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하나하나가 큰 행복” 자녀 12명, 부부의날 위원회 상 받아…하나님 주신 생명 감사하며 양육

모두 12명.

식당에 딸린 14평짜리 작은 집에는 남상돈(43·산정현교회), 이영미(40) 집사 부부와 12명의 아이들이 함께 살고 있다.

아이들은 수염자리가 거뭇한 큰 아들 경한(18)부터 시작해 보라(17), 지나(14), 진환(12), 석우(10), 휘호(9), 세빈(8), 다윗(7), 세미(5), 소라(4), 청우(2), 그리고 지난 6월 30일 태어난 희은에 이르기까지 거의 연년생으로 12명이다.

소라가 태어났을 때까지만 해도 10남매로 서울에서 다산가족 ‘공동 1위’였지만, 청우가 태어나면서는 단독 선두, 그리고 이제 희은이까지 태어나면서는 ‘부동의 1위’를 굳혔다.

이로 인해 이들 부부는 7월 3일 부부의날위원회(공동대표:강영을 박사)로부터 ‘올해의 출산왕’으로 상을 받았다.



▲‘모두 하나님이 주신 아이들’

이들 부부의 다산(多産)이 상까지 받게 된 것은 그것이 단순한 가정사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19명. 두명이 결혼해서 채 두명을 낳지 않는 상태다. 여기에 급속한 노령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꺼리는 것은 아이를 돌보는 일이 힘든 일에 속하기도 하지만 아이 하나를 양육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행복은 자녀 수에 비례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 하나 하나가 저희의행복입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재산이고 존재의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인 차원의 이유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녀를 준 주체가 하나님이라는 생각 때문. 모두가 하나님이 주신 아이들인데 그것을 취사선택해서 고른다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거기에 생후 두달 만에 사고로 잃은 셋째로 인해 심리적 상처가 컸고 생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필요한 것은 채워주시는 은혜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아이가 12명이나 된다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수도 있는데, 이들 부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아이를 많이 키우다보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어버이날 아이들이 쓴 편지를 읽다보면 가슴이 찡하고 많이 낳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경제적 형편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다. 서울시가 이들 부부를 지원하기 위해 34평 임대 아파트 우선권을 주었지만, 청량리 동서시장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 부부로서는 4500여만원에 이르는 보증금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래도 이영미 집사의 표정은 밝았다. 계속해서 걸려오는 배달주문 전화를 받고, 주방에 들어갔다가 음식 포장을 하고, 그러는 짬짬이 칭얼대는 청우에게 우유를 먹이다 초등학교 1학년인 세빈이의 뒷치닥거리까지 하는 이 집사는 그런 상황을 전혀 귀찮아 하거나 피곤하게 여기지 않았다.

“젊은 시절 장사를 하다 크게 손해를 봤습니다. 빚이 너무 많아 죽고 싶은 마음 뿐이었죠. 그때 여러가지 인생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넉넉치는 않지만 그때와 달라진 것은 필요한 모든 것은 하나님이 채워주실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때도 새벽기도를 나가 하나님께 매달렸지만 마음에는 여전히 의심이 남아 있었습니다. 정말 해주실까라는… 하지만 이제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마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시는 은혜를 직접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가족여행이 ‘꿈’

아이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간섭하기 보다는 자율성을 강조하며 자기들끼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한다는 이 집사의 양육방식은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아이들이 많다보니 의료보험증 칸이 모자라 2장을 덧대서 만들고, 개척교회에 출석할 때는 이들 가족으로 인해 교회가 거의 떠들썩할 정도로 이런저런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많이 겪은 이들 부부의 꿈은 큰 아들 경한이가 대학에 가면 온 가족이 승합차를 타고 백두대간을 여행하는 것. 인원이 많다보니 그동안 가족여행은 꿈도 꾸지 못해왔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학자금이나 여러가지 필요한 것들은 점점 많아지겠지만 이들 부부는 가진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의 평안을 발견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겠다는 이들 부부는 12명의 아이들과 다복한 가정의 삶을 오늘도 충실히 꾸려가고 있다.

(올해의 출산왕 남상돈(오른쪽)·이영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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