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펠 매직쇼’ 펼치는 함현진씨…“교사 위해 마술책 발간”

조그만 동전 하나를 왼손에 들었다. 오른손으로 왼손의 동전을 집어 오른손에 올려놓았다. 어랏, 분명히 왼손에는 동전이 없어야 하는데, 순식간에 왼손에는 또 동전이 올라와 있다. 다시 오른손으로 동전을 옮겼다. 이번에도 왼손에 동전이 생겼다. 손기술을 이용해 즉석에서 보인 동전 마술.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자, 예수님께서는 보리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이셨어요. 떡을 떼고 나누시고, 떡을 떼고 나누시고, 떡을 떼고 나누시고…. 떡이 계속 나오네요.”

신기한 마술에 눈이 휘둥그레질 무렵, 동전 하나로 성경 이야기를 생생하게 설명해주는 함현진 마술사. 감탄사가 계속해서 나오자 이번에는 54장의 카드를 꺼냈다. 카드 중 한 장을 골라낸 후 다시 끼워넣었다.

“자, 요나가 니느웨로 가서 말씀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어요. 그러나 요나는 그 명령을 따르기 싫었죠. 자, 요나는 하나님을 피해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요나가 된 카드는 다른 카드 속에서 이리저리 섞이고, 섞이고 또 섞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나가 어디 있든지, 무엇을 하고 있든지, 정확하게 요나를 찾아내셨습니다. 자아, 이렇게….”

카드뭉치 속에서 툭, 하고 떨어진 것은 처음에 골라낸 바로 그 카드. 함현진 마술사의 현란한 손기술과 재미있는 말솜씨에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성경 속 이야기에 빠져들어간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마술과 복음이 만났다. ‘가스펠 매직쇼’, 마술을 통해 성경 이야기를 가르치고 복음을 소개한다. 어떻게 복음과 마술이라는 이질적인 두 개념을 접목할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면 함 씨의 이력에 자연스럽게 납득이 갈 것이다. 현재 그는 국내 정상의 프로 마술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대학교, 대학원 때 신학을 전공했던 신학도. 신학을 공부할 때도, 전도사로 교회에서 사역할 때도 그의 관심은 바로 ‘아이들에게 복음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고. 우연히 한 광고를 보고 찾아간 마술아카데미에서 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고, 그때부터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가스펠 매직쇼’를 쉬지 않고 연구했다.

“보통 교회에서는 마술을 ‘사람을 현혹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해서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마술 속에는 자연과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답니다. 그래서 복음도 충분히 그 안에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했죠. 물론, 마술이 복음의 본질을 넘어서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의 공연에는 항상 메시지가 있다. 어려운 가정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서 공연할 때면 꿈과 희망, 사랑을 이야기하는 마술을 펼친다. 조그마한 하트를 후, 하고 불면 커다란 하트가 되고 종이로 만든 새를 하늘로 띄우면 하얀 비둘기가 되어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간다. 커다란 신문지를 북북 찢었는데, 찢어진 신문지를 펼치니 하트 모양이 된다. 신문에 나오는 세상의 소식들은 우리 마음을 찢어지게 하지만, 우리에게는 복음(하트)이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다.

새로운 기술은 비밀로 지키는 것이 관례가 되어있는 다른 마술사와는 달리, 그는 마술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마니아들을 위한 마술책이 아니라 학생들이 취미로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마술 교과서를 편찬했다. 올해는 주일학교 교사들을 위한 가스펠 매직책도 발간할 예정이며, 가스펠 매직을 위해 마술 도구까지 기독교화하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피아노가 클럽에 있느냐 교회에 있느냐에 따라 그 쓰임은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마술이야말로 짧은 시간 내에 복음을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죠. 앞으로 마술이 기독교 문화 속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마술사 함현진은 국제마술문화교류협회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세계마술사협회 정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현재 기아대책 대외협력위원으로 자선매직콘서트를 통해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