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인터뷰 / 교리묵상집 <순종>의 김남준 목사

▲ 순종 / 김남준 지음, 생명의말씀사 펴냄.
상황1. 40대 중반의 대기업 과장 이모씨. 초등학생 두 아들, 아내와 함께 일산에서 거주하고 있다. 남부러울 것 없는 이씨에게 어느날 성령님의 음성이 들린다. {네 장막을 떠나 아프리카로 떠나라.}
아프리카 선교사로 떠날 것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과연 순종할 수 있을까?
상황2. 20대 후반의 정모 청년. 교회에서 성가대로 유초등부 교사로 헌신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에서는 그에게 방송실 팀장이라는 막중한 임무까지 맡긴다. {취업 준비도 해야하고, 데이트도 해야 하는데...}
꿈도 많고 할 일도 많은 정모 청년에게 주어지는 사명, 과연 순종해야 하는 것인가?
세상에는 많은 선택의 길이 있다. 머리에 지식이 들어가고, 나이가 들면 선택의 기회는 더 늘어난다.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는 것도 선택의 하나일 것이다. 김남준 목사는 <순종>을 통해 평범해 보이는 8인의 특별한 순종을 설명하고 있다.
그가 발견한 순종의 가치와 유익을 들어본다.

▲교리묵상집 <순종>은 지식과 마음의 만남으로 보인다. 흔히들 [교리]는 예비 목회자들이 신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쯤으로 여긴다. 이에 반해 [묵상]은 마음과 직결되어 있다. 이처럼 상반관계에 있는 교리묵상집을 시리즈로 쓰고 있는데.
=복음을 깊이 경험하고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체험한 사람들이 신앙에 있어 미끄러지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그 이유와 해답에 대해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원인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과거 회심의 문제이다. 그들의 회심이 총체적으로 복음의 의미를 경험한 회심(신학적 회심)이 아니라 진리 중 일부만을 경험한 회심(도덕적 회심)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은 성경진리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며, 그 안에서 마음속에 많은 모순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사람에게 견고한 신앙을 기대할 수 없다.
둘째는 현재 은혜의 문제이다. 즉, 회심을 늘 보존하고 살아야 한다. 신자가 하나님의 은혜로부터 멀어지는 가장 큰 요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현재적으로 마음에 품고 살지 않는 것이다. 신자의 과거 회심의 경험이 강력했다 할지라도 [지금 이 순간] 나를 다스리는 말씀,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말씀이 없다면, 우리의 작은 틈을 노려 파고드는 죄를 이길 수 없다. 교리묵상은 이러한 머리의 지식을 마음으로 흘려보내는 깔때기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 책은 하나님의 역사, 그 중심에 서 있던 8명의 특별한 순종을 다루고 있다. 이들이 보여준 순종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우리들 대다수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나 박수를 받을 만한 삶의 자리에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들은 세상의 조연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는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묵상집 <순종>에는 이처럼 하나님이 택하셔서 당신의 역사에 귀하게 쓰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가 왕이었건 범인(凡人)이었건 간에 그가 그 시대를 밝히는 별이 되었던 이유는 그의 믿음과 순종 때문이었다. 그들은 상황은 허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순종했다. 그들의 순종은 세상과 짝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된 사람들이 그분과 동행하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알고 걸어간 환희의 발자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종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믿음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살려 했던 경건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고 시련을 당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시고 우리는 말씀대로 순종하려 애쓰면 만사형통하게 될 것 같지만, 그것은 우리의 이상일 뿐이다. 오히려 만사형통하면 우리는 교만하여져서 하나님과 반대 방향을 치닫기 쉬운 연약한 자들이다. 그런 연유로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한계에 부딪히게 만드신다. 우리의 무능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신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주님의 이름을 높이면서 사는 데 있다. 하나님의 이름이 존귀히 여김을 받지 못하는 이 세대를 향해 가슴앓이 하면서 주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길로 가라. 주님께서 우리의 가슴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실 것이다.

▲본문 중에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일에 대한 순종의 여부가 나중에는 도저히 좁힐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순종의 시작은 무엇이며, 그 결과는 무엇인가?
=우리가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의 물을 가득 머금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의 밭이 열매를 맺고 순종의 삶을 살 수 있다. 순종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계명에 대한 순종이며 이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입증하는 것이다. 주님의 마음까지 헤아리면서 삶 속에서 총체적으로 순종하려고 할 때, 하나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복을 주사 우리를 통해 흘러가게 하신다. 흘러간 복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향해 갖고 계셨던 아름다운 창조의 목적을 회복하는 영광스러운 일을 우리 모두가 보게 되는 것이다.

▲전 방위적 순종과 순도를 말하면서, 현대 기독인들의 이중적 신앙생활을 꼬집고 있다.
=히브리어로 [온전하다]라는 말은 [살렘]이다. 이스라엘에서는 빵을 구울 때 커다란 한 덩어리로 굽는다. 이때 빵을 반으로 나누지 않은 완전한 한 덩어리를 살렘이라고 부른다. 어느 한쪽이 부서지거나 찢어지거나 무엇이 묻어서 더럽혀지지 않은 상태, 그것이 살렘이다. 이처럼 구원받은 신자에게 거는 하나님의 바람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받은 우리들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존재로 변화되어, 하나님 보시기에 온전한 사람이 되는 것을 기대하신다. 그 [살렘]의 정신으로 하루를 돌아보고, 진실한 마음의 온전함을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는 온전함을 이룰 수 있는 힘도 공급해 주실 것이다. 이 온전함은 이중적인 신앙생활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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