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직원예배시간에 찬송가 304장 <어머니의 넓은 사랑>을 부르다가 뒤통수를 된통 얻어맞는 느낌을 받았다. 「아침저녁 읽으시던/어머니의 성경책/손때남은 구절마다/모습본듯 합니다...」라는 구절이었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이렇게 이렇게 자라주었으면」 하고 아이중심의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가령 이런 경우다. 「요셉과 다니엘처럼 하나님을 아는 지혜로운 사람, 담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 세상에서도 귀하게 쓰임받는 사람, 하나님께 영광돌리는 사람」이 되라고 주절이 주절이 기도해 왔다. 그저 아이만 욕심따라 높게 잡은 기준에 맞춰 자라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부모된 자로서 「이런 부모가 돼야겠다」는 데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디모데에게 믿음을 키워준 외조모 로이스와 어머니 유니게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어느 책에선가 갓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이 아이가 제 아이입니다』라고 말하기 보다 『제가 이 아이의 엄마(아빠)가 됐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야 「부모됨」에 보다 구체적인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방법은 하나다. 부모가 먼저 하나님께 전적으로 헌신하는 것이다. 그래야 아이에게 본이 될 수 있다. 칼릴 지브란은 하나님은 「궁수」, 부모는 「활」, 자녀는 「화살」에 비유했다. 궁수(하나님)에 의해 활(부모)이 힘껏 구부러져야 화살(자녀)이 과녁을 향해 제대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영유아기를 「임프린팅(Imprinting) 시기」라고 한다. 부모의 모습이 그대로 아이에게 각인된다는 뜻이다.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 처음 접하는 하나님의 모습」이라는 말도 여기에 해당된다.


다른 무엇보다 믿음을 키워주는 부모가 되려면 먼저 가정예배를 자녀 수준에 맞게 짧게, 그러나 진지하게 드려야 한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순간순간 감사기도를 하고, 대화할 때는 자녀 입장에 서서 하는. 다시 말해 자녀가 1살이면 부모 역시 1살이 되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체계적인 훈련을 필요로 한다면 가정사역단체에서 실시하는 「부모학교」 프로그램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손근영 기자> (도움말:총신대 유아교육과 정갑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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