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10일부터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열린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기도회를 유치한 수영로교회는 적지 않은 수고와 재정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장소사용을 허락해 총회를 섬기는 교회의 모범을 보였다. 특히 작년 수영로교회의 기도회는 1988년 신부산교회에서 열린 이래 16년만에 부산에서 가진 기도회로 서울에서 갖는 기도회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해 무엇이든 서울이어야 한다는 수도중심 사고를 깨트린 것도 하나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지방화 시대에 교회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흐뭇하다.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금년으로 41회째를 맞는다. 1964년 2월 충현교회에서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개최돼 왔다. 처음 시작할 당시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어려운 시절이었다. 혼란한 사회분위기는 국론을 분열시켰고 가난과 무지로 찌든 국민들은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교회는 분열의 뒤끝에서 전열을 가다듬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교회적 배경 속에 시작된 기도회는 뜨거웠고 진지했다. 그래서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의 시작과 더불어 한국사회와 교회가 제자리를 잡고 성장과 발전의 길로 들어섰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한때 목사장로기도회는 정치의 장이라는 비난도 들었다. 총회를 앞두고 차기 임원선거 및 상비부서장 선거를 놓고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 행위가 이뤄지는, 어느 모로 보나 기도회의 의미와 거리가 먼 모습이 적잖았다. 오죽하면 총회에서 이런 유의 사적 모임을 갖지 말라며 단속까지 했던가. 그러나 이제 그것도 옛말이 되었고 요즈음은 순수한 기도회로 정착돼가고 있어 다행이다.
금년 목사장로기도회에는 다른 해에 비해 기도제목들이 많은 것 같다. 총선 이후 정치적 안정과 남북의 평화적 통일, 이라크 전쟁과 파병문제, 경제적 과제들과 사회적 갈등 등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도감들이다. 물론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교육 문제와 왜곡된 문화현상들에 대해서도 기도해야 할 줄 안다.
특히 한국 교회와 예장총회를 위해 진지한 기도가 있어야겠다. 추락한 한국 교회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깊이 성찰하는 회개의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특별히 금년 교단 총회도 어려운 일들이 많다. 내외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며 주시하는 이슈들 및 사업들과 당면하고 있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헤아리고 그 인도하심을 받는 기도회가 되도록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제는 성숙함과 힘을 지닌 장년의 모습으로 역사를 만들어 가는 기도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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