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문화자원 이렇게 활용하자 / ③교회가 여는 가을공연]

자체 콘텐츠 개발엔 한계…다양한 무대로 복음 접촉점 넓혀가야


▲ ‘우연히 행복해지다’의 한 장면. 최근 크리스천 공연기획단체의 공연 취지가 교회와 불신자를 향하고 있다. 자체적인 공연 콘텐츠 개발이 어려운 교회들이 눈여겨 볼 만하다.
교회 속 무르익는 문화공연

11월에 입당을 앞두고 있는 영도교회(정중헌 목사)는 감사예배 준비로 설렌다. 입당식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목회 구상을 교회 안팎에 선포할 계획인 교회는 큰 규모의 ‘공연’을 준비했다. 대대적인 주민 초대를 염두해 TV 인기프로그램인 ‘웃찾사’와,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 씨’의 콘서트를 섭외했다. 세계적인 성악가의 공연은 아직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쉽지 않은 문화다. 그러나 영도교회는 거액의 비용을 투자했다. “지역 주민을 향해 추구하게 될 목회 가치를 알리는 일인데 비용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정 목사와 교회의 설명이다.

교회와 공연문화

카페, 도서관에 이어 많은 교회들이 보여주고 있는 가을 문화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가을공연’이다. 특별히 교회 울타리 밖의 주민들을 위해 갖곤 하는 문화공연은 의식이 진보적(?)인 교회, 또는 소극장, 무대 등 환경적 인프라를 조성해 둔 교회들을 중심으로 활성화 되고 있다.

올해 인천 원당에 교회를 개척한 이수봉 목사(원당왕성교회)는 교회 건축 시 문화 공간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300석 규모의 공연장. 개척교회지만 공연에 대한 필요성에 유의했던 것이다. 

서울 종로5가에 위치한 연동교회의 경우는 공연문화를 상설로 소화하고 있는 대표적인 교회다. 부속 건물(가나의집)에 전문 소극장 시설을 갖추고 있는 연동교회는 뮤지컬이나 연극 등, 기독교 예술가들의 공연물을 상시적으로 올리고 있다. 이 같은 교회 내 공연 문화는 작품 성숙도에 차등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대중문화를 선호하는 크리스천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올 수 있는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교회와 함께 공연을

연동교회의 가나의집은 대학로 소극장과 똑같은 아늑한 공간이다. 이곳에서 14회째 계속된 ‘우연히 행복해지다’(제작:Pool) 마지막 공연을 보러 간 날도 많은 젊은이들의 발길이 모아지고 있었다.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되자, 여기저기 웃음이 터진다. 소질 있는 젊은 크리스천들의 달란트를 보는 기분은 쏠쏠했다. 노래하고 웃고 공연에 함께 하는 양념 같은 순서들로 관객들은 두 시간에 가까운 공연에 빠져 갔다.

이 공연을 주관한 Red Company (대표:윤지영)는 이 같은 공연을 투어를 통해 전국 교회들에게 선을 보여 왔다. 때론 청(소)년들을 위해, 때론 장년들에게 기독뮤지컬이라는 생소한 공연들을 선사했다. 앞으로도 교회들과의 만남을 계속해서 늘여 가려 한다. 청년대학부의 전도대회, 선교단체의 불신자 초대 행사 시 편안하고 인상 깊은 감동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고 있다.

마구간 뮤지컬 엔터테인먼트(대표:박상용)는 교회를 향해 왕성한 사역활동을 펴고 있는 종합 문화 공연 단체라 할 수 있다. ‘뮤지컬 J’로 잘 알려진 마구간은 많은 교회들의 무대에 올라 큰 호응을 얻은 작품이다. 마구간 설립 13주년 기념으로 ‘뮤지컬 J2’를 내놓은 마구간은 마네킹을 소재로 예수의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 뮤지컬 제작, 콘서트 기획, 렌탈 등 교회가 문화공연을 올릴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 및 지원 프로그램을 구비하고 있다. 전도집회, 문학의 밤 등 교회의 행사나 집회 특성에 맞춘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어 교회 상황에 맞춘 공연 준비도 가능하다.

문화행동 ARTREE는 1.1.1 프로젝트에 모든 사역의 취지와 목적이 담겨 있다. 지난 7월, 교회와 기업, 선교단체를 잇는 1.1.1 문화전도 프로젝트를 출범해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라는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전도 문화 공연을 추진해 왔다. 11월 1일부터 11일간 복음 전도용으로 제작한 뮤지컬 ‘BUS’를 통해 이것을 매개로 전도하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아트리의 특징은 높은 수준의 작품성은 물론 선교단체와 함께 한다는 점. 젊은이 선교단체로 잘 알려진 Young2080(고직한 선교사)과 함께 1.1.1 프로젝트를 위한 전도요원들을 미리 훈련시키고 공연 관람 후 아트리가 실시하는 전도 설문에 호의적으로 응답한 불신자들을 만나 전도하고 양육하는 후속 역할을 맡는다.

공연 문화의 다양화

공연을 만나기 좋은 가을. 단순히 제공의 차원에서 문화를 기획하는 교회들 보다는 아직도 많은 교회들이 전도라는 목적을 위한 공연 문화를 생각한다. 대중문화를 직접 섭외하는 경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대형교회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보편성이 떨어진다. 또한 대중문화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일수록 논란의 여지를 남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문화 소비가 늘어가는 가을, 교회가 문화의 한 축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교회와 불신자들을 염두해 공연문화를 만들고 있는 전문 예술단체들과의 만남. 이것을 그 대안으로 시도해 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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