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g 정도 체중이 증가했다는 기쁨도 잠시, 정 기자의 몸 곳곳에서는 이상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호에서 이미 밝혔듯이 지방층이 뱃살에만 모인 ‘멸치형 인간’이 되어버린 것은 물론, 몸이 무거워지니 쉽게 지치고 피곤하고, 의욕도 없어진 것이다. 원래부터 쾌활하고 활달했던 정 기자가 골골대기 시작하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 마른인간 탈출하기 프로젝트의 원래 취지는 ‘건강하게 살찌기’였는데 살을 찌우는 데 치중하여 건강을 잃게 생겼으니 말이다.

“몸이 불어버리면 뭐 하냔 말이야! 피곤하고 몸이 아파 죽겠는데, 이건 아니라고 봐. 다른 대책을 좀 찾아봐!”

이런, 착하고 온순한 정 기자가 어느 새 성격까지 까칠해져버렸다.

무거워진 몸을 제대로 잘 지탱해줄 체력을 키우지 않고서는 이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이라고 편집국은 자체적으로 진단한 후 정 기자에게 운동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정 기자는 당장 집 앞에 있는 피트니스 클럽에 등록했다. 식이요법도 이미 익숙해져 있고 운동까지 정기적으로 할 테니 이제 모든 것은 술술 잘 풀리겠지, 하고 생각했다. 조만간 볼록 나온 뱃살은 단단한 복근으로 바뀔 것이고 쇠약한 상체는 탄탄해지리라.

며칠 후 정 기자가 어떻게 운동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한 나머지 기자는 슬쩍 정 기자의 피트니스 클럽에 가보았다. 그런데….

아뿔싸! 처음부터 끝까지 버터플라이에 매달려 있거나 커다란 아령과 싸움하고 있었다.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은커녕 유산소운동 기구나 하체운동기구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오직 ‘갑바’를 만들고자 하는 일념으로 낑낑대고 있는 정 기자. 노출의 계절 ‘여름맞이’를 준비하고 싶은 심정은 이해가 가는데. 보다 못한 정 기자의 트레이너가 조언했다.

“의욕만 앞서서, 혹은 남들이 저 무게를 드는데 내가 못 들면 쪽팔린다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그럴 경우 오버트레이닝이 되거나 정확한 자세가 아닌 신체 반동을 이용하게 되므로 운동 효과가 미미해지고 오히려 칼로리만 소모하는 꼴이 되어버리죠. 솔직한 중량에 정확한 자세, 이것이 기본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