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기독인, 샤리아법 도입 저지 운동

지난 5일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서 1천 여명의 기독교인들이 모여 샤리아법 도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푸른섬선교정보〉가 11일 소식지를 통해 전했다. 이날 기독교인들은 십자가가 그려진 머리띠를 두르고 ‘파우아의 샤리아화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시위에서는 최근 이슬람 기숙학교와 이슬람 은행을 동부 오지 지역에 세우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았다. 시위에 참가한 살몬주마메 목사는 “우리는 인도네시아의 샤리아화를 반대하며, 특히 파푸아의 이슬람화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샤리아법 도입을 추진하는 주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파푸아 지역은 오랜 세월 이슬람보다 기독교 세력의 영향력이 강했던 지역이었던 만큼 반발도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샤리아법이 시행되고 있는 곳은 1953년 이후 이슬람국가를 지향하며 독립분리운동을 전개중인 아체(Ache)주가 유일하다. 현재 아체 주는 자치권을 얻어 중앙정부의 간섭을 거의 받지 않는 지역으로, 샤리아법이 전주민들에게 적용되는 유일한 지역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이슬람 세력이 확장되면서 파푸아주를 포함한 몇몇 다른 주들이 아체주의 사례를 따라 샤리아법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기독교를 비롯한 비이슬람 주민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전력수요를 해결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력수요가 비교적 적은 주말과 일요일로 근무일을 옮겨 전력수요 분산을 꾀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요일의 근무일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85%이상이 이슬람 신자인 인도네시아에서 일요일 근무제 도입은(이슬람 신자들은 기독교나 카톨릭과 달리 금요일을 성스럽게 지킨다) 결국 비이슬람 신자들의 예배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기독교와 카톨릭 측의 의견이다. 이날 시위에서도 파푸아 지역 샤리아법 도입을 반대하는 시위대는 파푸아 지역에 주일을 지키는 비이슬람 신자들이 적지 않으니 일요일 근무제에 대한 고려를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제는 최근 파푸아 지역에 이슬람 인구가 유입되면서 점차 이슬람 신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샤리아법 개정이 고려되기 시작된 것도 이 지역에서 이슬람 세력이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릴리즈 인터네셔널〉도 지난 6월 24파푸아 지역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간의 긴장이 끓어올라 폭력 사태로 비화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기독교는 오랜 기간 이 지역에서 누렸던 기독교의 영향력이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 인구의 유입으로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반면, 이슬람은 기독교와 카톨릭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사회적으로 차별과 배제를 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고위 자문위원인 시드니 존스(Sidney Jones)는 “파푸아 지역은 서로 상대편이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립하는 두 종교세력 사이의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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