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위기 속 가장의 기 살리는 '가정교회' 프로그램 관심
남성구역모임 등 자발적 참여 유도, '가정 리더십' 회복 시도


▲ 주다산교회의 수요 가정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성도들을 위해 합심기도를 하고 있다. 최근 지역교회들은 남성의 리더십과 가정 회복을 위해 가정모임을 권장해 나가고 있다.
{핵가족, 불륜, 이혼, 기러기 아빠, 가정해체...}
사회의 기본 단위를 이루는 가정의 위기를 보면서 교회들이 가정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런데 일반 사회와 달리 교회가 가정을 회복시키기 위해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가족의 책임을 맡고 있는 [가장]의 기 살려주기.

가장의 기 살려주기

잘 알려졌듯이 한국교회는 일부 직분자 남성들을 제외하고는 남성이 설 자리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숫자도 숫자지만 직장생활이나 생활의 사이클 상으로 볼때 남성들이 왠지 교회에 깊이 발을 들여놓기가 서먹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직장이나 가정에서마저 점점 작아져가는 가장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교회가 가장에게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두란노아버지학교와 같이 기관 차원에서 10년여를 진행하면서 올바른 아버지 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온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아버지학교는 결국 아버지가 가정의 영성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이 있을때 가정이 온전해 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교회가 앞장서, 교회 내 소그룹 활동에서 남자들이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가 하면 아예 교회의 체제 자체를 남성 주도권이 행사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시도들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남의 모 교회는 일주일에 한번씩 평일날 남성구역모임이라는 것이 있다. 여성들에 비해 신앙심이 떨어지고 바쁜 직장 생활 등을 핑계로 교회 출석에 소홀한 남성들을 끌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확대 구역예배다. 구역원의 가정별로 돌아가면서 모이는 이 모임에는 남성들, 특히 장로나 안수집사와 같은 직분자들이 지난 주간 목회자의 주일 설교를 반복하는 내용으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친교를 나눈다. 구역예배라는 기존의 틀은 바꾸지 않았지만 남성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기 위한 시도가 엿보인다.

수요 저녁 예배도 조정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동탄의 주다산교회는 수요일 오후 예배를 아예 없애고 이날을 가정예배의 시간으로 갖도록 했다. 수요일 저녁이 되면 같은 구역의 가족들은 10여명씩 한 집에 모여 모임을 갖는다. 이때 아이들도 대동한다. 역시 구역을 이끄는 리더는 제자훈련을 충분히 받은 남성. 남성 리더는 지난 주간의 목사님 말씀을 중심으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나눔과 교제의 시간을 갖는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요사이는 아예 교회 자체를 가정을 중심으로 한 소그룹 사역을 지원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소위 [가정교회 운동]이 그것이다.

일산구 화정에 위치한 화평교회(최상태 목사)는 올해 7번째 [가정교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100여명의 목회자와 사모, 그리고 다수의 평신도 사역자들이 참석해 가정교회 운동의 노하우를 배웠다. 가정교회 운동을 창시한 최상태 목사는 {가정교회란 여러 평신도지도자들을 세워서 관계중심으로 소그룹을 이루어 나눔과 교제, 그리고 전도와 선교 등 교회의 총체적 기능을 다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정연합으로 선교활동도

화평교회의 성도들은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저녁이 되면 교회내 67개 가정교회 가운데 자신이 소속된 가정교회 모임에 참석한다. 이 모임에는 67명의 훈련받은 남성지도자들이 가장이라는 명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8일 저녁 있었던 새순가정교회(가장:이원구 장로) 모임을 볼때 2시간 가량의 순서 가운데 20여분 성경공부를 제외하고는 아이스브레이킹과 한주간의 삶과 기도제목 나눔 등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이 가정교회 모임들의 저력은 가원(가족구성원, 일종의 구역식구들)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가장은 마치 목회자와 같은 심정과 헌신으로 가족구성원들의 신앙상태와 애경사들을 헌신적으로 섬기고 있다. 또 가정교회 차원에서 구제와 선교 등 실로 작은 교회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사역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수많은 남성들이 가정교회를 통해 교회로 유입되고 있다. 화평교회는 놀랍게도 남성 성도의 숫자와 여성 성도의 숫자가 비슷하다.

남성가장들이 충분히 리더십을 발휘하며 가정교회 운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화평교회는 과감하게 오후 예배를 없앴다. 주일 오후 2시30분에는 오후예배를 대신해서 [가정교회 지도자 모임]이 열리고 있다. 또 주보에 성도들의 교회 직분을 아예 생략하고 장로들과 평신도 사역자(즉 가장)들의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기록해, 가정교회 리더들의 위상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가정을 살려야 교회가 산다}

가정교회 운동은 여러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이름은 교회 형편에 따라 달리 할 수 있지만 가장을 가정의 지도자요 교회의 지도자로 세우는 시도들이 소리없이 퍼져 나가고 있다. 필요하다면 교회 시스템 자체를 바꿔서라도 가정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이 일선교회들에서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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