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거대어장 ‘아파트 전도’ 긴급 점검]

전통적 방법으로 접근조차 어려워…조사부터 철저히 신뢰감 높여야

▲ 새 가족을 찾은 한우리교회 전도인들. 첫 만남의 낯섦 대신, 정겨운 미소가 가득하다.
언제부턴가 ‘아파트’는 시대 특징을 대변하는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전국으로 확산되는 아파트 조성의 추세 속에서 한국 교회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시 목회의 한 축이 되고 있는 아파트 전도. 한국 교회의 커다란 어장으로 떠오른 아파트 전도의 오늘과 그 대안을 찾아보자.<편집자 주>

굳게 닫힌 아파트 문

용인 신도시에 위치한 ㄷ교회. 이 교회는 도시목회 차원에서 지역 전도에 힘써 온 교회로 잘 알려져 있다. 매주 등록자도 꾸준하다. 지역 전도에 대한 비결을 물었다. 특별한 방법은 없고 다양한 접촉점을 만드는 정도라고. 전도지를 활용하는 등의 전통적인 방법은 어렵다고 했다. 아파트 경비실과 무인경비의 철통 경비 탓에 전도지 한 장 들어가기도 힘들고 들어갔다 해도 신고(?)가 들어오기 일쑤다.

의왕시 아파트 단지에 소재한 ㅅ교회는 ‘아파트 전도 매뉴얼’을 갖고 있을 만큼 전략적으로 접근해 왔다. 두꺼운 부피의 매뉴얼은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방불케 한다. 아직 공개할 때는 아니라는 담임목회자의 설명엔 계속 임상 중이라는 뉘앙스가 배어 있다.

이처럼 교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아파트 전도를 시도하고 있다. 교회의 인지도가 높거나 좋은 시설의 문화센터를 겸비한 경우에는 그나마 여건이 낫다. 하지만 작은 교회들은 웬만한 투지 없이는 아파트 문을 들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입주 시 한 켠에 부스를 차려 온종일 다과를 제공하거나 아예 교회 조끼를 입고 이사 짐을 날라 주는 교회도 적지 않다. 수백, 수천 단위로 전도대상자가 일시에 이주해 오는 새 아파트 단지. 그곳에서도 전도 모습은 이처럼 다양한 형국을 보이고 있다.

한우리교회…전도 전문인 양성

안양, 안산과 만나는 수원 권선구에 소재한 한우리교회(장일권 목사)는 지난 3년간 빼곡히 전도 일지를 써 왔다. 이는 한우리교회가 일궈 온 아파트 전도의 노하우와 그 열매의 땀내 나는 장부이기도 하다. 그 과정을 단행본으로 내기도 한 이교회는 첫 아파트 전도에 250명이 새신자로 등록한 데 이어 300, 500, 700명으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성공을 맛본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한우리교회는 그 해답을 간략하게 ‘전문 전도인’이라고 설명했다. 평신도 전도자를 지칭하는 전문 전도인은 어떤 기발한 방법이나 묘책을 가진 수완자들이 아니다. 효율성과 전문성을 살려 각고의 헌신 속에 열매형 전도를 훈련한 것이 전부.

직장까지 포기할 정도로 헌신된 6명의 전문 전도인을 둔 한우리교회는 일단 전도에 관한한 목회관이 뚜렷하다. “전도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춰야 하죠. 예수님과 바울 사도가 보여준 전도가 바로 열매 맺는 고도의 전략 전도였습니다.” 담임 장일권 목사는 이처럼 ‘전도 및 새 가족 중심 교회’를 지향하며 집중적인 전도 육성책을 펴 왔다. 초창기, 전도 전문 교역자를 스카우트한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전도 감각이 남다른 평신도를 권면하여 강한 훈련을 받게 했다. 그 첫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한우리교회가 아파트 전도에 더욱 몰입하는 발판이 됐다. 아파트 입주 전도로 새 가족이 크게 늘어난 탓에, 금곡과 당수에 두 개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성장이 전도 목적의 전부가 아니었기에 새 가족들이 오가기 편하게 교회를 개척·설립한 것이다.

전문 전도인은 매일 전도에 나선다. 교회로 출근해 2인 1조로 아파트를 돌며 축호전도를 펼친다. 모든 단지에 들어갈 수 있는 소위 ‘황금 열쇠’를 갖고 있어서 아파트 곳곳을 손쉽게 드나들며 준비된 영혼들을 찾는다.

“바로 그 자리에서 등록카드 작성은 물론 교패까지 달고 나와요. 전도는 타이밍이거든요. 아무리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해도 때를 놓치면 열매는 요원해 진답니다.”

전도자 김인심 집사의 말처럼 한우리교회의 전도훈련의 특징은 바로 열매를 ‘따내는’ 능력이다. 전도폭발 등 다양한 전도 소양 훈련을 거치면 전도인들은 현장을 따라 다니며 결신능력을 배우게 된다. 바로 이것이 수 백 단위의 결신자를 가능케 하는 한우리교회만의 노하우다.

전문 전도로 교회를 세워라

이렇듯 한우리교회 전문 전도는 씨 뿌리기, 추수하기, 정착시키기로 대별되는 3가지 전도를 함께 하고 있다. 이로인해 똑같이 아파트 전도에 뛰어드는 타 교회들에 비해 월등한 결과를 내고 있다. 현재 세 번 째 교회 개척을 진행 중인 한우리교회는 앞으로 2개 교회를 더 개척해 지역 선교를 위한 네트워크 사역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는 지 교회 형태지만 새 가족 중심 목회에 뜻을 둔 목회자를 만나게 되면, 개별 교회 형태로 네트워크를 맺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도시전도로 대별되는 아파트 전도. 한우리교회의 전문인 전도 방식은 이제 한국 교회의 전도가 방법론이 아닌, 보다 전문화 되고 예리해져야 할 때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

[전문 전도인의 전도 단계]

0. 준비 단계
입주 앞 둔 아파트를 철저히 조사하는 단계로 열매 전도의 관건이 달려 있다. 사전 점검 일을 활용, 아파트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하며 관리소 최고 책임자를 협조자로 만드는 단계다.
1. 파악 전도
축호방문을 통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준비된 자인지를 구분하는 중요 단계. 열매 가능성 시기 및 장단기 관리 여부를 판단한다.
2. 관계 맺는 전도
재방문으로 대상자 상태를 정확히 진단한다. 대상자의 문제를 간파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상담으로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단계다. 친밀감을 높여 전도자에 대한 신뢰감 줘야 함.
3. 열매 맺는 전도
등록 카드를 쓰고 교패를 붙이는 단계. 전도자의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전한다. 출석을 위해 많이 기도하는 단계다.
4. 정착시키는 전도
초신자, 낙심자, 이동 신자의 특성에 유의해 정착시키는 단계. 전문 전도인은 정착도 ‘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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