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안경승 회장

상처입은 이들을 말씀으로 인도하는 통로…교회가 상담 주역돼야

올해 이 사회 큰 화두가 ‘자살’이었다. 이 때문에 예방책 가운데 하나인 ‘상담’의 인기도 높아졌다. 성경적 상담이란 무엇이며, 치유자로서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안경승 회장(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게 듣는다. <편집자 주>


▲복음주의 상담학이란 무엇인가?

=계몽주의 이후 심리학이 발달했다. 한국교회에 심리학이 소개됐을 때 일반학문의 도구를 사용한 상담학이 기독교 상담이나 목회상담으로 소개됐다. 이름은 기독교 상담이었지만 내용은 일반심리학과 다름없었다. 그래서 교회에서 상담이 소개됐지만 일부의 경우, 아직까지 상담을 목회와 분리된 전문영역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상담은 세속적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 교회도 있다.

복음주의상담학은 상담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균형을 추구한다. 즉 상담의 학문적 경험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담의 기초는 학문이 아니라 성경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상담은 교회가 관심 가져야 할 소중한 사역 가운데 하나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세속학문의 이론을 사용하되 성경에 근거해 이를 조명하여 성경적인 상담이론을 이룩하는 것이 복음주의상담학이다.

복음적 상담학은 일반상담학보다 경쟁력 있고 효과적이다. 상처가 났을 때 일반상담학은 외적인 상처를 치유한다. 그러나 복음주의상담학은 상처를 오게 한 근본적인 원인이 영적인데 있다고 본다. 영적인 관심을 갖고 내적 상처를 다루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 말씀 외에 상담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치유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먼저 치유의 사각지대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성도와 성도들의 가정 가운데 하나님 말씀을 듣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을 말씀으로 인도하기 위해 상담이 필요하다.

또한 개인의 사정에 맞는 구체적인 접근과 치료사역을 위해 상담이 있어야 한다. 설교말씀은 대중적이고 포괄적이다. 각종 스트레스와 가정의 역기능 속에서 신음하는 성도들을 돕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요사이 자살자 가운데 기독교인이 있었다. 이들을 돕기 위해 말씀, 찬양, 치유사역도 필요하지만 상담사역이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담은 어찌 보면 교회의 본질적 사역이다. 교회사를 통해 교회는 수많은 사람들을 변화시켰다. 교회가 상담의 주역이어야 한다. 세속 심리학이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상담학을 세속학문에 내어줬다. 대신 성도에 대한 치유는 개인적 접근을 포기하고 수많은 프로그램 속에 참여토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목회자 개인의 리더십만 따르도록 했다. 그러다가 성도에게 문제가 생기면 일반 의학자에게 보냈다.

▲교회가 복음적 상담을 시행하려면?

=상담은 목회자나 사역자에 의한 상담과 일반성도에 의한 상담으로 나눌 수 있다. 교회에 상담사역을 잘 감당하려면 목회자가 상담을 이해하고 상담능력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목회자는 성도를 잘 돌볼 수 있으며 생명을 살릴 수 있다. 또 일반성도들 가운데 훈련된 자를 상담자로 일할 수 있도록 세워줘야 한다. 학위만 보고 선택하지 말고 건전한 기관에서 건전한 신학이 바탕된 상담학을 배운 이들의 달란트를 활용해야 한다.

다른 방법은 상담세미나나 강좌, 관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는 예방차원의 효과가 있다. 즉 상담강좌는 상담전문가를 양성한다기 보다 참여하는 성도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가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은 체면 문화다. 그래서 자신을 드러내기 꺼려하는데 이런 강좌를 하면 참가자들을 직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

▲요즘 일부에서 관심 갖는 상담설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떤 설교형태를 띠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갈급함을 호소하는 자들의 요구를 채워주고 개개인에 맞는 말씀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도의 삶에 대한 충분한 정황 이해가 우선되지 않으면 새로운 설교기법 자체에 큰 의미가 없다.

▲상담학의 전망은?

=향후 유망 직종 가운데 하나가 상담분야 종사자다. 제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상담자로서의 역할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아직 우리나라 신학대학에는 상담학의 박사학위를 주는 곳은 거의 없다. 더욱 상담학이 발전되어 독자적인 학문으로 우뚝 서기를 바란다. 상담학의 수준을 높이고 믿을 수 있는 상담자를 학회 차원에서 교육시키겠다.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는 2003년 한국복음신학회 산하 분과로 출발했다. 복음주의상담을 뿌리 내리기 위한 전문학회로 발전했다. 교수 급에 해당하는 소위 감독상담사 25명(15개 신학교)을 비롯, 전문상담사와 일반회원 등 1000여명이 속해있다. 상담전공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회원으로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개 타학회가 200명 내외인 것을 비교하면 대단한 규모다. 이렇다보니 타학회에 비해 독자성을 가지고 상담사 자격증을 시행, 석사과정 수료자에게 복음주의상담사 2급을 주고 있다. 또 복음주의목회상담사 자격증도 수여한다. 기타 학회를 연 2회 열고 있으며 학회지 〈복음과 상담〉을 발간하고 있다. 〈복음주의가정상담학〉 〈복음주의기독교상담〉 등 교재 편찬 작업도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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