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유익 주는 신학’ 반성 구체화, 갱신·자질 함양 촉구 활동 주력
신학자 140인 서울 선언·신학 정보 40여 만 건 무료공개 등 열매도

 

▲ 올해 한국신학계는 ‘교회를 세우는 신학’에 몰두했다. 사진은 신학자 140인 서울선언 ‘성경을 통한 재정향’ 선포식 모습.
2008년 신학계의 활동을 한마디로 대표한다면 ‘교회를 위한 신학으로 우향우’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서구교회 멸망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교회에 유익을 주는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반성은 몇 해 전부터 있었다. 올해 신학계는 그러한 반성을 구체화시켜 다양한 측면에서 교회의 갱신과 목회자의 자질 함양을 촉구하는 학회활동과 저서 발간에 주력했다.

교회부흥의 위기에 대한 긴장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다르지 않았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김성영 목사)는 봄과 가을 정기학술대회를 열면서 주제를 ‘한국복음주의신학의 정체성과 과제’, ‘세속화 시대의 기독교 영성’으로 각각 잡았다. 발제자들은 복음주의신학은 성경과 교회의 권위를 인정하는 전통을 계승하는 가운데 기독교에 도전하는 사회현상들에 변증적 답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기독교의 세속화와 복음주의 영성’을 주제로 발제한 나용화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는 한국교회가 먼저 세속화의 잘못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교수는 △주일예배 시간대를 여럿으로 나누는 것 △예배당 건축에 온갖 정성을 쏟는 것 △목회자들이 축복과 저주권을 남발하는 것 △탐욕과 정욕의 향락주의로 기우는 것 △폭력현상의 발생 등을 한국교회의 문제로 지적했다.

진보계열의 한국기독교학회(회장:최종진 목사)도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공동학회를 개최하면서 주제를 ‘한국교회의 위기와 신학적 답변’으로 잡았다.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제를 한 이성희 목사(연동교회)는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병리현상을 지적한 뒤,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을 가진 패러다임 전환, 즉 △성장에서 섬김 △개교회주의에서 교회연합 △성직자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 △교단 목회에서 영성 목회 △서구신학에서 한국 신학으로 전환을 주장했다. 성서학연구소(소장:장흥길 박사)가 11월 21일 학술마당을 열면서 그 주제를 ‘교회를 위한 성서해석’이라고 잡은 것이 그 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6월 2일에는 한시미션 조병호 목사, 감신대 박종천 교수 등 140인의 신학자들이 ‘한국 신학자 140인 서울 선언: 성경을 통한 재정향’을 선언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높이고 성경을 읽고 연구하는 기본으로 돌아가는데서 교회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는 자성이었다.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감신대에서 있었던 제1회 아시아성서학회(회장: 아취 리 박사)에서도 ‘경전의 재발견’이란 주제로 시대 상황에 따라 성경을 재해석하는 데서 성경 자체를 먼저 심도 깊게 연구하는 방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회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 주창은 목회자의 갱신과 직결됐다.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서창원 목사) 등은 “이 시대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영광이 아니라 고난당하는 종,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라고 역설했다.

기독교에 대한 변증적 활동도 적잖았다. 먼저 올해 베스트셀러였던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대한 변증 학술대회가 활발했다. 도킨스의 주장을 반박하는 〈도킨스의 망상 : 만들어진 신이 외면한 진리〉의 저자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방한해 도킨스 주장의 허점을 꼬집었다.

극성을 부렸던 이단의 성향과 신학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세미나도 한장총 이단대책위원회와 한국교회사학회 등에서 주관해 각각 열렸다. 이슬람에 대한 바른 이해와 경각심을 촉구하는 세미나도 빠지지 않았다. 금성출판사 등이 발행한 역사교과서의 기독교 폄훼를 반박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활동도 있었다. 이로 인해 출판사는 해당교과서를 일부 수정했으나 여전히 기본 논조는 변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런 가운데 꾸준한 연구의 열매도 있었다. 한국신학정보연구원(원장:김정우 목사)은 40여 만 건에 해당하는 ‘한국 신학 종교 색인 초록 데이터베이스’를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개방해, 학술연구에 도움을 줬다. 성경을 시대 순으로 재배열한 〈일년 일독 통독성경〉의 발행도 이색적이었다. 총신대 이한수 교수는 1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로마서 주석〉을 7년 만에 완간해 눈길을 끌었다.

또 자살 사건이 적지 않았던 사회상을 반영하듯, 상담을 주제로 한 학술활동과 서적 발간이 활발했다. 2007년이 ‘부흥’이 키워드였다면, 2008년은 ‘교회의 성숙’이 핵심 단어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가 수많은 신학계의 연구들을 수용해 갱신에 적용하는 일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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