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 맛 좋고, 영양가 높고, 값도 싸면서 먹음직스러운 것. 게다가 재료도 가급적 신선하고 위생적으로 만들어진 음식, 여기에 신토불이 음식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제 음식을 TV로 바꿔 생각해보자. 어떤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평가하는가? 음식 고르는 요령과 흡사하다. 적절한 분량에 재미도 나면서 유익하고, 값도 싸면서 보기 좋게 만들어진 프로그램. 화면상태나 연기자의 연기 및 연출이 뛰어나고, 편파 왜곡하지 않으며, 신토불이형 프로그램.」


방송개발원의 한 연구원이 쓴 음식고르기와 방송고르기란 글을 요약한 것이다. TV도 골라서 봐야 할 것을 적절히 설명했다. 일단 TV는 몇가지 「독성」, 도덕·이데올로기·유희·미학적 해독성을 지니고 있으며 균형을 생각지 않고 기준치 이상으로 섭취할 경우 중독상태로 떨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그러나 음식고르기의 기준만으로는 역시 실제에 적용하기가 애매하다.


TV 모니터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에 대해 좀더 전문적인 설명을 덧붙이면 소리와 영상의 결합방식, 자본주의와의 관계, 촬영 편집 카메라 등 기술에 대한 이해, TV의 특성을 극대화 했느냐의 문제, 방송사와 사회 곧 광고주 권력기관 시청자단체와의 관계, 프로그램이 지닌 가치기준과 보편적 규범과의 관계, 현실세계와의 비교 등이 있다. 이런 부분은 그러나 또 다른 교육이 필요하다. 서울YMCA(02-737-0061), 기독교윤리실천운동(02-871-7487) 등 기독교 시민단체들이 정기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가 제시한 「TV바로보기」 6계명은 보다 구체적이다.


『①자신의 TV 시청습관을 살펴봅시다. ②TV시청시간을 스스로 정합시다. ③사전에 시청할 프로그램에 대해 계획을 세웁시다. ④가능한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고 시청한 프로그램에 대해 가족과 토론합시다. ⑤교육용 비디오 등을 활용하여 다양한 영상체험을 갖도록 합시다. ⑥문제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방송사에 알립시다.』


신국원 교수(총신대)는 여기에 다음 몇가지를 덧붙인다.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들의 TV시청을 지도하는 것이 좋다. 미국아동학회가 제안한 시청시간은 하루 한두시간이다. TV가 가정오락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에 그치도록 다른 활동을 개발하는 것과 교회에서 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개설하도록 권장한다. 특히 시청률과 좋은 프로그램은 별개임을 명심하고, 공영방송과 교육방송이 내보내는 양질의 프로그램에 길들이도록 한다.』


시청자들의 기호는 대개 「재미」를 좇는다. 재미와 시청률은 대개 비례하며 드라마 쇼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편성이 황금시간대에 이뤄지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대개 재미는 그런 장르의 프로그램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편견들 때문이다. 여기서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재미란 길들이기 나름이라고. 다큐멘터리나 교양프로그램이 재미 있었던 사례도 얼마든지 있었음을 주장한다. 이제 재미의 취향을 제대로 길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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