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야 할 고향은 한국도 선교지도 아닌 예수님 계시는 천국이다

선교사 자녀(MK)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한국일까? 아니면 그들이 자란 선교지일까?
아이들이 한국을 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한국이 아이들의 고향일지도 모른다.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고향인 한국을 그리워하며 생각한다. 때론 사역에 바빠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고국의 명절 때면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혹시라도 선교사들 끼리 만나게 되어 한국의 고향이야기를 꺼낼라치면 옛날 옛적의 케케묵은 사연으로 꽃을 피운다. 시골의 초가집, 수박과 참외 서리, 팽이치기, 눈싸움, 연날리기, 불꽃놀이 등 정겨운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다시 어릴 적 옛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때론 마음 약한 여선교사들은 눈시울이 뜨거워져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한다. 모처럼 둥근 보름달을 볼 때나 한국의 고향이야기를 나눌 때면 그 옛날 어렸을 적 일들이 생각나는 것으로 보아 우리의 고향은 아직도 한국인 것이 틀림이 없다.
아프리카에서 흑인들과 함께 자란 우리의 아이들은 자라서 어디를 고향이라고 말할까? 물론 한국을 가고 싶어 하지만, 이들이 자라면 아마도 자기들이 자랐던 선교지를 그리워하며 이야기 꽃을 피울 것이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선교지의 풍경이 그들의 마음속 깊이 깊이 자리를 잡으리라 생각이 된다.
우리가 처음 아프리카에 도착해서 다녔던 길은 현지인들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의아심이 반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내 고향 시골길과 같이 되어버렸다. 길을 지날 때 내 차를 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교인들, ‘박 목사님(Reverend Park)’을 외치며 차 뒤를 좇아오는 주일학교 학생들, 이들 모두가 다 정다운 이들이다. 언젠가 한국 공항에 내려섰을 때 느낀 것은 낯선 곳에 도착했을 때와 같은 어리둥절한 감정이었다.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 온 선교사들은 공통적으로 하루 빨리 선교지로 돌아오고 싶었다는 말을 한다. 선교사가 선교지를 마치 내 집처럼, 내 고향처럼 느끼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어릴 적 한국을 떠나 선교지에서 자라난 MK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MK들이 자라서 어릴 적 고향 생각을 할 때는 어디를 생각할까? 아마도 어린 시절을 보낸 이곳 선교지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바라는 소망은 아이들이 자라서 선교사가 되어 그들의 고향인 선교지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우린 더욱 더 MK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들의 참 고향은 한국일수도, 선교지 케냐일 수도 없다.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향은 하늘나라, 예수님이 계시는 천국이다. 선교사로서 가끔 어려울 때면 우리의 고향인 한국이 생각날 때가 많이 있다. 고국의 소식을 듣는 일도 참으로 즐거운 일중 하나이다. 아직도 우리가 발을 땅에 붙이고 사는 까닭에 그럴까? 그래서 천국을 사모하는 마음이 약할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우리들이 돌아갈 고향은 하늘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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