해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준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성도를 위한 문화 이해강좌를 개설할 필요가 있다. 우리와 문화와 역사가 다른 자들과 하나의 신앙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들의 문화와 세계관을 이해해 그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한다. 또 어느 정도 국내 거류 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문화유입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도서, 영화, 음악, 예술 공연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때 그들이 자신들의 종교를 한국에 심는 역선교가 나타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제한지역에서 단기선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교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선교는 세계관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세계관은 복음을 전파해야 변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성령님의 역사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단기선교는 참여자의 선교이해 증진이란 측면에서는 유익하지만 순수하게 선교적 요소로 흐르지 않을 우려가 있는 방법이다. 단기선교는 교회성장의 도구인 측면이 많다. 단기선교로 장기선교사역을 대치하려는 시도는 선교의 원리와 신학이 부재한 때문이고 자원의 낭비이기도 하다. 선교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소명 받은 사람을 선교지에 보내고 그의 사역을 지원하고 선교사를 관리하여 선교의 열매가 맺히도록 하는 일이다. 여기에는 전략이 당연히 필요하다.

특히 제한지역 선교는 존재전도방식이 중요한 전략이다. 복음을 공공연하게 외칠 수 없으므로 그리스도인의 빛과 소금의 자세를 보이면서 살아야 한다. 인격적인 감화를 보이며 열매를 기대해야 한다. 단기선교를 가서 학용품이나 생필품을 나눠주고 태권도나 율동 등 문화행사를 며칠 하면 복음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이것이 복음의 접촉점은 물론 될 수 있다. 특히 복음전파가 가능한 지역에서 말이다. 그러나 제한지역에서는 존재전도가 효과적이다.

▲한국선교를 위한 제언을 부탁한다.

=목회자가 선교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가져야 한다. 교회는 선교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선교전문가도 교회와 함께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선교전문가와 목회자가 만날 장이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신학교의 선교학 교수들은 선교사로서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 구미 선교의 시대는 쇠퇴하고 한국선교가 극대화되고 있다. 그러나 선교신학이 아직 부재하다. 또 개교회주의와 전시선교가 많다. 선교기관이 미성숙하고 선교지도자가 비전문성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다. 서구교회가 실패했던 길을 다시 걷지 말고, 무조건 구미신학을 받아들이는 사대주의적 사고의 틀에 머물지도 말고 한국이 가진 정적이고 끈질긴 생명력의 선교, 전략 있는 선교로 사명을 감당하도록 하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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